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예방은 ‘듣기’에서부터

코로나19로 인해 개학이 4월로 늦춰졌다. 학생들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져 학교폭력이 줄었을거라 얼핏 생각이 들지만 현실은 그와 다르다.

용돈에 조금이나마 보태고자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여학생의 강제추행 피해, 너무 답답한 집을 잠시 나와 친구들과 어울리던 중 우연히 만난 선후배간의 폭력 등 학교폭력은 여전히 우리 일상에서 일어나고 있다.

특히 요즘 학생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성인 못지 않은 잔인한 형태를 띄고 있는 것도 많아 학교폭력에 관한 제대로 된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제대로 된 대책이란 무엇일까? 각자마다 가진 답이 다를 수 있지만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듣기’라고 말한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학교전담경찰관으로 학부모 교육을 가보면 “대화를 하려해도 아이와 무슨 얘기를 해야될지 모르다”라는 질문을 종종 받아 그럴 때 자주 해주는 말이 있다. “얘기를 하려 하지 마시고 그냥 들어주시고 단, 리액션은 꼭 해주세요. ‘아~ 그렇구나, 그래서?라는 리액션들이 아이로 하여금 어 부모님이 내 말에 귀 기울여 주시네’라는 생각이 들게 하고 흥이 나 더 얘기하게 할 것입니다”라고 권한다.

영덕경찰서는 ‘청렴쪽지(청소년의 염원을 담은 쪽지)’라는 프로그램으로 청소년의 얘기를 듣고 SNS 등을 통해 답을 해 주고 있다. 본인은 경찰로서 가해학생의 선도 및 피해학생의 보호를 위해 일선에서 발로 뛰지만 생각해보면 하는 일 중에 가장 큰 비중은 청소년의 얘기를 들어주는 일이었다.

옆에 있는 사람에게 내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 이러한 생각을 아이에게 갖게 해주는 것이야 말로 학교폭력예방의 가장 좋은 대책안이 아닐까?

봄, 우리 모두가 아이와 눈맞춤을 하며 아~ 그렇구나! 라는 리액션과 함께 그 대화에 푹 빠져 봄이 어떨까?
김건희 영덕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경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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