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에 정직으로 이뤄낸 내 집마련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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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에 정직으로 이뤄낸 내 집마련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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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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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특전사 대게 훔친 사건’ 지금 생각해도 아찔
목욕탕에서 일한 30년, 서운한 일 여러번 있었지만
‘손 예술이야’ 칭찬·인정, 좋은 주인 덕 지금까지 버텨
맨 손으로 돈을 벌어 내집 마련이라는 꿈을 이룬 김순이 씨. 현재 그녀의 손은 그녀의 고된 일상을 대변해주는 듯하다.
김순이 씨 과거 모습.
김순이씨와 친구들.
김순이씨와 친구들.

김순이의 포항이야기<12>

내 고향은 경북 영덕군 강구에서 해변가로 올라가다 보면 금진1동이다.

내가 25년 동안 살았던 곳이다. 내 나이 18살 때, 1968년 1월 21일 무장공비 김신조가 북한에서 내려온 사건이 터지던 해다.

그 당시 전쟁 일어난다고 걱정하고 야단들이었다. 그 일이 일어난 후 동해 바닷가로부터 속초까지 특전사 군인들이 무장해서 근무를 섰다.

그때는 고기도 풍년이고 동네 인심이 좋아서 군인들이 고생한다고 대게랑 고기를 많이 얻어왔다.

이 사실을 안 우리 친구 다섯 명(여자 3, 남 2명)이 특전사 아저씨들이 근무하고 돌아와 먹으려고 둔 대게 3상자 중 2상자를 몰해 훔쳐서 먹어버렸다.

우린 장난으로 생각했던 것인데, 근무를 마치고 돌아온 군인들이 맛있는 대게를 먹겠다고 얼마나 신이 났겠나.

그런데 그것을 훔쳐 먹었으니 지금 생각해 보니 얼마나 간 큰 행동인가. 그 시절은 비상시국이라 어촌 마을에는 무서워서 말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집집마다 전기도 없었고, 밤이면 온통 군인들과 파도소리 뿐이었다. 군인들이 생각하기에 불이 있는 집이 대게를 먹는 집이라고 찾아다녔다.

우리 친구들은 대게는 먹고 문을 나서는 순간, 무장한 군인아저씨들에게 붙잡혔다. 이제 죽었구나라고 생각했다. 소대로 데리고 가서 얼마나 맞았는지 그 강도가 장난이 아니었다.

너희들 중에 주동자가 누구냐? 말만 하면 바로 집에 보내준다고 했다.

우리 친구들은 아무도 말하지 않으니까, 너희들 다 죽인다고 야단이 났다. 우리가 누군줄 아느냐? 위협과 협박으로 반성문을 쓰게 했다.

그 때 시간이 새벽 3시. 집에 들어가면 오빠에게 야단맞을 생각을 하니 눈앞이 캄캄했다. 결국 의리 없이 나 혼자 살겠다고 주동이 남자 누구라고 실토하고 혼자 먼저 집으러 왔다.

그날 밤은 무사히 넘어갔는데, 다음날 친구들에게 배신자로 의리 없는 친구로 말할 수 없는 공격을 받았다.

손이야 발이야 빌어서 관계는 회복됐지만 그 후 친구들과 다시는 나쁜 장난을 하지 않았다. 지금도 그때 그 사건을 생각하면 아찔하다.

내 생애에 30년 목욕탕의 추억도 있다. 32세 때 목욕탕 때밀이를 시작했다. 누구에게 배운 것도 아니어서 너무 힘이 들었다.

목표는 내 집 마련의 꿈 실현이었다. 별보고 일어나 별보고 집으로 돌아왔다. 어느 날 주인 사모님으로부터 패물도둑으로 누명을 쓰게 되었다.

매물은 자그마치 800만원, 당시 95년이니까 어안이 벙벙했다.

그 일로 결국은 다른 목욕탕으로 옮기게 됐다. 그 후에 결국 황금 목걸이 10돈을 찾았고 오해도 풀렸다. 이 일을 하려면 첫째도 정직, 둘째도 정직이다. 여러 사람을 상대하기에 정직해야 끝까지 일할 수 있다.

30년 동안 일을 하면서 잊지 못할 사연도 많았다. 두 번을 깡패 도둑을 만나 돈도 빼앗기는 일도 당했지만 어느 단골손님은 말했다.

“당신 손이 예술이야!” 라며 칭찬도 많이 듣고 인정도 받던 시절도 있었다. 그래서 4년 만에 땅 사고 집을 지어 꿈을 이루었다.

50세에 환호동 4층 상가 주택으로 이사를 왔다. 일생을 되돌아보니, 정직하게 열심히 사니까 먹고 사는 일이 해결 됐다. 그리고 주인을 잘 만나서 지금까지 할 수 있었다.

돈 안 쓰는 직장이 바로 목욕탕 도우미다. 돈은 오늘 안 벌면 내일 또 벌면 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철저히 계획하고 관리해야 돈을 벌 수 있다.


자료제공=콘텐츠연구소 상상·도서출판 아르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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