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의 ‘정치 1번지’ 포항 남·울릉 선거구가 4·15총선 대구·경북지역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 선거구에는 현재 자유한국당 5명, 더불어민주당 2명 등 총 7명이 출마해 선거전을 벌이고 있다. 이 선거구는 여론조사 등에서 여전히 한국당의 강세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관심은 누가 한국당 공천을 받느냐다.

특히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이번 선거에서 대구·경북 현역 의원들의 대폭적인 물갈이를 예고한 가운데, 이 선거구 재선인 같은 당 박명재 의원의 컷오프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의원은 “지역구 발전을 위해서는 상임위원장을 맡을 수 있는 힘 있는 3선 의원이 필요하다”며 여전히 자신이 적임자임을 호소하고 있다.

박 의원은 지난 2013년 재선거에서 당선된 후 2016년 20대 총선에서 다시 주민들의 선택을 받았는데, 이에 실제로는 1.5선이라는 주장이 있고 왕성한 의정활동을 펼치는 등 나이가 다소 많은 것을 제외하곤 특별히 컷오프 될 만한 이유가 없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박 의원 본인도 “의정활동에 나이는 중요치 않다”며 “다시 당선된다면 연륜을 바탕으로 오히려 더 지역구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그가 컷오프 될 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런 가운데 이 선거구에서는 김순견 전 경북도 경제부지사가 일찌감치 박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밀고 이번에는 반드시 국회에 입성하겠다는 각오로 지역구 곳곳을 누비고 있다. 한국당 공천을 희망하고 있는 김 전 부지사는 이 선거구 터줏대감이었던 6선의 이상득 전 의원이 퇴진한 지난 2012년 19대 총선 때부터 이 선거구에 출마해 벌써 10년 가까이 표밭을 갈고 있는 상태다. 그는 19대 총선에서 당선된 김형태 전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비(非)의원 신분으로 그를 대신해 이 선거구에서 한 때 당협위원장까지 맡을 정도로 높은 당 공헌도 등을 내세워 이번만큼은 공천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선거구에 박승호 전 포항시장도 뛰어들었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포항 북구 선거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현 의원인 한국당 김정재 의원에게 석패했던 박 전 시장은 이번 선거에서는 한국당 공천을 희망하며 남·울릉으로 지역구를 옮겼다. 그는 지난 2014년 경북도지사 선거에서 실패한 후 “지난 6년 동안 야인으로 인고의 세월을 보내며 묵은 김장김치가 됐을 정도로 성숙했다”며 “다시 포항을 위해 일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지난 2006년과 2010년 지방선거에 출마해 포항시장에 당선됐던 그는 “이번에 국회의원이 되면 시장직을 수행하며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포항의 재도약을 이끌겠다”고 했다.

이런 거물들의 치열한 격전 속에 정치 신인 문충운 환동해연구원장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국당 미디어특별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는 그는 현 정권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며 자신이 포항경제를 살릴 적임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7월 환동해 국제거점도시를 꿈꾸는 포항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연구하고 국제 민간공동체 구성을 통한 환동해 지역사회의 동반성장과 교류를 목적으로 하는 환동해연구원을 개원해 활동 폭을 넓혀 왔다. 그는 특히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등에 대한 비난을 통해 현 정권과 각을 세우며 보수성향이 강한 선거구민들의 정서를 파고 들고 있다.

정치신인 김병욱 전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정세분석팀장도 한국당 공천에 도전하며 이 선거구에 출사표를 냈다. 포항 남구 연일읍 출신인 그는 “경제, 민생, 안보, 교육 모두 폭망인 무능한 현 정권을 심판하기 위해서는 한국당의 진짜 변화가 필요하다”며 “한국당이 2040세대를 30% 공천하겠다고 재차 공언했고 공천관리위원장도 청년과 신인을 특별히 우대하겠다고 밝힌 만큼 나와 같은 젊은 인재들이 나서서 무능한 정권을 심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표밭을 누비고 있다. 그는 “포항 규제자유특구에 국제고를 만들어 교육도시의 위상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허대만 민주당 경북도당 위원장 겸 포항 남·울릉 지역위원장은 불리한 지역정서 속에도 총선 및 시장선거에 단골로 출마하며 지역 진보층의 지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실제 포항철강공단이 위치한 이 선거구는 외지인들도 많아 허 위원장의 고정표가 상당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예상을 깨고 도의원 4개 선거구 중 2개를 차지할 정도로 민주당이 강세를 보이기도 했다. 특히 여러 번의 출마 등으로 인지도가 높은 허 위원장은 지난 지방선거 당시 포항시장에 출마해 40%가 넘는 득표를 해 이번 선거에서는 얼마나 선전할 지 주목된다.

이건기 전 민주당 포항 남·울릉 지역위원회 수석위원장도 허 위원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선거전에 합류했다. 이 전 수석위원장은 “현 지역 국회의원들은 지진피해 대책이나 오천의 SRF문제, 민간공원 특례사업 등과 관련해 위기관리 능력이 무능하기 짝이 없다”며 “포항의 행동하는 시민들과 함께 개혁과 변화를 이끌어 나가겠다”고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그는 특히 “한국당의 낡은 정치를 청산하고 이 선거구에서 패배해온 민주당을 이기는 민주당으로 만들겠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