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수강료 자율성 인정 판결 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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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수강료 자율성 인정 판결 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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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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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학원들의 수강료 책정에 자율성을 인정하는 판결이 나왔다. 대구고법 제1행정부 김찬돈 부장판사는 대구시교육청의 수강료조정명령 취소소송에 관한 1심 판결을 전부 취소하고 이 사건의 소를 모두 각하한다고 판시했다.

이번 소송은 2018년 3월 대구 수성구·달서구·북구·남구에 있는 학원 5곳이 동부·서부·남부교육지원청을 상대로 수강료를 대폭 인상해 달라고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학원들과 대구시교육청은 1심에서 학원들이 승소하자, 2심 소송이 진행되던 지난해 8월 수강료 단가를 5.67%(평균치)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재판부의 이번 판결은 “양측이 합의함에 따라 각 처분은 효력이 소멸됐고 더 이상 이 사건 처분 취소를 구할 소의 이익이 없게 됐으므로 이 사건의 소는 부적법하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사실상 학원들의 승리로 끝났다. 대구지역 대형 학원들과 대구시교육청 사이의 ‘수강료 소송’이 학원들의 판정승으로 사실상 마무리됨에 따라 매년 5%에 달하는 학원비 인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실 이 판결은 애초부터 예상이 돼 왔다. 대구시교육청의 ‘교습비 조정기준 표준안’ 제도가 사실상 무리한 규정이었기 때문이다. 학원법에 따라 적용되던 표준안은 교습비의 지역별 차이를 최소화하고 사교육 영역의 과열 경쟁을 막기 위한 가이드라인 역할을 해왔지만 법원이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표준안이 교습 내용과 수준, 강사의 급여, 임대료 등 학원의 개별적 요소를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함에 따라 폐지가 불가피 하게 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각 교육지원청이 학원들과 개별적으로 수강료를 조정하게 된다.

학원은 대부분의 비용을 예산으로 지원하는 학교와는 달리 순수한 민간 교육의 영역이다. 이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건물을 임차하고 경쟁력 있는 시설을 갖추어야하며 그곳에서 강의 하는 강사의 수준도 천차만별이다. 그런데 학원비를 일률적으로, 한 가지 잣대를 가지고 책정하는 것은 지유시장경제 원리에도 반한다.

이 판결로 교육당국이 칼자루를 쥐고 수강료까지 좌지우지 하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부터는 각 교육지원청별로 심의회를 만들거나 학부모 설문조사를 비롯해 주요 시·도별 물가 상승률 변동 현황, 여타 광역시 대비 학원 수강료 기준액, 공인회계사를 통한 교습비 원가 분석 등을 거쳐 조정 기준을 설정하는 등의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산정이 이뤄져야 한다. 그런 점에서 자유시장 경제 원리에 충실하면서도 자율을 인정한 이번 판결은 적절하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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