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블랙스완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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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블랙스완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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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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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도약은 언제나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든 용기 있는 자들이 선도하였다. 범인(凡人)은 남들이 불가능하다는 것에 더 높은 담을 쌓아놓고 쳐다보지도 않는다. 위인(偉人)은 그 불가능한 일에 대한 도전을 자신도 모르는 숨겨진 힘을 일깨우는 훈련으로 삼아 결국 가능하게 만든다. 불가능한 일들은 개인이나 공동체를 진일보시키기 위한 ‘초콜릿 상자’다. 스포츠 용품업체 아디다스의 모토인 ‘불가능한 것은 없다’(Nothing is Impossible)란 문구가 마음에 다가온다.

문명의 이기들은 발견되기 전에는 상상할 수조차도 없는 모두 불가능이었다. 누군가 시도했기 때문에 가능해졌다. 그 시도는 남들이 모두 말하는 양적이며 물리적인 장치들이 아니다. 불가능을 가능하다고 여기는 대담한 마음가짐이다. 누군가 회사나 국가만 소유한 컴퓨터를 개인도 소유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누군가 집 전화나 공중전화가 아니라, 개인이 손에 들고 다니는 전화를 상상하였다. 누군가 밤하늘에 아득히 보이는 달에 갈수 있다고 마음먹었다. 인류의 도약은 불가능을 가능하다고 생각한 몇몇 위인들이 만들어냈다.

범인들은 그들이 만들어 놓은 세계 안에서 다시 안주한다. 그들은 그 ‘현상’을 과정으로 여기지 않고 ‘궁극적인 결과’로 여겨 법칙, 교본, 교리, 윤리를 만들어 이전 보다 더 높은 담을 쌓는다. 소크라테스는 지식은 무엇을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아는 것이 아무도 것도 없다는 고백이라고 말했고, 예수는 인간은 신이라고 주장하였고, 코페르니쿠스는 하늘이 아니라 지구가 돈다고 주장하였고 콜럼부스는 지구가 평평하지 않고 둥글다고 상상하였다. 라이트형제는 인간은 날수 있다고 상상하여 비행기를 만들었고, 안톤 판 레이우엔훅은 육안으로 볼 수 없는 세계가 있다고 믿어 현미경을 제작하였다. 불가능한 것들은 가능의 전단계일 뿐이다.

로마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 즉 일명 에서 이 깨달음을 다음과 같이 기술하였다.

“인간의 마음은 그 목적을 위해서 스스로 변화하며 방해물을 빗겨나갑니다. 주어진 일의 방해는 오히려 그 일을 촉진시키는 촉매재입니다. 길을 방해하는 장애물은, 오히려 새로운 길을 열어주는 유일한 길입니다.” 5권 20행 후반부

장애물은 방해물이 아니라, 길을 터주는 친절한 나침반이며 유일한 길이다. 높은 산 어디에선가 흘러내려오는 물이 시냇물이 되어 강과 합류하는 이유는, 그 물을 방해하는 바위 때문이다. 물은 바위에 부딪치면서, 더욱 속도를 내고 자신이 흘려 내려가야 할 유일한 길을 발견한다. 인생의 장애물이나 방해꾼을 두려워하여 주저앉는다면, 그(녀)는 비겁(卑怯)하다.

단테 지옥편 3곡에서 단테는 지옥에 들어가지 못한 불쌍한 영혼들을 발견한다. 단테를 인도하는 스승 베르길리우스는 이들은 인생에서 ‘누구의 비난도 받지 않고 누구의 칭찬도 받지 않은 미지근한 자들이다’라고 말한다. 비겁한 자는 장애물이 유일한 길이란 사실을 알지 못한다. 장애물을 보고,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낸 두려움의 노예가 되어 불쌍하게 인생을 허비한다.

인생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우연을 가장한 필연들이다. 그것들이 일어날 것이라고 마음으로 준비한 자들에게는 자연스런 필연이며 그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한 자들에게는 갑작스런 우연이며 불행이다. 지혜로운 자는, 상상과 경험을 통해, 그것들이 자신의 삶에 있어서, 다름 단계로 도약하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징검다리라는 사실을 알지만, 어리석은 자는, 전혀 예상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그런 일을 경험하더라도 그런 사건이 가져다주는 혜안을 거절한다.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를 예상한 레바논 출신 경영학자 나심 탈렙(Nassim Taleb)은 (2007년)이란 책에서 인류의 역사를 바꾼 획기적인 사건들은 누가 의도하지도 않고 예상한 적도 없는 인간의 이성과 계산을 초월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최근 현대인들의 삶을 지배하는 인터넷, 개인용 컴퓨터, 구소련의 붕괴, 911사태, 2008년 금융위기를 예로 들었다.

탈렙은 이런 사건은 ‘블랙스완’으로 부른다. 백조는 흰색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인데, ‘블랙스완’은 ‘검은 백조’란 의미로 존재할 수 없는 형용모순이다. 블랙스완은 상상할 수도 없기에 존재할 수도 없다. 그러나 그런 일들은 종종 일어나 인류의 삶을 전혀 다를 길로 들어서게 만든다. 그 많던 공중전화박스가 핸드폰의 등장으로 하루아침에 사라졌다. 인간들은 블랙스완의 경험을 통해, 미래에 일어날 일을 이성적으로 다시 예측하려고 애쓰지만 소용이 없는 짓이다.

‘블랙스완’이란 용어를 만든 자는 2세기 로마시인 유베날리스다. 그는 풍자시에서 남성주의 시각에서 기가 센 로마 귀족 여인들에 대해 다음과 같이 노래한다.

162. 여인은 아름답고 우아하고 돈이 많고 아이를 많이 낳을 수 있어야합니다.

163. 그녀는 현관에 그녀의 조상들을 배치해야합니다.

164. 그녀는 머리를 흩뜨린 채, 사비아인들과 로마인들의 전쟁을 종식시킨 사비아 여인들 보다 더 정숙합니다.

165. 그녀는 이 땅에서 좀처럼 찾기 힘든 드믄 새이며 ‘검은 백조’입니다.

166. 누가 이 모든 것을 가진 아내를 견딜 수 있겠습니까?

167. 저는 차라리 카이루스와 티베리우스 그라쿠스 형제의 어머니인 코르넬리아보다 평범한

168. 베누시아 출신 여인을 아내로 맞이하겠습니다.

코르넬리아는 카르타고의 한니발과 누미디아의 쉬팍스를 정벌한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의 딸이다. 그녀는 존재할 수 없는 파랑새와 같은 ‘드문 새’이며 존재할 수 없는 블랙 스완 즉 ‘검은 백조’라고 말한다. 백조(白鳥)는 흰색이어야만 한다. 그러나 이 진실은 1697년에 깨진다. 네덜란드 탐험가 빌헬름 드 블라밍(Willem de Vlamingh)은 서부 호주에서 ‘검은색 백조’를 목격하였다.

불가능은 가능을 기다리는 희망이다. 블랙스완은 드 블라밍의 발견이전에는 존재할 수 없는 불가능이었다. 그 불가능은 가능의 위장이다. 내 삶의 블랙스완은 무엇인가? 사회가 만들어 놓은 블랙스완을 진리라고 착각하는가? 나는 이번 주에 무슨 불가능을 시도할 것인가? 배철현 고전문헌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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