동심으로 돌아가 힐링하는 발레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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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으로 돌아가 힐링하는 발레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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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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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영의 클래식 이야기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 동심으로 힐링하는 ‘호두까기 인형’

다사다난했던 2019년이 저물어간다. 이맘때 크리스마스는 어린이에게는 크리스마스는 생일이외에 일 년 동안 가장 손꼽아 기다려지는 날이기도 하다. 산타클로스의 선물을 받기 위해 착한 일을 해야 하고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에 잠자리 머리맡에 둔 커다란 양말주머니와 편지를 보며 부모들은 행복하지 않을 수 없다. 필자는 동심으로 돌아가는 것이 세상을 아름답게 변화하게하고 깨끗하게 정화시켜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늘은 클래식음악 중에서 동심으로 돌아가 아이들 눈높이에서 바라보고 우리의 마음도 힐링 할 수 있는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을 소개해 보려한다.

이 작품은 크리스마스 시즌에 전 세계 곳곳에서 공연되고 있고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흠뻑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음악의 전체 분위기는 동화, 어린이, 가족이라는 따뜻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특히 올 크리스마스에는 차이코프스키의 발레 음악 호두까기인형을 추천해본다.



- 호두 까는 인형, 호두까기

그럼 호두까기 인형은 뭐지? 말 그대로 호두를 까는 기구이다. 호두까기에 인형을 함께 만들어 놓은 것이다. 지금 모 방송국에서 인기방영하고 있는 가요프로그램인 복면가왕이라는 프로그램에 ‘우리 동네 음악대장’ 인형얼굴이 바로 호두까기 인형의 모티브로 만들어졌을 정도로 호두까기 인형은 호두까기가 아니라 인형으로서도 대중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고 있다.

전통적인 호두까기 인형은 카이저수염을 기르고 정복을 입은 군인의 모습이고 인형의 등 쪽의 레버를 올리면 입이 열리고 열린 입에 호두를 넣고 레버를 내리면 호두가 깨지는 구조로 되어있다. 이 호두까기 인형은 대략 15세기 무렵 독일의 작센과 튀링겐 지방에서 특화 상품으로 제작되기 시작한 이후 개신교의 성탄절의 영향으로 신도들 간의 선물 목록으로 사용되다가 근대에 와서 차이코프스키의 발레 음악인 호두까기인형이 성공하자 덩달아 이 인형은 큰 인기를 얻게 되어 지금까지 크리스마스 시즌이오면 호두 까는 인형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인기 인형이 되었다.



- 가족의 사랑을 가장 잘 표현한 선율, 호두까기 인형

러시아를 대표하는 작곡가 차이코프스키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오페라극장으로부터 동화(셸쿤치크) 작품을 의뢰받아 호두까기인형을 작곡했다. 차이코프스키는 건네받은 동화 대본에서 악상이 떠오르지 않아 고심하다가 작곡이 되지 않아 뒤로 미뤄버리고 미국으로 연주여행을 떠났다가 프랑스에서 여동생 ‘사샤’의 사망 소식을 듣게 되었다.

여동생의 죽음에 큰 충격을 받은 차이코프스키는 동생의 죽음을 슬퍼하면서 호두까기인형에 대한 영감을 얻게 되었다. 동화 셸쿤치크 줄거리 속에 갑자기 세상을 떠난 여동생 사샤를 사탕과자 요정으로, 차이코프스키의 고향집과도 같았던 사샤의 집은 요정의 나라로, 사샤의 딸 타타아나는 클라라로, 차이코프스키 자신은 학자인 드로셀메이어로 각각 대입하여 작곡을 구상하게 된다.

그는 사샤를 상징하는 사탕과자 요정을 표현할 악기에 대해 고심하던 차에 당시 잘 연주되지 않던 첼레스타라는 현악기를 프랑스 파리에서 발견하고 그 소리에 매료되어 이 악기로 사탕과자 요정을 표현하였다. 이 첼레스타의 소리는 맑고 청아해서 요정의 움직임을 표현하기 좋았고 죽은 여동생 샤샤를 닮아 여동생의 그리움을 이 특별한 악기를 통해 연주하도록 했다. 그리고 그는 귀국 후 상트페테르부르크 근처의 별장에서 전광석화같이 2막 3장으로 각색하여 이 작품을 완성했다.

