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 코로나19, 사회적 연대가 해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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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기회로’ 코로나19, 사회적 연대가 해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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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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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분야 전문가 “예방 수칙만으로 위기 해결 어려워”
각종 기부 물품 등 사회 곳곳서 연대 움직임 보이지만
특정 환자 혐오 감정 조장 등 공동체 균열 우려 상황도
“모든 국민 결속해 위기 극복, 정부 역할도 매우 중요”
쏟아지는 응원 물결3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대구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 의료진을 응원하는 메시지와 기부물품이 쌓이고 있다. 뉴스1
“진짜 미안한데요. 혹시 마스크 남는 게 있으면 몇 장 주실 수 있어요?”

서울에 사는 박아름씨(가명·여·25)는 최근 과외 수업 도중 어학 교사에게 이 같은 부탁을 받았다. 30대 교사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매장마다 제품이 모두 품절돼 마스크를 구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박씨는 지난 달 마스크를 박스채 구입해 여분이 남았으나 “드리겠다”는 말문이 선뜻 떨어지지 않았다. 박씨는 “‘내가 참 인색해졌구나’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요즘 시국에 어떻게 이런 부탁을 할 수 있지’하는 감정이 교차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 사회연대 흔들릴 수 있어…예의주시

코로나19 같은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박씨 같이 망설임과 서운함이 교차하는 복합적인 감정은 누구나 접할 수 있지만 사회 분야 전문가들은 자칫 ‘사회 연대’(social solidarity) 의식이 흔들리는 상황으로 발전할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현상이 심각해지면 ‘개인’의 이익과 안전만이 최고 우선시돼 사회적인 불신과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송인한 연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코로나19) 같은 위기 상황에 직면하면 우리 사회는 분열과 공동체 회복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며 “이런 상황에서 기부나 의료 지원, 나눔 활동 등 사회적인 연대는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전환해 사회를 성숙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러스 확산 초기 때만 해도 마스크 착용·손 세정 등은 감염 차단을 위한 현실적인 방안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고착화하면서 예방수칙만으로 위기를 해결하기 어렵게 됐다. 근본적으로 공동체 의식의 도움 없이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사회적인 연대는 코로나19 사태 해결을 위한 필요조건이라는 것이다.

송 교수는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사회적인 문제는 연대와 협력으로 해결할 수 있다”며 “특히 코로나19 사태에서 우리 사회의 연대의식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연대 움직임 서서히 나타나… 우려스러운 상황도

사회 곳곳엔 연대 움직임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건물주들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를 위해 임대료를 받지 않겠다고 하는가 하면 ‘바이러스 최전선’으로 불리는 대구·경북 지역의 의료 현장에는 각종 기부 물품이 몰리고 있다.

사회 공동체에 균열을 일으킬 우려스러운 상황도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 특정 환자를 ‘슈퍼 전염자’로 지목하면서 혐오 감정을 조장하거나 ‘마스크 품귀 현상’을 틈타 불법 매점매석 행위를 벌이는 것이 대표적이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 저널(WSJ)도 지난 2일치 ‘코로나바이러스는 다른 부유한 국가보다 미국을 더욱 괴롭힐 수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코로나19 위험 요소’ 가운데 하나로 ‘사회적인 연대 결여’를 꼽았다. 사회적인 연대는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하는 전 세계에서 요구되는 셈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국내 상황을 너무 비관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 금융위기·메르스 사태·탄핵 국면 등 위기 상황 속에서 우리 국민은 금 모으기·기부·평화 집회 등 연대 움직임으로 극복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윤상철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는 “확진자의 동선을 공개하면서 추가 감염을 막는 방식의 대응이 효과를 발휘하는 시기는 지났고 이제는 사회적인 연대가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IMF 위기나 메르스 같은 국가 위기 상황 때마다 우리 국민은 서로를 배척하기보다 끌어안고 힘을 모으는 사회적인 연대를 발휘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수록 이러한 움직임이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교수는 또 “특히 정부는 일방적으로 장밋빛 전망을 제시하기보다 상황을 숨김없이 공개해 국민의 협력과 양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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