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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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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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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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때문에 가족과 떨어져 사는 친구를 오랜만에 만났다. 구구소회를 나누다 “객지생활 외롭고 힘들지 않아!”라고 묻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자식들 대학 졸업시키고 취직할 때까지 죽었다 생각하고 참고 견뎌야지 뭐. 그런데 말이지 세월은 왜 이리 더디게 가는지..”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친구와 헤어지고 집에 돌아와서도 “그때까지 죽었다라고 생각하고 참고 견뎌야 한다.” 던 그 말이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그럼 현재의 삶은 뭐란 말인가. 먼 훗날 갈망하던 그날을 맞이한다 한들 흘러가버린 세월을 되돌릴 순 없지 않은가. 사람은 단 한 번만 이 세상에 왔다 가는 것이기에 오늘이 가장 소중한 것이 아니던가!

사람은 누구나 인생의 짐을 지고 산다. 그러나 그 짐에 억눌린 삶을 살아서는 안 된다. 인생에서 마땅히 짊어져야할 짐을 벗어던지고 회피하라는 것이 아니다. 주어진 책임을 다하기 전까지 오직 견뎌내야 한다는 그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단 한번인 인생 어느 한 부분도 삶이 아닌 것이 없기에 어렵고 힘든 상황일지라도 매순간들을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며 자신을 위한 정원과 영혼을 가꾸며 살아야 한다. 막연한 미래에 대한 기대만으로 참고 견뎌야 한다는 생각으로 살면 그 시간들을 잃어버리게 되는 까닭이다. 미국의 정신과 의사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였던 모건 스콧 펙은"자신을 소중히 여기기 전까지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지 않을 것이다. 시간을 소중히 여기기 전까지는 그 시간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비가역적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인생의 어떤 순간도 두 번은 없다. 우리는 아무런 준비나 연습 없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아무런 훈련 없이 죽는다. 어떤 형태의 삶일지라도 시간은 우리의 매순간들을 끊임없이 삶의 한 조각으로 구성시켜 나간다. 그러므로 지금만이 우리의 시간이다. 지금 뜨겁게 살고 지금 현재를 사랑해야 한다. 단 한순간도 단 하루도 결코 반복되지 않는다. 두 번의 똑같은 새벽도 없고 밤도 없다. 두 번의 일출이나 석양도 없고, 두 번의 입맞춤이나 눈빛도 없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오직 단 한번만 스쳐 지나간다.

시간은 생을 구성하는 원천적 재료이자 기반이다. 생명이라는 말은 현재라는 시간 속에 살아있는 존재에게 부여되는 것이므로 우리가 보내는 시간들은 모두 생명의 한 조각이다. 어느 누구도 단 한 시간을 더 받을 수도 없고, 덜 받을 수도 없다. 미래의 시간을 앞당길 수 없으며, 빌려 쓸 수도 없다. 단지 이 순간의 시간만을 쓸 수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지금 이 순간 속에서 즐거움과 보람과 만족을 이룩해야 한다. 모든 것이 지금에 속해 있다. 행복과 성공도 결국 이것에 달려 있다.


팍팍한 세상살이에 지친 우리들, 나이 들어 단조로워진 일상을 무익하고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 외에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 이젠 시간을 어떻게 죽일까란 생각보다 자신을 위해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까를 고민해보자. 시간이 있을 때 장미꽃을 따라고 하지 않았는가. 시간은 그침 없이 흐르기에 오늘 미소 짓는 꽃도 내일은 시들고 말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을 버려진 폐가처럼 황량하고 을씨년스럽게 버려두지 마라. 지금 주어진 시간을 죽이지 말고, 자신을 위한 생동의 시간이 되게 하라. 인생에서 시간이야말로 가장 유니크하고 부족한 자원이다. 이것을 유효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그 밖의 아무 것도 관리하지 못한다.

이철우 시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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