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통위’ 닻 올리자마자 삐걱

한국·새보수·시민단체 참여
첫 공식회의… 역할·성격 논의
강제 역할 기구냐 자문기구냐
광화문세력 참여 등 놓고 이견
혁신적 보수통합에는 한목청
박형준 위원장 “통렬히 자성”

‘보수 통합’을 목표로 자유한국당·새로운보수당 등과 보수시민단체가 참여하는 국민통합연대의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 첫 회의가 14일 열렸다. 하지만 혁통위를 강제력을 두는 기구로 볼 것인가와 광화문 집회세력(우리공화당 등) 참여 문제 등을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진통을 예고했다.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 3간담회장에서 열린 혁통위 첫 회의에서 지상욱 새보수당 의원은 “그동안 여러 위원이 애쓰신 것을 알지만 백지상태로 시작하는 게 좋겠다”며 “공식명칭과 역할, 기능, 내용 등 대해서도 논의해야 옳다”고 밝혔다.

앞서 하태경 새보수당 책임대표는 혁통위에 대해 “보수통합의 촉매 역할을 하는 자문기구라고 생각한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하며 “혁통위와 한국당과의 대화와 별개다. 우리 입장에서 혁신 통합의 대상은 한국당뿐이고, 시민단체가 우리의 통합 대상은 아니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이런 맥락에서 지 의원은 “혁통위 성격이 시민단체 연석회의였다면 이제는 명실상부한 정치 세계로 나온 자문기구 역할로 이해하고 있다”며 “여기서 정한 것은 당에 돌아가서 추인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반면 정경모 국민의소리 창당준비위 부위원장은 “통합은 광화문 광장의 민심이고 국민들은 보수통합이 ‘도로새누리당’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좌파는 촛불 민심을 이용해 권력을 잡았지만 보수 우파는 광화문 광장의 힘을 빌려쓰려 하는 것 같지 않다”고 불만섞인 목소리를 냈다.

박인환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는 “통합신당 기준과 원칙 밑바탕은 혁신과 헌신”이라며 “헌신은 결국 기존 정치권에서 양보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날 혁신적인 보수통합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다수 나왔다. 정운천 새보수당 의원은 “새보수당의 보수재건 3원칙을 (받아들여) 한국당이 보수 6원칙을 새롭게 만들어 큰 의미”라고 평가했다.

김상훈 한국당 의원은 “대한민국이 벼랑 끝에 서 있고, 대통령은 왼쪽 끝에 서 있다”며 “서로 간 입장차를 줄이고 대통합을 이루는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고. 이양수 의원도 “통합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특히 안철수계 출신의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혹자는 묻지마 통합이 안 된다고 하지만, 저는 묻지마 통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탄핵의 강만 건넌다고 한다면 더이상 조건과, 요구사항 이제는 전부 제쳐놓고 묻지마 통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박형준 혁통위원장은 모두 발언에서 “자유민주공화국을 지키는 튼튼한 파수꾼이 돼야 할 사람들이 그 가치를 견결히 지키지 못했고, 나라의 위기와 국민들의 고통에 속시원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다”며 “기득권을 지키는 듯 비친 것 등에 통렬하게 자성하고 성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참석자들은 혁통위 성격 및 구성, 앞으로 역할에 대해서 주로 논의했다. 2차 회의는 다음날인 15일 오전 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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