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전염병들
  • 이경관기자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전염병들
  • 이경관기자
  • 승인 2020.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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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중요한 권력자
메리1세·아돌프 히틀러 등
목숨 빼앗아간 질병들 설명
로날트 게르슈테 지음. 강희진 옮김. 미래의창.376쪽.
의사이자 역사학자인 로날트 게르슈테의 저서 ‘질병이 바꾼 세계의 역사’가 최근 출간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전염병의 대유행이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소개하는 이 책은 최근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확산됨에 따라 국내 독자들에게 떠오르고 있다.

히틀러가 제1차 세계대전에서 실명의 위기를 겪지 않았다면 화가를 그만두고 정치에 뛰어들었을까?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소아마비에 걸리지 않았다면 역경을 극복해내고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지도자의 이미지로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을까?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원정 중 사망하지 않았다면 유럽의 역사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잉글랜드 메리 여왕의 ‘상상 임신’ 덕에 영국은 오늘날 스페인어가 아니라 영어를 쓸 수 있게 되었다고?

질병은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위협하여 역사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지만 그중에서도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인물들의 건강과 목숨을 앗아감으로써 역사의 흐름을 바꾸기도 했다.

로날트 게르슈테의 ‘질병이 바꾼 세계의 역사’는 역사상 가장 많은 질병은 무엇이며 최고 권력자들 무너뜨린 질병은 무엇인지를 통해 역사를 바라본다.

페스트, 콜레라, 유행성 독감(인플루엔자) 같은 범유행성 질병은 그 시작과 진행과정이 상당히 유사하게 진행된다.

최초의 발병자가 있고, 이후 교통수단을 통해 점점 더 넓은 지역으로 퍼져나간다.

역사의 발전과 더불어 교통수단 또한 발전하면서 전염병의 전파 속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진다.

과거에나 지금이나 치명적인 범유행병이 퍼지면 각국은 국경을 봉쇄하여 유행병의 감염을 막으려 노력하지만 질병은 어떻게든 바리케이트를 뚫고 들어와 1차 감염자를 만들고, 백신과 치료약이 만들어질 때까지 인류를 괴롭히며 역사를 바꾸어 나간다.

33세에 죽은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사인은 지금까지 미스터리다. 독살설이 가장 많이 언급되지만, 말라리아·티푸스·위염이나 장염·웨스트나일바이러스 감염 등이 원인이라는 주장도 있고 인도 전투에서 입은 부상이나 선천성 질병, 심지어 지나친 음주를 죽음의 원인으로 들기도 한다.

사인에 대한 논란은 분분하지만, 그가 일찍 죽지 않았더라면 세계사는 크게 바뀌었을 것이라는 점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1555년 봄 잉글랜드의 메리 1세 여왕이 임신했다는 소식이 전 유럽의 왕정에 퍼져나갔으나 ‘상상 임신’으로 판명됐다. 여왕의 배가 불러오고 젖이 분비되는 것을 목격했다는 증언은 분명히 있었다. 저자는 난소종으로 분비된 액 때문에 임신이라고 착각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훗날 ‘피의 메리’로 불린 메리 1세는 스페인의 왕자와 결혼했던 만큼 실제 임신해 왕위 계승자를 낳았다면 오늘날 영국인들은 스페인어를 쓰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치 독일의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에게는 ‘건강염려증’이 있었다.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을 당시 각종 감염에 대해 극심한 공포증을 지니게 됐고 그 이후 감기에 걸린 사람과는 절대 면담하지 않았고 자기를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에게는 먼저 손을 ‘미친 듯이’ 씻을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이 일찍 죽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의 전쟁 방침이나 전쟁 말기 자살 결정에도 이런 생각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히틀러의 병력을 전문적으로 연구한 역사학자와 의사는 “히틀러의 건강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사리 분별도 가능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책은 이 밖에도 바흐, 레닌, 루스벨트, 케네디 등 주요 인물들이 겪었던 질병과 그 질병이 역사에 미친 영향, 페스트, 매독, 천연두, 콜레라, 독감, 결핵, 에이즈 등 전염의 진행 과정을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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