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도 막지 못했던 K리그 ‘코로나19’에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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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도 막지 못했던 K리그 ‘코로나19’에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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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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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시즌 개막 잠정 연기
리그 축소 운영까지 고민
무관중 경기 진행 의견도
훈련 스케줄 변경 골머리
어지간한 기상 악화에도 굴하지 않던 축구가 코로나19 앞에서 발목이 잡혔다.뉴스1
축구는 대표적인 실외 스포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날씨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종목이기도 하다. 이웃 스포츠 야구에서는 ‘우천 취소’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등 기상 상태가 경기에 관여하는 일이 적잖다. 하지만 축구는 어지간하면 진행이다.

적어도 단순한 비로 경기가 중단되거나 취소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폭우로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수준이라도 진행된다. 그야말로 ‘태풍’이 불어 안전에 위협이 되는 수준이 아니라면 판단 하에 경기는 속개된다. 눈도 마찬가지다. 유럽리그에서는 하얀 눈과의 구분을 위해 ‘컬러볼’을 사용해 축구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추우면 모자 쓰고 장갑 끼고 진행했던 축구가, 너무 더우면 중간중간 ‘쿨링 브레이크(잠깐 경기를 멈추고 선수들이 수분을 섭취하는)’를 가지며 경기했던 축구가 난데없는 불청객 때문에 발목이 잡혔다. 비바람 폭설도 넘어섰던 K리그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벽 앞에 가로막혔다.

2020년 K리그의 개막이 늦춰진다. 한국프로축구연맹(총재 권오갑)은 지난 24일 오후 긴급 이사회를 개최,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될 때까지 2020시즌 K리그 개막을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연맹 측은 “최근 심각 단계에 접어든 코로나19 확산 사태에 대응해 국민과 선수단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보호 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언제까지 미뤄질지도 지금으로서는 미지수다. 프로연맹 측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언제, 어느 정도까지 이어질지 짐작하기 어렵고 그로 인한 피해도 예측하기 어렵다. 때문에 ‘잠정’이라는 기간에 대해서는 미리 예단하지 않으려 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는 전문가들도 예측을 못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사실상 무기한 연기라 봐도 무방하다”고 덧붙였다.

K리그 역사상 리그 전체 일정이 미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로연맹 이종권 홍보팀장은 “지금껏 폭우나 폭설로 인해서 개막 라운드 일부 경기가 연기된 적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개막 일정 전체가 뒤로 밀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거의 1년을 관통하는 장기레이스이기에 일정 전체를 연기한다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다. A매치 브레이크 등을 통해 연기된 경기를 소화한다는 계획이나 자칫 ‘리그 축소 운영’이라는 새로운 고민을 해야 할 지도 모를 일이다. 때문에 ‘무관중 경기’로 진행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국민들의 염려와 공포가 퍼져 있는 상태에서 지금 프로축구리그가 막을 올리는 것이 환영을 받을 일인지 생각해봤다. 현 시점에서는 리그 일정을 연기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자체적으로 중단 결정을 내릴 수 없는 AFC 챔피언스리그와 관련해서는, 참가 구단들의 홈경기를 당분간 무관중 경기로 치를 것을 권고하기로 했다.

판을 준비하는 프로축구연맹이나 각 구단만 괴로운 것이 아니다. 그 판 안에서, 팬들 앞에서 신나게 뛰어다닐 준비를 하고 있던 선수들도 난감한 상황에 봉착했다. 개막 시점을 2월29일과 3월1일로 잡고, 시즌 스타트를 그때로 잡고 동계훈련을 진행하면서 소위 ‘사이클’을 맞춰놨는데 크게 꼬여버렸다. 더 큰 문제는 다시 출발점을 잡는 것이다.

K리그 한 팀의 감독은 “지금은 축구가 중요한 게 아니라 삶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이다. 리그 일정 연기는 당연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이사회 결정에 적극 찬성한다는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3월 개막에 맞춰서 동계훈련 이후 컨디션 점검까지 조율하고 있었는데 계획이 어긋난 것은 사실이다. 현재 상황에서 언제 리그가 시작된다고 짐작하기 어려우니 훈련 스케줄을 어떻게 짜야할지도 고민”이라고 말한 뒤 “마냥 느슨하게 할 수도 없고 강하게 진행하기도 힘들다. 하지만 모든 조건은 동일하고 다 힘든 상황이다. 최대한 현명하게 대처해야할 것 같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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