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한 반응에 깜짝 놀라… 현장 스태프들도 싫어해”
“답답한 인물이라 답답하게 연기했는데, 왜 이렇게 답답하냐고 하시면…”
이상윤은 지난 24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VIP’에서 박성준 역할을 맡아 열연했다. 그간 수많은 드라마들이 불륜을 소재로 삼았지만 ‘VIP’는 심리 추리물의 장르를 적절히 섞은 점이 인기 요인. 박성준의 불륜녀가 누구인가를 시작으로 진행되는 극은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고, 치솟는 인기와 함께 ‘불륜남’ 박성준에 대한 시청자들의 원성도 커졌다.
이상윤은 데뷔 이후 그 어느 때보다도 욕을 많이 먹고 있다고 했다. ‘엄친아’ ‘1등 사윗감’ 등 기존 이미지에서 탈피하고 싶어서 출연을 한 것은 아니라면서도, 뜻밖에 국민불륜남이라는 호칭을 얻었다며 웃었다.
-욕을 많이 먹고 있는 요즘 아닌가. 성준은 대체 왜 그러나.
작가님이 왜 그렇게 쓰셨는지를 물어야 한다.(웃음) 초반과 달리 (성준이) 이렇게 많이 갈 줄은 몰랐다. 성준의 선택들이 이런 방향일 거라고는 생각은 못 했다. 출연을 한 것에 대한 후회는 전혀 없다.
-시청률도 높고 화제성도 높다.
기분은 좋다. 그런데 주변에서도 드라마는 좋아하고 저는 싫어하신다. 주변 지인들도 처음에는 재미있게 본다고 하다가 점점 내가 싫다고 한다. 친구의 아내들이 그런다고 친구들이 많이 말해주더라. 같이 보는데 이렇게 격한 반응이 나올 줄 몰랐다고 한다.
-연예계 최고의 사윗감 후보였는데 이런 반응이 낯설 것 같다.
사실 개인에 대한 욕까지 이어질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그런데 그게 어떤 분들은 그냥 박성준이 너무 싫다는 걸 연기한 배우 이름을 대서 이야기하기도 하는 것 같다. 박성준이라는 인물이 답답한 면이 있어서 답답하게 연기를 했는데 ‘이상윤 연기 답답하다’는 반응이 나오면 ‘뭐지?’ 싶기도 하다. 뭔지 알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그런 것 같다.
-댓글은 보는 편인가.
-이번 작품에서 시원하게 욕해준 시청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제일 안 좋은 게 무관심이라고 하잖나. 욕도 재미있게 봐주셨다고 생각한다. 박성준을 욕하는 것은 좋지만 이상윤한테까지는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왜 이렇게 답답하냐는 반응이 있는데, 답답하게 연기한 거다. 속상했다.
-마음의 상처를 받은 것 같다.
내 생각보다 그런 쪽으로 반응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 이해를 하면서도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욕이 인간 이상윤, 연기자 이상윤에 대한 욕으로 이어질 때는. 현장에서도 여자 스태프들이 다 성준이를 싫어했다. 나는 성준의 입장에 몰입해서 연기를 했지만, 흐름이나 (극의) 시점 자체가 정선의 시점이어서 정선에게 이입돼서 볼 수 밖에 없지 않나. 그래도 상황 안에서 진심으로 미안해 하면서 만회하려고 노력하던 모습도 있었다.
-이번 드라마로 많은 변신을 한 것 같다.
변신을 하려고 선택한 것은 아니었다. 글도 재미있었지만 작가님이 나를 염두에 두고 성준 역할을 만들었다고 하더라. 작가님이 내 기존 이미지를 활용하고 싶었던 것 같다. 많은 시청자들이 성준 역할의 반전이 있을 거라고 기대하면서 보시지 않았다. 그런 효과를 위했던 것 같다. 내 지인들도 끝까지 ‘아닌 거지?’라면서 묻곤 했다.
-‘VIP’로 얻은 것은 뭔가.
욕? (웃음) 사람들을 얻었다. 좋은 감독, 좋은 작가, 좋은 스태프 그리고 좋은 배우 동료들. 역대급으로 좋은 분들이어서 그게 내게 남았다. 아, 국민불륜남이라는 호칭도 얻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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