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한국 영화계 모험 두려워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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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한국 영화계 모험 두려워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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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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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배우들과 기자회견
CNN 등 500명 취재진 몰려
“동상 건립·생가 복원 작업
제가 죽은 후에 이야기를”
‘기생충’ 흑백판 26일 개봉
봉준호 감독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봉준호 감독을 비롯한 영화 기생충의 주역들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기자회견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봉준호 감독과 영화 ‘기생충’의 주요 제작진, 주연 배우들이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시상식 후일담과 소감을 밝혔다.

19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로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진행된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기자회견에는 봉준호 감독과 곽신애 대표, 한진원 작가, 이하준 미술감독, 양진모 편집감독, 배우 송강호, 조여정, 박소담, 이선균, 이정은, 장혜진, 박명훈이 참석했다.

아침부터 ‘기생충’의 기자회견에는 500여명의 취재진이 몰렸다. AFP와 BBC코리아, CNN, 아사히 신문, 중국신문사등 외신 매체들도 참석해 현장을 취재했다.

이날 봉준호 감독은 “여기서 제작발표회를 한 지 1년이 돼가려고 한다. 그만큼 영화가 긴 생명력을 갖고 세계 이곳저곳 다니다가 마침내 여기 오게 돼서 기쁘고, 이른 시간에 이렇게 많이 와주셔서 감사드린다. 기분이 묘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송강호는 “처음 겪어보는 과정이었고 봉준호 감독님하고 6개월 전, 작년 8월부터 오늘까지 영광된 시간을 같이 보냈던 것 같다”며 “또 좋은 성과, 한국 영화 ‘기생충’이라는 영화를 통해서 우리뿐만 아니라 전 세계 관객분들에게 뛰어난 한국 영화 모습 선보이고 여러분들께 다시 돌아와서 너무너무 기쁘게 생각한다”고 인사했다.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국제극영화상까지 4개 상을 수상했다. 이는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최다 수상 기록이다. 또 작품상 수상을 놓고 보면 한국 영화로도, 비영어권 영화로도 최초의 기록이다.

‘기생충’은 지난해 열린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도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작품상 동시 수상은 ‘잃어버린 주말’(1946)과 ‘마티’(1956)에 이어 세번째며, 64년만에 나온 새 기록이다.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 HBO 드라마 제작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화제가 된 소감, 수상 직후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는 자신의 생가 보존 및 동상 건립 등에 대해 의견을 밝혔다.

봉준호 감독은 유세윤과 문세윤 등이 수상 소감을 패러디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유세윤씨 천재적인 것 같다. 존경한다. 문세윤씨도, 최고의 엔터테이너이신 것 같다”고 유쾌한 반응을 보여 웃음을 줬다.

HBO 드라마 제작에 대해서는 틸다 스윈튼과 마크 러팔로가 캐스팅 물망에 올라 화제가 된 바 있다. 봉 감독은 “언급하는 것은 이르고 공식적인 사안은 아니다”라면서 “아담 맥케이와 초기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는 상황이다. 이야기 방향과 구조들을 논의하고 있는 시작 단계다. 금년 5월 ‘설국열차’ TV 시리즈가 2013, 2014년부터 준비했던 것이다. 5년만에 방송되는 것을 보면 ‘기생충’도 시간이 꽤 걸릴 것이다”이라고 했다.


또 “그만큼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 HBO 아담 맥케이와 첫발을 딛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생충’ 드라마는 영화가 갖고 있는 애초의 빈부격차라는 주제의식을 담으며, 역시 블랙 코미디와 범죄 드라마의 형식으로 진행된다. 봉 감독은 “리미티드 시리즈라는 명칭을 쓰더라. 시즌 1,2,3,4로 가는 게 아니라 체르노빌처럼 5편 6편 밀도 높은 TV 시리즈를 내려고 한다”고 했다.

이어 동상 제작 등의 이슈에 대해서는 “나도 기사를 봤는데 동상이라는 생각, 그런 얘기는 내가 죽은 후에 해주셨으면 좋겠다. 이 모든 것이 다 지나가리라 하는 마음으로 그런 기사들은 넘겼다. 제가 딱히 할 말이 없다”고 재치있게 답하며 웃음을 줬다.

행사 말미 봉준호 감독은 한국영화 산업에 대한 당부도 덧붙였다. 그는 “(해외에서)‘플란다스의 개’ 때 얘기를 많이 한다. 신인 감독이 ‘플란다스의 개’ 시나리오, 신인 감독이 ‘기생충’과 토시까지 똑같은 시나리오를 가져왔을 때 투자받고 촬영 들어갈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냉정하게 해봤을 때 내가 1999년에 데뷔했는데 20여년간 한국영화가 눈부신 발전이 있었고 그렇지만 동시에 젊은 감독들이 이상한 작품, 모험적인 시도를 하기에는 어려워지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80년대와 90년대 인기가 있었던 홍콩 영화의 쇠락에 대해 언급, “그런 길을 걷지 않으려면 지금 한국의 산업이 모험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영화가 갖고 있는 리스크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더 도전적인 이야기를 산업이 수용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는 ‘기생충’의 뜨거운 인기에 힘입어 ‘기생충: 흑백판’을 오는 26일 개봉한다. 이미 국내에서 천만 관객 돌파에 성공한 이 영화가 또 한 번 흥행 기록을 낼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봉 감독은 흑백판의 관전 포인트에 대해서도 생각을 밝혔다. 그는 흑백 버전을 만든 이유에 대해 “‘마더’ 때도 흑백 버전을 만든 적이 있다. 거창한 의도라기 보다는 고전 영화나 옛 클래식 영화들에 대한 동경, 소위 로망이 있어서 했다”며 “세상 모든 영화가 흑백이던 시절이 있었다. 내가 만약 1930년대 살고 있고 흑백으로 찍으면 어땠을까 하는 영화적 호기심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배우들의 미세한 표정 연기, 섬세한 디테일이나 뉘앙스를 훨씬 많이 느낄 수 있었다. 알록달록 컬러가 사라져서 배우들의 눈빛에 집중하는 측면이 있는데 느낌을 미리 나열하기 보다 보시면서 보면 재밌는 체험이 되지 않을까”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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