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만으론 포항시민 표 못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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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만으론 포항시민 표 못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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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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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는 유권자들의 표심을 선점하려는 공약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특히 최근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 쾌거에 편승해 이와 관련한 문화예술 분야 공약을 발표해 눈길을 끈다.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문화·예술인을 지원하는 실업보험제도, 이른바 한국판 ‘엥떼르미땅’(Intermittent)을 골자로 하는 공약을 발표했다. 11개 문화·예술분야 활동가 2만여명에게 평균적으로 월 106만원을 5.5개월간 활동소득으로 지급하는 제도로, 예산은 1160억원 가량이 소요된다. 또한 여행 등 여가 생활을 뒷받침하기 위해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조기 퇴근을 장려하는 ‘2.5 휴가제’ 캠페인을 시행하겠다는 공약도 눈에 띈다.

자유한국당은 총선 문화공약으로 문화·체육·관광을 결합한 ‘청년 문화패스’ 신설과 노인층이 건강을 챙길 수 있도록 ‘어르신 건강 스포츠 이용권’ 제도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특히 대구 출신인 봉준호 감독과 관련해 대구지역 예비후보자들의 공약이 잇따르고 있다. 봉준호 영화박물관, 기념관 건립, 공원 조성, 생가터 복원 등을 내놓으며 공약 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과거 박근혜 정부에서 봉 감독을 ‘블랙리스트’에 올린 적이 있어 시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지만 아랑곳 않는 분위기다.

경북지역에서도 총선 출마자들이 지역구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하기 위한 공약을 속속 발표하며 얼굴 알리기에 동분서주 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경북의 정치 1번지 포항은 선거가 임박하면서 예비후보자들이 대거 등판해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특히 남·울릉 선거구는 여야를 합쳐 현재 총 7명이 출마해 대구경북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아직 공천이라는 관문이 남아 있긴 하지만 유권자들에게 눈도장을 찍기 위한 출마자들의 총선 공약 경쟁이 뜨겁다. 대부분 침체된 포항경제를 살리는데 초점이 모아진다. 경제를 살린다는데 마다할 주민들이 있겠냐마는 선거 때마다 단골메뉴로 식탁에 오르는 우후죽순 경제공약에 구미(口味)가 당기는 유권자가 몇이 될 지 의문이 든다. 당장 우리집 앞에 도로가 뚫리고 내 땅이 개발된다는 소식이 아니면 달나라 얘기처럼 들리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유권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눈에 띄는 공약개발을 위한 노력이 더욱 필요해 보인다.

인구 50만이 넘는 경북 수부(首府)도시 포항 시민들의 문화의식과 욕구는 전국 어느 도시에 못지않다. 하지만 시민들의 문화 갈증을 충족시켜 줄 만한 인프라는 그에 한참 못 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이웃도시 경주와 비교해 봐도 ‘문화도시 포항’이라는 말이 무색해진다. 먹고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이긴 하지만 그것만 가지고 유권자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시대는 지났다. 빵보다 더 중요한 무엇이 필요한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이번 총선에선 포항시민들의 문화욕구를 충족시켜 줄만한 참신한 공약이 많이 쏟아져 나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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