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현역 공천 배제 무슨 근거 있나
  • 경북도민일보
TK현역 공천 배제 무슨 근거 있나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20.02.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15 총선이 두 달여 앞으로 바짝 다가온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대구경북 정치권에 대해 대대적인 물갈이를 예고하고 나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보수텃밭으로서 보수당의 존립을 가능케 한 TK 지역민과 정치인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하지는 못할지언정 선거 때마다 물갈이 0순위로 테이블에 올려놓고 흔들어대는 것은 배은망덕이나 다름없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TK지역 현역의원들의 맘이 편할 리가 없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번 총선 공천에서 현역 국회의원의 3분의 1 이상, 비례대표를 포함한 현역 의원의 50%을 ‘컷오프(경선 전 낙천)’하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TK를 겨냥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 심지어 TK지역 현역의원 70% 물갈이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러한 우려가 기우(杞憂)가 아닌 현실이 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전희경 총선기획단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공관위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권역별 컷오프에 대해 공관위가 의견을 모았다”며 “우리의 전통적 강세 지역 쪽에서 비율이 높을 개연성이 크다”고 밝혔다. 한국당 총선기획단은 현역 의원 3분의 1을 컷오프하고, 이를 통해 현역 50% 이상을 교체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은 바 있다. 공관위는 이 과정에서 권역별로 컷오프 비율을 차등화하고, 강세 지역 즉 TK에서 컷오프 비율을 3분의 1보다 높이겠다는 의미다. TK 지역의 현역 교체 비율을 높이겠다는 설명이다.

전체적인 물갈이 비율은 이미 정한 방침을 따르되, 험지인 수도권 및 충청권의 교체 비율을 낮추게 되면 텃밭인 영남권의 교체 비율은 평균을 우회할 수밖에 없다. 또 영남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더 유리한 대구·경북(TK)의 교체 비율을 부산·울산·경남(PK)보다 더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현재 불출마를 선언한 13명의 현역의원 중 TK 출신이 정종섭 의원 1명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전체 19명(대구 8, 경북 11)의 TK 현역의원 중 상당수가 교체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대해 TK 의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지난달 30일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한 TK 의원은 황교안 대표 면전에 대고 “대표 지지율은 당 지지율보다 높냐”, “구체적인 컷오프 기준도 나오지 않았는데 TK 70% 물갈이설이 나온다. TK 의원들이 무슨 죄인인가”라며 작심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또 다른 의원은 “당선 가능성이 높으면 공천해야지 현역의원이라고 컷오프시키는 건 옳지 않다”고 했다.

한국당이 현역의원 절반을 물갈이 하겠다는 방침을 미리 정해놓고 상대적으로 열세인 수도권 등지의 교체수준을 낮추는 대신 경쟁력이 강한 TK지역의 물갈이를 확대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자 위험천만한 일이다. 이 지역은 어떻게 하더라도 어차피 한국당 후보를 찍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에서 비롯된 무지의 소치다. 이미 지난 20대 총선과 지방선거에서 TK의 보수 아성 성벽이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이번 4·15 총선에서 보수의 아성인 TK 성벽이 허물어지면 한국당이 이 땅에서 발붙일 곳은 이제 없어지게 될지도 모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