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찬스’로 무임승차(?)한 진박·친박 용퇴하라
  • 손경호기자
‘친박찬스’로 무임승차(?)한 진박·친박 용퇴하라
  • 손경호기자
  • 승인 2020.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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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들은 성인이 되려는 아이들을 옥수수 밭 가운데로 지나가게 한다. 그리고 가장 크고 잘 여문 옥수수를 고르도록 한다. 단 조건이 하나 있다. 지나간 길은 다시 돌아갈 수 없다. 또한 옥수수를 한번 고르면 끝이다.

인디언 성인식 이야기다. 대부분의 인디언 아이들은 가장 좋은 옥수수 대신 비리비리하고 작은 것들을 고르게 된다고 한다. 더 큰 것을 찾다보면 막판에 와서야 허겁지겁 고르기 때문이다.

통합당은 공천 시작 전부터 미리 TK지역 50% 물갈이를 천명했다. 70% 물갈이설도 흘러나왔다. 이를 위해 김형오 공천관리위원회는 현역의원들에게 전화 등으로 불출마를 종용했다. 면접도 보기 전에 먼저 자리를 비우게 만들고, 나중에 후임자를 찾겠다는 발상은 선후가 뒤바뀐 일처리다. 이미 지나친 옥수수처럼 현역 불출마 자리에 현역보다 못한 신인을 공천하거나, 최악의 경우 선거에서 패배하는 후보를 공천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대 총선 당시 부산 사상구에 손수조 후보를 공천한 결과는 무엇인가? 문재인 후보가 험지에서 ‘누워서 떡 먹기’처럼 손쉽게 당선되도록 꽃길을 깔아준 것 밖에 없다. 이를 기반으로 2017년 대통령까지 당선됐으니, 당시 공관위가 문재인 대통령 당선에 도우미 역할을 해준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20대 총선에서도 공관위가 우선 추천공천이라는 미명 하에 막장공천을 자행해 원내 2당으로 전락했다. 결국 국회의장 등을 빼앗겨 패스트트랙 추진의 빌미를 제공했다.

요즘 TK 정치인에 대한 불출마 요구가 거세다. PK지역의 정치인이 많이 불출마해 비교가 되기때문이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민주당이 부산·울산·경남 광역단체장을 모두 싹쓸이했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민주당은 부산지역(16곳) 13곳, 경남지역(18곳) 7곳, 울산지역 5곳 모두에서 승리했다. 기초단체장 공천은 국회의원이 직접 했으니,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하다.

반면 TK는 광역단체장 2곳을 모두 이겼고, 기초단체장은 구미시장 단 한 곳만 민주당에 내주었다. 그런데 왜 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을 져야할 부·울·경과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대구·경북이 같은 취급을 받아야 하는가? 통합당 공관위가 지방선거에서 수성(守成)을 잘한 죄를 묻겠다는 것인가? 대통령 선거에서도 타 지역보다 더 높은 투표율에, 더 높은 지지율을 얻는 성과를 거뒀는데 말이다. 민주당 출신으로 구성된 공관위가 아니라면 도저히 이해불가다.

통합당 공관위의 모습은 비유하자면 애국자나 매국노나 똑같이 대접하겠다는 것이다. 더구나 국회의원 1석 가지고 마지막에 합류한 사람은 전략공천설이 나오고 있는데,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혁신공천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냥 이민자(?) 우대 공천일 뿐이다.

통합당이 이동통신사인가? 당에 오랫동안 헌신한 사람은 버리고, 새롭게 둥지를 찾아오는 사람만 우대하니 말이다. 그럴거면 차라리 당명을 ‘미래통신당’으로 바꿔라.

더 좋은 인재가 있으면 교체하는 것은 당연하다. 대구·경북지역에 교체가 필요한 정치인이 많다는 데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다. 공관위는 높은 당 지지율을 악용해 개인 지지율과 비교해 컷오프 시키려는 꼼수 대신 당무감사 등을 통해 지역민들로 외면받는 정치인들을 솎아내야 한다. 또한 TK지역의 존재감 없는 무능력한 의원에 대해서 과감하게 공천배제하고, 능력있는 신인들을 발굴해 야 지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있다.

특히 지난 20대 총선에서 진박·친박세력을 등에 업고 TK지역에서 전략공천을 받은 초선의원들이 가장 먼저 박근혜 탄핵 등 보수정권 몰락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 4년 전 친박 완장을 차고 진박·친박 감별사들과 지역에서 꼴값(?)을 떨던 이들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통합당이 조국의 ‘아빠찬스’를 지적하려면, ‘친박찬스’로 낙하산 타고 정치권에 무임승차한 이들부터 걷어내는 게 순서다. ‘친박찬스’도 능력이라고 우기려면 ‘아빠찬스’도 능력이라고 쿨하게 인정하라. 그동안 당을 위해 아무리 노력했다고 하더라도 무임승차 사실은 주홍글씨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한 줌의 염치라도 있다면 스스로 물러나는 게 옳다. 손경호 서울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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