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은 도전·응전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
  • 이진수기자
포항은 도전·응전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
  • 이진수기자
  • 승인 2020.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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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일강 범람, 이집트문명 원천
토인비, 역사는 ‘도전과 응전’
도전·응전없는 문명은 소멸
응전 저력 갖춘 역사는 발전
포항, 지진의 도전·역경속에
지난해 정부공모사업 석권은
공직자·시민의 응전의 결과
올해 최대 숙원사업인 영일만
횡단대교 도전과 응전 기대돼

그리스의 역사가 헤로도토스는 이집트는 나일강의 선물이다고 했다.

해마다 반복되는 나일강의 범람 때문에 태양력과 기하학, 건축술, 천문학이 발달했다는 것이다.

영국 역사가 아놀드 토인비는 ‘역사의 연구’에서 이를 원리로 해 인류의 역사를 ‘도전과 응전’의 법칙으로 설명했다. 자연의 도전에 대한 인간의 응전이 인간 사회의 문명과 역사를 발전시키는 바탕이 된다는 것이다.

인류사에 수많은 문명이 등장한 가운데 잉카문명, 마야문명, 메소포타미아문명 등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반면 중국을 중심으로 한 극동문명, 인도문명, 이집트문명 등은 지금도 건재하다. 토인비는 자연재해나 외세의 침략 같은 도전을 받지 않은 문명은 스스로 멸망했지만, 오히려 심각할 정도로 도전을 받았던 문명은 지금까지 찬란하게 발전해 오고 있다는 것이다.

역사는 도전에 대한 응전의 저력을 갖추지 못한 민족·국가는 자연 소멸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세계사가 아닌 포항을 들여다 보자.

2017년 11월 15일 포항에 지진이 발생했다. 일찍이 겪어보지 못한 대참사였다. 지진의 상처와 폐허 속에 포항은 재기에 안간힘을 다했다. 절망 속에서도 이대로 주저 앉을 수 없다는 의지와 열정이었다.

하루가 다르게 피해를 극복해 나가면서 도시는 점차 안정을 되찾았다.

숨 고르기가 지나면서 포항은 지난해 정부의 강소연구개발특구(6월)에 이어 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7월), 영일만관광특구(8월)가 잇달아 지정됐다. 철강산업 구조 고도화를 위한 철강산업 재도약 기술개발사업이 12월 산자부 예비타당성 조사대상사업 평가에서 1위로 통과됐다. 또 법정문화도시에 지정됐다. 하나같이 포항의 발전과 미래 신성장 동력을 위한 굵직한 사업이다. 지난해 12월 27일 시민의 염원인 지진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포항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판이 마련된 것이다.

경기침체에서 기업 유치도 대단했다. 국내 배터리 업계 빅3인 에코프로, 포스코케미칼, GS건설이 대규모 투자를 했다. 포항이 4차 산업혁명의 하나인 배터리산업의 선도도시가 된 것이며, 지난 50년간 철강산업 일변도의 지역 산업구조가 이제는 철강과 배터리산업이 공존하게 됐다.

도심 폐철도 부지에 철길숲이 준공되고 12월에는 포항 영일만항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잇는 환동해 크루즈가 첫 운항돼 성공을 거두었다.

토인비의 도전과 응전을 인용하면 포항은 지진이라는 역경에도 2019년은 여느 해보다 지역 발전을 위한 큰 성과를 거두었다.

정경원 포항시 자치행정국장은 “지난해는 강소연구개발, 배터리규제자유, 철강기술개발, 법정문화도시 등 각종 정부 공모사업에 포항이 대부분 선정됐다”며 정부사업 ‘석권’이라 할 만하다고 했다.

그저 얻어진 것이 아니다.

포항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환동해 중심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과 사업을 개발하고, 이에 맞는 지역 특성과 장점을 내세운 맞춤형 전략으로 중앙정부를 공략했다. 지진 피해 복구 및 지진특별법 통과에 매달린 가운데 얻어낸 성과라 더욱 대단하다.

무엇보다 2000명 포항시 공무원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52만 시민의 격려와 지원의 든든한 힘도 있었다. 괄목할 만한 포항 브랜드 가치 상승이다. 지진이라는 재해를 극복하고 새로운 발전을 마련한 한반도 동쪽의 중소도시 포항이 도전과 응전의 역사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2020년에는 영일만 횡단대교 건설이 최대 목표다. 포항시가 2008년부터 추진해온 대형 프로젝트다.

영일만 횡단대교는 포항∼영덕 고속도로(동해안고속도로)구간에 포함된 해상교량으로, 포항 남구 동해면에서 북구 흥해읍 일원을 잇는 길이 18㎞의 대형 건설로 총사업비는 1조6786억 원이다.

이 대교는 시사하는 바가 상당하다.

정책적으로 한반도 평화와 신북방 경제시대를 맞아 동해선 철도와 함께 환동해권 인적·물적 교역의 중심 동맥 역할이다. U자형 국가도로망 구축으로 국토의 균형을 이루고, 기능적으로는 포화 상태의 지역 교통난 해결이다. 또 랜드마크로 포항 경제의 활력이 크게 기대된다.

포항시는 지난 9일 포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영일만 횡단대교 건설의 정부 지원을 요청했다. 이미 두 차례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지 못하는 등 갖은 노력에도 답보 상태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있다.

공자는 인능홍도 비도홍인(人能弘道 非道弘人)이라 했다. 사람이 길을 넓힐 수 있는 것이지 길이 사람을 넓히는 것이 아니다는 것으로 세상의 모든 일은 인간이 한다는 의미다.

도전과 응전의 역사를 보여준 포항이 올해는 최대 숙원사업인 영일만 횡단대교의 첫 삽을 뜨길 기대한다. 이진수 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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