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떠나는 이종문 교수의 이색 시서화전
  • 이경관기자
교단 떠나는 이종문 교수의 이색 시서화전
  • 이경관기자
  • 승인 2020.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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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 퇴임 기념 전시회
졸업생 40명·지인 참여
이 교수의 시조 시화 제작
판매수익 학회·학과 기탁
박대성作
서정춘作
정민作
노중석作
계명대 한문교육과에 30여년 동안 몸담고 있으면서 교육과 연구· 시조창작에 열정을 쏟아 왔던 이종문 교수의 정년퇴임을 기념하는 시서화전이 18~23일까지 국채보상공원 내 대구시립중앙도서관 전시관에서 열린다.

이종문 교수는 고려시대 한문학을 전공한 몇 안 되는 한문학자인 동시에,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으로 등단하여 풍자와 해학이 넘쳐나는 ‘이종문 표’의 독특한 시조세계를 구축, 한국시조작품상, 유심작품상, 중앙시조대상, 이호우·이영도 시조문학상 등 다수의 상을 받은 시조시인이기도 하다.

계명한문학회(회장 남춘우)가 주최하고 계명대 한문교육과(학과장 김성중)가 후원하는 이번 전시회는 이색 전시회다.

40명의 졸업생 및 이 교수의 지인들이 이 교수의 시조를 소재로 한 60여점의 시화를 각자 제작해 함께 전시를 열기 때문.

참여한 인사들의 면면도 화제다.

붓을 잡는 것이 생활화 되어 있는 다수의 졸업생들로부터 이동환, 김남형, 이상필, 정민 교수 등 학계의 저명 학자들, 정진규, 이상범, 서정춘, 이하석, 김선굉, 박기섭, 권갑하 시인 등 저명 시인들, 노중석, 최민렬, 선주선, 백영일, 이종훈, 박정숙, 이재욱 등 서예계의 대가와 중견들, 박대성, 이영철, 차규선 등 저명 화가들까지 망라돼 있다.

또한 흥미를 끌만한 사연이 있는 특이한 작품도 많다.

서예가인 중국 사천사범대의 유비빈(劉飛濱) 교수는 중역(中譯)한 이종문 교수의 시조 ‘봄날도 환한 봄날’ 과 ‘그때 생각나서 웃네’를 서예 작품으로 꾸며 보내왔다.

서예가 이종훈, 서각가 정남규 씨는 이종문 교수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현대판 고사성어 ‘등하토란(藤下吐卵)’을 쓰고 목판에다 새긴 합작품을 출품했다.

자유시를 쓰는 시인 이하석은 이 교수의 퇴임을 축하하는 시를 시조로 짓고 써서 격려를 보내기도 했다.

김선굉 시인은 ‘김선굉 시인의 말’이란 부제가 붙은 ‘효자가 될라 카머’를 물오리가 궁둥이로 헤엄을 치는 듯한 이른바 ‘오리 궁둥이 부르스체’로 써서 선보인다.

박기섭 시인은 젓가락으로 점묘해 겹겹 장중한 산을 그리고 독자적 서체인 ‘젓가락 체’로 ‘바지랑대 받는 찰나’를 써서 출품해 선보인다.

압권은 역시 서정춘 시인의 작품.

서 시인은 이 교수의 시조 ‘고요’의 작자를 ‘서정춘’이라 적어놓고, 작품 하단에다 ‘시인 이종문의 시를 읽고 하도나 훔치고 싶어 미친 짓을 해 봤소’라는 주석을 달아 놓아 웃음보를 터뜨리게 한다.

이종문 교수는 “정년퇴임을 앞두고 졸업생들과 동료 교수와 지인들이 함께 전시를 열게 돼 영광”이라며 “30년이 넘는 세월동안 함께 한 많은 사람들과의 의미있는 마무리가 될 이번 전시는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나를 위해 기꺼이 붓을 들어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시 판매수익 전액은 학회와 학과 발전기금으로 기탁할 예정으로 더욱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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