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관위인가? 공천 농락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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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관위인가? 공천 농락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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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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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의 공천 행태가 매우 우려스럽다. 사실상 자폭(自爆)공천을 자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합당 공천은 경선보다는 단수공천과 우선추천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이는 공관위가 자기 입맛에 맞는 사람한테 공천 주겠다는 의구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제20대 공천 시즌2를 보는 것 같다.

더구나 공천자 일부는 4.15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후보를 포함해, 인접 지역구로 옮기거나 해당행위자들도 있다. 인접지역구로 옮겨 공천받은 대표적인 인사는 김용태(양천을→구로을), 정미경(수원무→수원을), 정태근(성북갑→성북을), 안상수(인천 중·동·강화·옹진→미추홀구을), 정우택(청주 상당→청주 흥덕) 등이 대표적이다.

홍준표 전 대표, 김태호 전 경남지사에 대해 험지 출마 요구는 계속되고 있다. 타 지역 이동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진 친박계 윤상현 의원은 공천에서 탈락했다. TK지역 공천신청자 일부에게도 지역구를 옮길 것을 종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타지역구 공천은 정치인들이 쌓아놓은 지역기반과 지지세력을 ‘제로’로 만드는 리셋(reset)행위이다. 한마디로 당선 가능성을 약화시키는 ‘자폭공천’이다. 수년 간 관리해 온 지역구를 포기하고, 선거가 40여일 남은 상황에서 새롭게 시작하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득은 미래통합당 후보들과 본선에서 경쟁하는 타 정당 후보들이 보게 될 것이다. 미래통합당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한 ‘X맨’ 공관위가 아니라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공천 방식이다.

공천 신청 후보들이 자질과 능력이 없으면 공관위는 낙천시키면 된다. 이들이 자기 지역에서 충분히 당선 가능하다면 당연히 그 지역에 공천을 줘야 한다. 그 지역을 거점으로 인접지역까지 지원할 수 있는 후보가 많이 공천 받아야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다. 인삼도 옮겨 심으면 약 효과가 떨어진다. 하물며 내일 모레가 선거인데, 지역구를 옮겨 공천하면 공관위는 당선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지역 유권자들은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이들을 왜 지역대표로 선택해야 하나? 국회의원 300명을 전부 비례대표로 선출하지 않는 이유는 지역대표성 때문이다. 그런데 공천받은 지역에 살지도 않고, 관심도 없던 사람을 낙하산으로 공천하고서는 표를 달라고 하는 것은 지역구 선거제도를 형해화(形骸化)하는 행동이다.

통합당의 이 같은 공천방식은 ‘돌려막기 공천’인가? 이 지역, 저 지역 옮겨서 제멋대로 공천하는 ‘철새 공천’인가?

통합당 공관위가 ‘공천관리위원회’인지, 지역구에서 경쟁력을 키워온 정치인들을 농락하는 ‘공천농락위원회’인지 구분이 안 간다. 자기들 입맛대로 지역구를 난장판으로 만드는 것은 공천관리의 권한을 넘어선 월권이다.

통합당 부당공천 반대모임이 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부당·특혜공천 철회 및 부당한 공천으로 분열을 야기하는 김형오 공관위원장에게 책임지고 사퇴할 것을 촉구한 것도 수긍이 간다.

공천관리위원회가 ‘공천 농락위’라는 비난을 받지 않으려면 TK지역에 대해서는 똑바로 공천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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