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편향 걱정없는 장관 임명 시스템 필요
  • 손경호기자
정치 편향 걱정없는 장관 임명 시스템 필요
  • 손경호기자
  • 승인 2020.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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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법무부와 검찰 간 갈등이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재판 등 수사 지휘부가 대거 교체됨에 따라 수사가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 관련 수사는 한창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조국 전 장관 일가 재판보다 더 치명적이란 평가도 나온다.

이 때문에 야권에서는 정권 실세의 비리와 부패에 대한 수사를 무력화하기 위해서 검찰 조직 자체를 파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법무부가 단행한 두 차례 인사에 대해 ‘검찰 무력화’, ‘검찰죽이기’, ‘사법방해’, ‘권력 사유화’라는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특검 추진 등 군불 때기에 나서고 있는 이유다.

새보수당도 마찬가지다. 김익화 대변인은 논평에서 “추 장관은 문재인 정권의 시녀로 전락했고, 이 지검장은 추 장관의 개인 비서가 됐다”면서 “청와대 하명을 받은 추 장관이 이 지검장과 한패가 돼 윤 총장의 손과 발을 잘라내는 것도 부족해 허리까지 부러뜨리는 만행을 저질렀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가능한 추론”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추미애 장관은 최강욱 비서관 기소를 ‘날치기 기소’로 규정했다. 물론 지난 23일 법무부의 인사도 수사팀 해체를 위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직접 수사를 하지 않는 차장검사를 교체했을 뿐, 수사부서 대부분이 남았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그러나 수사팀 차장검사 교체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 상황에서 윤 총장의 직접 지시 끈이 잘린 것은 분명하다. 다만 검찰인사로 수사팀이 교체되더라도 수사기록과 증거가 남아있어 함부로 수사를 끝낼 수 없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에서 보듯 정권이 바뀐 뒤 사건 자체에 대한 재수사는 물론, 수사 검사까지 조사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검사진이 바뀌게 되더라도 법과 원칙대로 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검장, 법무부장관 지시가 아니라 대통령 지시라도 원칙대로 하지 않으면 나중에 뒤탈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검사들은 문재인 정부 적폐 수사에서 전 정권에 부역한 검사들의 말로가 어떠했는지 잘 알고 있다.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갈등의 원초적 책임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있다. 문 대통령이 야권의 반대를 무릅쓰고 윤석열 검찰총장과 추미애 법무부장관을 임명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소한 인사권자로서 이들의 갈등에 대해 대국민 사과부터 하는 게 옳다. 검찰총장을 잘못 임명했든, 법무부장관을 잘못 임명했든 인사권자는 문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자유한국당 정우택 의원은 최근 더불어민주당 당적을 가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겨냥해 법무부 장관의 정치적 중립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법안의 주요 내용은 법무부 장관이 되려는 자는 정당의 당적을 보유할 수 없도록 했고, 당적을 상실했다면 3년이 지나야 법무부 장관이 될 수 있도록 했다. 대통령이 정당의 당적을 가진 사람을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또한 당적을 갖고 직무를 수행하고 있는 법무부 장관은 3개월 이내에 사임하거나 해임하도록 부칙으로 정했다.

정치적으로 편향된 시각을 가진 장관의 임명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꼭 필요한 조치라 할 수 있다. 특히 선거와 법을 집행하는 장관 등에 대한 중립은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법무부장관 뿐만 아니라 선거를 총괄하는 행정안전부 장관, 국정을 총괄하는 국무총리 등에 대해서는 정당의 당적을 보유할 수 없도록 하고, 당적을 상실했다면 3년이 지나야 임명이 가능하도록 법으로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손경호 서울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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