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에서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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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에서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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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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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전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COVID-19)는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사람에서 주로 호흡기 감염을 일으키는 전염성 바이러스 질환으로 초기에는 감기 증상과 유사하지만 고열과 호흡기 증상(기침, 인·후통, 폐렴 등)을 보이다가 심한 경우 죽음에 이르게하는 무서운 질병이다.

코로나바이러스속은 항원성 등의 바이러스 성상의 차이에 따라 알파, 베타, 감마, 델타 등 4종으로 분류하고 있고 지금까지 사람이나 동물에서 감염을 일으키는 코로나바이러스는 약 40여종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DNA 바이러스는 이중나선구조로 되어 있어 매우 안정적인 것에 비해 코로나바이러스는 단일가닥 RNA 바이러스로서 돌연변이가 쉽게 일어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입자는 구형 또는 다형성을 나타내는 직경 120~160 nm (1 nm는 10억분의 1 m에 해당)의 크기로서 입자 표면에 완관의 돌기와 유사한 길이 약 20 nm의 주걱모양 spike(또는 peplomer)를 가지고 있다. 이 spike가 숙주에 부착 시 주요한 기능을 나타낸다.

본고에서는 우리 주변에서 사육하고 있는 동물(산업동물 및 반려동물)에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시의 특성을 알아보고, 특히 말에서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특성은 어떠한지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소 코로나바이러스(Bovine coronavirus, BCoV)는 송아지나 성숙한 소(성우)에서 설사를 주요 증상으로 하는 급성질병이다. 겨울철에 주로 발생하고 있어 “겨울철 이질”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소화기의 장관 이외에도 상부기도에 높은 친화성이 있어 송아지에서 가벼운 호흡기 증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돼지 코로나바이러스(Swine coronavirus, SCoV)는 심한 수양성 설사와 구토가 주요 증상으로 전염성 위장염(TGE)과 돼지 유행성 설사병(PED) 등 돼지의 급성 전염성 설사병이 특징으로 양돈산업에 경제적으로 큰 피해를 입히고 있다. 닭 코로나바이러스(Avian coronavirus, ACoV)는 호흡기 질환(닭 전염성 기관지염, IB)이 대표적이지만 비뇨기, 생식기, 소화기에도 높은 친화성을 가지고 있어 신장염, 장염, 산란저하 등을 일으켜 경제적 피해를 초래하는 복잡한 질병으로 인식되고 있다.

반려동물인 개와 고양이의 경우는 어떠한지 살펴보자. 개 코로나바이러스(Canine coronavirus, CCoV)는 주로 소화기 감염을 통해 장염을 일으킨다. 감염된 개의 분변중에 바이러스가 배출되어 경구감염을 통해 쉽게 전파된다. 고양이 코로나바이러스(Feline coronavirus, FCoV)는 고양이 전염성 복막염(FIP)을 일으킨다. 이는 집고양이나 동물원에서 사육하고 있는 치타 등 대부분의 고양이과 동물에 발생하는 질병으로 주로 복막염, 복수저류, 맥관염, 화농성 육아종 형성 등을 특징으로 한다. FCoV는 CCoV나 SCoV와 항원성이 유사하며 감염경로는 정확하게 모르지만 감염 고양이의 분뇨나 타액과 함께 배설된 바이러스가 입이나 콧구멍을 통해 체내로 침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말 코로나바이러스(Equine coronavirus,ECoV)는 Betacoronavirus로서 1세 미만의 어린 말에서는 대부분이 임상 증상을 발현하지 않으나 소화기 질환을 일으키는 다른 병원체(살모넬라나 클로스트리듐 등)와 협력하여 주로 장염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성숙한 말에서는 대부분이 열, 식욕부진, 무기력, 백혈구감소증, 설사 등을 유발하나 가끔씩 가벼운 산통이나 신경장애 등을 나타내기도 한다. 말에서의 감염율은 유행기에 20~85%정도이나 치사율은 내독소 쇼크 등의 원인에 따라 최대 10%로 추정하고 있다. ECoV는 먼저 소장의 점막에 감염되어 장염을 일으키고 전파는 분변을 통한 경구감염으로 추정하고 있다. 임상적으로 감염된 말은 약 11일까지 그들의 분변내에 바이러스를 배출하고, 이들로 인해 질병이 발생된 지역에서 사육중인 건강한 말의 분변에서도 소량이지만 ECoV가 검출되기도 한다. 본 병은 주로 임상증상을 기초로 중합효소연쇄반응(PCR)으로 진단하며, 임상증상이 나타난 후 3~4일경에 바이러스의 배출량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같이 코로나바이러스는 사람과 달리 산업동물이나 반려동물에서는 대부분이 소화기 질병을 일으켜 경제적 손실을 끼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코로나바이러스가 어느 날 갑자기 강력한 모습(호흡기 질병)으로 우리 곁에 나타난 것이 문제이다. 사람의 경우 2002년의 사스, 2012년의 메르스, 2019년의 코로나가 우리를 두렵고 놀라게 하고 있다. 산업동물이나 반려동물로부터 사람으로의 전파에 관한 연구는 상당히 미흡한 실정으로 앞으로 이들 동물을 매개로 사람으로의 전파 등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본다. 그 동안 산업동물인 소, 돼지, 닭과 반려동물인 개, 고양이 등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대비하여 백신을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말의 경우 백신은 물론 아직까지 국내에서 코로나바이러스에 관한 기초적인 연구조차도 거의 없는 실정이다. 현재 말도 인간과 가장 밀접한 동물이고 언제 어떻게 말을 매개(중간숙주)로 인간에게 문제를 야기할지 모르기 때문에 말에서 코로나바이러스에 관한 연구가 시급히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조길재 경북대학교 馬의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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