작품의 원제는 저자 호프만의 동화로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 대왕(1816년)’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호두까기 인형’이라는 제목으로 더 유명하다. 원래 이 동화는 저자 호프만이 친구의 아이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직접 만든 동화이다. 동화 속 등장인물인 마리, 프리츠도 실제 친구 아이들의 이름에서 따 온 것이라고 한다.

이 발레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어린 소녀 클라라는 크리스마스 전날 아버지로부터 받은 호두까기인형을 보고 무척 기뻐하였다. 그러나 그 선물을 시기한 그녀의 오빠가 호두까기인형을 가지고 놀다가 인형을 망가뜨린다. 이것을 발견한 클라라는 눈물을 흘리며 호두까기인형을 품에 안고 울다가 잠이 든다. 그날 저녁 꿈속의 클라라 방에서는 이웃 생쥐나라에서 클라라가 있는 장난감나라로 쳐들어오는 상황이 펼쳐진다. 갑자기 호두까기 인형이 일어나서 병정들을 지휘하기 시작한다. 생쥐나라의 군대와 장난감 나라의 병정들이 싸우게 되는데 처음에는 장난감 나라 병정들이 이기고 있었으나 점점 밀리게 된다. 이것을 몰래 보고 있던 클라라는 신고 있던 신발을 던진다. 이 신발에 생쥐나라 임금이 맞아 쓰러지면서 마침내 장난감 나라가 승리하게 된다. 이때 마법사의 주문에 걸려 호두까기인형으로 변해 있던 왕자가 마법이 풀려 원래 모습으로 변신하게 되고 왕자는 클라라와 함께 장난감 나라를 여행하게 된다.



- 비교할 수 없는 감동으로 삶을 풍요롭게 하는 호두까기 인형

제1곡 작은 서곡은 바이올린의 멜로디가 동화의 세계로 인도한다. 제2곡 행진곡은 크리스마스의 기쁨으로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호두까기 인형’의 볼거리는 ‘2막 과자궁전’ 장면에서 볼거리와 들을 거리가 많다. 눈송이 춤으로 시작해 스페인·중국·아라비아·러시아 춤, 사탕 요정의 춤과 꽃의 왈츠가 연이어 공연된다. 특히 꽃의 왈츠는 이 작품의 절정을 이루는 부분으로 발레에서도 무용수들이 모두 등장하여 춤을 추고 연주 악기 수도 점점 늘어나 거대하게 연주되며 웅장하게 대미를 장식하게 된다.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인형은 감상하는 연령대가 전 연령대라서 그런지 가족단위로 쉽게 즐길 수 있다. 귀로 감상만하는 클래식 음악뿐만 아니라 눈으로도 감상할 수 있는 환상적인 장면이 많아 발레와 클래식음악을 동시에 쉽게 친숙해질 수 있는 대작이다.

우리의 두뇌는 ‘감동’을 좋아한다. 감동을 받은 뇌는 우리를 열정적(passionate)으로 만든다. ‘열정’은 인생을 더욱 풍요롭고 즐겁게 만드는 힘이다. 하지만 인터넷 시대에 많은 사람들은 스마트폰 유튜브 영상을 통해 ‘간접 체험’을 한다. 간접 체험에는 ‘감동’이 없다. 호두까기 인형은 화려한 발레 무용을 눈으로 직접보고 오케스트라의 소리향연을 직접 듣고 거대한 환상의 서사시와 같은 동화의 나라를 ‘직접 체험’하게 하는 위대한 작품이다. 동화의 나라 호두까기 인형이 주는 감동은 가족을 사랑으로 뭉치게 하고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힘이 있다.

김일영 포항유스필하모닉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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