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여객기 피격사건이 주는 교훈
  • 김대욱기자
우크라이나 여객기 피격사건이 주는 교훈
  • 김대욱기자
  • 승인 2020.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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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이란에서 미사일에 피격돼 탑승객 176명 전원이 사망하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 여객기는 이란 군이 실수로 미군기로 오인해 미사일을 발사하는 바람에 피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 발생 불과 몇 시간 전 이란 군은 이라크 내 미군기지에 대해 미사일 공격을 했다. 이 공격 후 이란 군이 바짝 긴장돼 있는 상태에서 여객기를 보복 공격에 나선 미군기로 잘못 파악해 실수를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이 시사하는 바는 여러가지가 있다. 그 중에서 특히 주목되는 것은 인간은 실수를 할 수 있는 존재인데 그 실수는 긴박한 상황에서 발생하기 쉽다는 것이다. 만약 이란 군이 미군기지를 공격하지 않아 미군이 보복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없는 일상적인 상황이었다면 이런 실수가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하지만 그 당시 상황은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이란 군이 큰 실수를 한 것 같다.

남북이 아직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이 사건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즉 남북이 극단의 군사적 긴장상태로 가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극도의 긴장상태에서는 이 사건에서 봤듯이 인간이 평상시보다 실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항상 어느 정도 긴장이 완화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어떤 경우에도 핫라인 등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두고 대화도 수시로 해야 한다. 또 정부가 어려우면 스포츠나 문화, 예술 등 민간차원에서 교류를 계속 이어나가야 한다.

정부차원이든 민간차원이든 절대로 대화나 교류가 단절되서는 안된다. 그래야지만 서로 간 극단적인 긴장 상황으로 가지 않을 수 있고 다소 오해가 생겨도 풀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우리는 수 년전 북한과 미국의 지도자가 서로 험한 말을 주고 받으며 ‘일촉즉발(一觸卽發)’의 군사적 충돌 위험까지 간 것을 기억하고 있다.

다행히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등 다소 긴장상태가 완화되긴 했지만 양국 간 대화가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다시 그 때로 돌아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절대로 그 때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 그렇게 되면 우크라이나 여객기 피격사건에서 경험했듯이 한 쪽에서 실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란이 이라크 내 미군기지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을 때도 공격 1시간 전 미리 이라크에 알려줘 미군 사망자가 단 1명도 발생하지 않는 등 피해가 최소화 됐다. 또 피격된 우크라이나 여객기에 많은 자국민이 탑승했던 캐나다 등에서 이란이 여객기를 격추시켰다는 주장을 제기했을 때 미국은 이란이 실수로 그런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여객기 격추설을 강력 부인하던 이란도 결국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했다. 이는 미국이 이란에게 ‘실수’라는 퇴로를 열어줬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이란과 미국의 조치들이 없었다면 두 나라는 아마 지금 전쟁을 치르고 있을 지도 모른다. 현재 양국 간 군사적 긴장상태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서로 소통하는 이런 조치들이 있었기 때문에 전쟁을 막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모두 파멸하는 전쟁을 막기 위해서는 남북이 대화와 소통을 통해 긴장을 완화시켜야 한다. 그래야만 혹시 발생할지도 모를 ‘인간의 실수’로 인한 전쟁 발생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또 대화하고 소통해야만 설령 실수를 하더라도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닫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김대욱 편집국 정경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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