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풍선 날리기 행사 꼭 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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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풍선 날리기 행사 꼭 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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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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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행사에서 단골메뉴로 등장하고 있는 ‘고무풍선 날리기’를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고무풍선이 환경오염을 유발시키는 주범이라고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해맞이 행사에서도 대구·경북의 일부 지자체들이 고무풍선 날리기 행사를 가졌다. 대구 동구 동촌유원지 해맞이공원, 서구 와룡산과 남구 신천둔치, 북구 오봉산에서도 같은 퍼포먼스가 열렸다. 이날 동구·서구·남구·북구·달성군 등 대구 5개 구·군청이 새해맞이 행사에서 날린 풍선만 3000여개에 이른다. 이날 날린 풍선들은 하나 둘 터져 흉한 모습으로 금호강을 비롯한 도심 곳곳에 떨어졌다.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 등은 “플라스틱 쓰레기에 의한 바다 오염 실태가 단골 뉴스로 자리 잡은 지 오래”라며 “시민의 환경권을 옹호해야 할 지자체들의 구태의연한 소망풍선 날리기 행태는 절망적”이라고 꼬집었다.

풍선에 헬륨가스를 채워 하늘로 띄우는 풍선 날리기는 행사 비용이 적게 들어 지역 축제에 단골로 등장하는 이벤트다. 그러나 바람이 빠진 풍선이 먼 산지나 바다에 떨어져 쓰레기가 되거나, 이를 먹이로 착각해 삼킨 야생동물의 생명을 위협하는 등 큰 환경 문제로 대두됐었다. 이에 영국·미국·네덜란드·스페인의 일부 지방정부는 풍선 날리기를 금지하고 있다. 호주 태즈메이니아대학교 산하 해양 및 남극학연구소(IMAS)와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의 공동연구에 따르면 해양 쓰레기 중 풍선은 바닷새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가장 치명적인 것이었다. 1개만 삼켜도 기도 등을 막아 죽음에 이르게 했다. 국내에서도 경기도가 이번 연말연시를 기해 도내 31개 시·군과 산하기관 행사에서 풍선 날리기를 전면 금지하기로 하는 등 변화를 보이고 있다.

대구 일부 기초자치단체들이 여전히 고무풍선을 날리는 퍼포먼스를 하는 것은 한마디로 환경의식 결여다. 고무풍선은 천연 재료인 라텍스 고무로 제작되지만, 자연 분해되는 데는 최대 4년 이상이 걸린다. 터질 때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가루가 날려 생태계에 영향을 준다. 얇은 해초류 조각처럼 생겨 초식동물이나 거북이가 먹이로 착각해 먹었다가 병에 걸리는 경우가 생기고, 수천 개에 달하는 풍선이 불규칙하게 바람을 타고 이동하는 탓에 일일이 수거하기도 어렵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광역자치단체 차원에서 이를 막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에 “새해맞이 풍선날리기를 막아달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정의당 대구시당도 지난 5일 논평에서 “이미 선진국은 대규모로 풍선을 날리는 행위를 전면 금지하지만, 우리는 유해성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대구 각 자치단체는 풍선 날리기를 금지하는 친환경정책을 수용하라”고 주장했다. 이제 대구시와 경북도가 답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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