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복병에 무너진 한달… 앞으로 2週, 코로나19 진압 향방 좌우
  • 김무진기자
‘신천지’ 복병에 무너진 한달… 앞으로 2週, 코로나19 진압 향방 좌우
  • 김무진기자
  • 승인 2020.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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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확진자 1000명 넘어서… 中 이어 세계 2위 감염국 ‘불명예’
잠복기 2주 안팎 고려, 현재까지 확진자 관리
코로나19 전염 대유행 여부 분수령 전망
정부, 가용자원 동원해 사태 진정 총력전
‘코로나19 사투’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는 25일 오후 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방역요원이 확진자 이송임무를 수행하는 구급차를 소독하고 있다. 뉴스1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첫 발생이후 한달여 만에 1000명을 넘어섰다. 사그라드는 듯했던 코로나19는 신천지교회라는 ‘복병’을 만나면서 심각한 위기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신천지교회는 코로나19의 진원지로 드러나면서 국민적 비판을 면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지자체나 정부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여 국민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결국 일본을 제치고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감염국으로 올라서는 불명예를 안게 된 것이다. 향후 2주일이 국내 코로나19 진화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 한달간 감염자 30명 ‘선방’도 무위

중국 후베이성에서 발원한 코로나19는 지난 1월 20일 국내에 상륙했다. 우한시에서 입국한 중국 국적 35세 여성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첫 감염자가 나왔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에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거주했거나 방문했던 이들로 감염 통로가 한정적이었다. 1월 24일 55세 한국인 남성, 26일 54세 남성, 27일 55세 남성 등이 차례로 확진됐는데, 이들은 모두 우한시에서 귀국한 이들이다. 5번 환자 역시 우한시를 방문한 32세 남성이고, 6번 환자는 3번 환자와 접촉한 56세 남성이다.

1월 31일에는 확진자가 하루새 5명 늘어 방역당국을 긴장시켰다. 그러나 이들은 우한을 방문했던 이들이거나 기존 감염자들과 접촉한 이들이어서 통제가 가능한 수준이었다. 코로나19 방역에 자신감을 보여온 정부는 중국 우한 및 인근 고립 교민 350여 명을 전세기를 통해 귀국시키는 등 적극적 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이후 2월 17일까지 국내 코로나19 감염자는 30명으로 완만하게 늘어났지만 대유행 조짐을 보이지는 않았다. 이중 초반 확진자 10명이 완쾌되면서 코로나19가 빠르게 진압될 수 있다는 낙관론이 나오기도 했다.



◇‘TK 초토화’시킨 신천지교회가 진원지

상황은 2월 18일 31번 환자 등장 이후 급변하기 시작했다. 61세 여성인 31번 환자는 대구 지역에서 첫 확진자로 기록됐는데,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활발하게 활동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튿날 31번 환자가 소속된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 14명과 그가 찾은 병원 직원 1명 등 15명이 무더기로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서서히 긴장이 고조되기 시작했다.

2월 20일에는 신천지 대구교회 28명과 더불어 청도 대남병원에서 15명 등 대구·경북 지역에서만 51명의 확진자가 나오면서 지역감염 확산 추세가 뚜렷해졌다. 특히 대남병원 정신병동에 입원중 숨진 63세 남성이 사망 뒤 진행한 진단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국내 코로나19 첫 사망자가 나왔다.

21일에는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 85명 등 100명의 확진자가 더해졌고, 대남병원 입원환자가 또 한명 사망했다. 22일에는 신천지 대구교회 100명, 대남병원 92명 등 229명이 무더기 감염되며 코로나19가 무서운 확산세를 보였다.

2월 23일에도 신천지 교인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169명 늘었고, 24일에는 231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으며 정점을 찍었다. 대구·경북 지역 확진자는 신천지 교인이 대부분을 차지했고, 전국에서 모여 예배를 본 뒤 흩어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타지역 감염의 매개체 역할을 했을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2월 25일 확진자는 144명이 추가된 977명을 기록하며 일본 확진자 수를 넘어섰다. 사망자는 총 11명으로 외국인 첫 사망 사례도 나왔다. 이중 7명이 입원 병력을 가지고 있는 대남병원은 신천지와 더불어 TK지역 감염 숙주 역할을 하며 중증 환자 진원지로 지목되고 있다.



◇ 이번주가 최대 고비 변곡점될 듯

정부가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하고 총력전에 나서면서 코로나19 진압은 향후 2주 가량이 최대 고비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신천지 교인들이 무더기 확진 판정을 받으며 며칠 사이 국내 감염자는 들불처럼 증가했다. 그러나 정부와 지자체가 교인들에 대한 전수 진단검사 등을 통해 감염 고위험군을 서둘러 걸러내고 있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신천지도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교인 21만여 명 명단을 25일 밤에서야 결국 당국에 제출했다.

단기적으로는 감염자가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지만 대처가 빠르고 강력할수록 추가 확진자를 줄이는데는 효과적이라는 것이 의료계 중론이다. 코로나19 잠복기가 2주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현재까지의 확진자 관리가 향후 전염 대유행 여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감염확산 저지 총력전에 나서며 사활을 걸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를 본부장으로 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발족한데 대해선 ‘늦은 감이 있지만 적절한 대처’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달여를 끌면서 느슨해졌던 국민들의 위생의식이 TK 지역 확산세를 계기로 다시 높아진 것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특정 지역에 집중됐던 코로나19 감염자가 최근들어 전국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나타나는 추세를 보이면서 경계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천지 교인들이 대구교회 예배 후 전국 각지로 흩어졌다는 점도 이같은 우려를 뒷받침한다.

전날 대구에서 ‘코로나19 대응 대구지역 특별대책회의’를 주재한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주 안으로 확진자 증가세에 뚜렷한 변곡점을 만들어내야 할 것”이라며 “가용자원을 모두 동원해 사태가 조속히 진정될 수 있도록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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