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정권이 간과한 다섯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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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정권이 간과한 다섯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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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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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권이 집권한 지 2년 반이 조금 넘었다. 이제 겨우 반환점을 돌았기에 골인 지점은 아득히 멀기만 한데 왜 이리 세상이 어수선하고 시끄러울까? 벼랑을 사이에 두고 줄다리기하는 것처럼 패배하는 쪽이 떨어져 죽을 수밖에 없다는 듯, 진보와 보수. 여야가 갈수록 극한의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같은 나라, 같은 하늘 아래 살아도 이념으로 동강 난 국민들은 이제 상대방을 타협이나 설득의 대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오직 타도의 대상으로만 여긴다. 어쩌다 대한민국이 이 지경이 되었을까! 한숨만 나온다. 물론, 정권이 바뀌면 사람도 바뀐다. 같은 정치적 성향과 이데올로기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지향하는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행정부를 구성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말이다. 어쩌면 현 정권은 과거 독재 시대 민주화운동을 하던 그 시절의 사고와 시각에 고착되어 지독하게 편향된 인재를 등용하고, 자유민주주의의 부정적 요소에만 치중한 편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모든 문제는 여기서부터 기인하지 않았을까?

문재인 정권 집권 초기, 유례없는 고공행진을 기록한 높은 지지율에 도취된 탓이었을까! 몇 가지를 간과한 것이 있었으니.. 첫 번째, 문 정권의 정책에 반기를 든 50대에서 70대에 이르는 노년층들의 결집이다. 과거 민주화운동은 대학생들과 청년층들이 주축이 되어 세상을 바꾸었다. 집권 초기에 구세대를 중심으로 한 탄핵반대세력의 집회는 미미했다. 인원동원과 전투력, 결속력과 지속성이 부족하기에 곧 사위어질 불씨로 여겼다. 하지만 어떠한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계기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노령층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이 모여들어 끈질기게 집회를 이어가고 있고, 안보와 경제에 불안을 느끼는 대학생들과 젊은 층들도 점점 동조하는 추세다.

두 번째는 유튜브다. 정권을 잡은 후 공영방송의 주요 요직을 좌파성향 인사들로 채워 빠르게 장악하였다. 뉴스는 현 정권에 대한 우호적 기사로 채워졌고 탄핵 여파에 심리적으로 궤멸된 보수는 TV에서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다. 여론형성과 자신들의 주장을 세상에 알리고 전파할 매개체를 잃어버린 보수는 유튜브를 선택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우후죽순 생겨난 보수 유튜버들은 문 정권의 목덜미를 움켜잡았다.

세 번째는 기독교를 중심으로 한 종교계의 반발이다. 전통적 보수성향에 공산주의와 공존할 수 없는 기독교인들은 신의 이름으로 거리에 나섰다. 애국심과 결부되어 죽음마저 불사할 것이라며 생즉사(生則死) 각오로 거리에 나섰으니 꿈에도 생각지 않았던 이 일을 어찌하랴! 무엇으로 저들을 다시 예배당 십자가 앞으로 돌려 앉히랴! 청와대는 골머리를 앓고 또 앓을 것이다.

넷째, 김정은이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간과한 것이다. 문재인 정권과 참모들은 그리 생각했을 것이다. “북한과 적대적으로 대립하는 건 지난 정권의 잘못된 대북정책 때문이다. 그러므로 젊은 김정은에게 우리가 먼저 마음을 터놓고 잘 설득하면서 호의를 베풀면 비핵화도 이루고 한반도에 영구적인 평화를 정착시킬 수 있을 것이다”라는 환상에 젖어 있었던 것이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역사에 길이 남을 업적을 이루는 것이며 이해찬 대표의 말대로 수십 년 집권은 문제없다.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북한에 어디 김정은만 있는가! 최고권력에 빌붙어 호의호식하는 수많은 권력층이 굳건한 피라미드구조를 이루며 김정은을 떠받들고 있다. 어디 이뿐인가? 절대왕권의 권력을 맛본 김정은은 자신의 왕국을 지키기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 핵을 선택했다. 그는 내심 “남한, 너희들이 잘산다고 껍죽대지만, 우리에겐 핵이 있다. 핵 한 방이면 너희들은 끝이다. 그리고 핵을 가지고 있는 이상 미국도, 대한민국도, 일본도, 그 누구도 함부로 우리를 건드리지 못한다”는 생각이 정수리에 박혀 있다. 그리고 어쩌면 문재인 정권은 평화라는 표면적 성취에 급급해 비핵화를 등한시했을 수도 있는 일이다.

다섯 번째, 서민계층의 뜨거운 환호를 받을 것이라 여겼던 소득주도 성장 경제정책이다. 아뿔싸! 그런데 이를 어쩌나! 소득주도 성장을 견인하기 위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자영업자를 빠른 속도로 고사시켜 상인과 영세중소기업의 급격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소비를 살린다는 미명아래 단기성 알 바 위주의 억지 일자리를 만들어냈지만, 서민들 주머니의 푼돈이 되었을 뿐, 54조라는 천문학적인 세금만 아무런 효과도,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이 정부 인사들이 그토록 비난했던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에 쓰인 22조는 보(洑)라도 남아 농업용수를 대고 있는데 말이다. 이에 더하여 52시간제 노동시간 단축이 발표되자 기업들은 해외로 도망치듯 빠져나갔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작년 한 해에만 기업들이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긴 까닭에 약 100만 개 정도의 일자리가 해외로 빠져나갔단다.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지휘자는 정작 자신은 아무 소리도 내지 않는다. 모든 단원이 협력과 조화를 이루어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내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요즘 청와대는 유재수와 김기현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까지 겹쳐 곡소리가 나는 듯하다. 이철우 시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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