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 무슨 죄인가요”… 왜 이런 고통을
  • 추교원기자
“대구가 무슨 죄인가요”… 왜 이런 고통을
  • 추교원기자
  • 승인 2020.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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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서 왔다’ 의심 먼저
단순한 기침에도 눈칫밥
시민들끼리 경계하기도
음식점 폐쇄·인적도 끊켜
“민폐도시 된 것 같아” 분통
텅빈 대구 동성로 거리. 뉴스1

“대구가 무슨 죄를 지었습니까. 왜 이런 고통에 시달려야 하는지… 답답할 뿐입니다.”

‘코로나19’로 갑자기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대구에 살고 있는 것이 마치 무슨 죄인인양 취급당하는게 기분 나쁘다는 대구시민 박모(36·수성구)씨의 넋두리다.

비단 박씨뿐만 아니라 모든 대구시민이 느끼는 똑같은 심정일 것이다.

2일 기준 코로나19 확진자수가 3000명을 넘어서고 이틀 사이 8명이란 사망자가 나온 대구는 침울한 분위기를 넘어 불안감마저 감돌고 있다. 시내에 인적이 끊긴지는 이미 오래됐다. 어제는 집 앞에 있던 마트가, 오늘은 내가 즐겨 찾던 식당이 하나둘씩 폐쇄되는 상황에서 대구 시민들조차 서로 기피하는 현상까지 생기고 있다.

그러다보니 박씨는 맘대로 외출도 못하는 대구에 살고 있는 것 그 자체가 싫어진다고 했다.

박씨는 “문전박대까지는 아니지만 혹시나 대구 사람으로 인해 코로나19에 노출될까 대구 사람들을 대구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봉쇄하겠다는 그런 황당한 일도 벌어지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한 달 넘게 외식은 커녕 주말에 외출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며 “어쩔 수 없이 시내를 나가더라도 전부 마스클 하고 있고, 마스크를 안한 사람을 피해다니는 이상한 풍조까지 생기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대구 시민도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내가 살고 있는 대구라는 도시가 마치 ‘민폐 도시’가 된 것 같다”며 “제주도에 갔던 친구는 대구 사람이라는 이유로 하루 만에 돌아와야했고, 또 다른 친구는 거래처에서 문전박대를 당했다”고 전했다. 그는 “무엇이 잘못됐고 무엇을 잘못한 것인지 알 수 없다”고 호소했다.

한 아이 엄마는 이날 인터넷 카페에 “집에만 있다 어쩔 수 없이 아이 치료 때문에 병원에 갈 수밖에 없었다”며 “병원에서 갑자기 기침이 나왔는데 간호사가 이상하게 쳐다보더라”고 밝혔다. 그는 “외출 후에 집에 돌아와 옷을 전부 다 벗어 세탁하고 베란다에 걸어놓고, 대체 이게 뭐하는 짓인가 정말 짜증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대구뿐만 아니라 대학이 많은 경산에도 확진자가 급증하자 시민들조차 불안해 하고 있다.

경산에서 대구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김모(45·중방동)씨는 “지역에 매일 확진자가 늘고 있어 너무 불안하다”며 “근무지인 대구시내로 출근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놓고 매일매일 고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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