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출마는 잘못된 공천의 바로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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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 출마는 잘못된 공천의 바로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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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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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정당들이 공천에 반발해 출마하려는 무소속 인사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당 지도부 등이 나서 ‘복당 불허’라는 엄포까지 놓고 있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미래통합당의 텃밭인 대구경북만 하더라도 컷오프에 반발한 무소속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무소속 바람의 진원지는 대구 수성을 출마를 선언한 홍준표 전 대표다. 컷오프 된 곽대훈·정태옥 의원도 이미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김석기·백승주 의원 등 컷오프된 현역 의원 가운데 일부도 무소속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다.

여기에 경쟁력이 있는 전직 의원 및 단체장·부단체장 출신 등도 무소속 출마설이 흘러나오는 등 무소속 확산 바람이 불고 있다. 장윤석·주성영·서상기 전 의원, 박승호 전 포항시장, 김장주 전 경북부지사 등이 바로 그들이다. 이한성 전 의원은 처음부터 무소속 출마로 방향을 잡았다.

이들 상당수가 탄탄한 지역 기반을 갖춘 인사들이라 ‘표 분산’에 상당한 파괴력이 있다고 점쳐지고 있다. 더구나 이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려는 곳은 대부분 여성 또는 정치 신인이 공천을 받은 지역들이라는 점에서 통합당 총선 전략에 차질이 예상된다.

이들의 무소속 출마에 따른 집안 싸움으로 일부 지역에서는 민주당 등이 어부지리를 얻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석연 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 직무대행이 최근 공천 결과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한 인사들의 복당 불허를 황교안 대표에게 정식으로 요구한 이유일 것이다. 김형오 전 위원장도 “탈당과 무소속 출마는 여당과 정권에 승리를 바칠 뿐”이라고 입장문을 통해 밝힌 것도 마찬가지다.

탈당과 무소속 출마가 여당과 정권에 승리를 바칠 뿐이라는 김 전 위원장의 언급은 일견(一見) 맞는 말이다. 그러나 이들을 비판하기에 앞서 김 전 위원장은 왜 이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할 수 밖에 없는 공천을 자행했는지부터 자문(自問)해 봐야 한다.

포항남·울릉 지역만 봐도 그렇다. 통합당 공관위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상위권에 있는 후보들은 모두 배제하고, 하위 후보들로 경선을 치른 이유를 제대로 설명할 수 있을까? 공관위가 TK지역 현역의원에 대해 무자비한 컷오프를 자행해 박명재 의원은 경선에서 배제했다고 하더라도, 김순견 전 경북도경제부지사나 박승호 전 포항시장을 공천에서 컷오프할 이유는 없었다. 특히 김 전 부지사의 경우는 탈당 한 번 한 적 없고, 당의 결정에 모두 승복한 인사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지지율이 경선 후보들에 비해 낮은 것도 아니다. 다른 지역은 몰라도 공관위가 포항남·울릉 공천에 대해 혁신공천이나 공정공천을 입에 담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수많은 탈당 인사에 대해서도 경선을 허용하면서 당의 결정에 항상 승복해온 인사는 호구 취급하며 경선에 배제해 놓고 무소속 출마를 비난하는 것은 정치인을 어린아이로 취급하는 행위다.

통합당이 공천을 똑바로 했다면 무소속 출마를 전혀 두려할 이유가 없다. 1등할 사람을 공천했다면 무소속을 출마하든 말든 상관이 없다. 특히 공정한 경선을 통해 후보자를 결정했다면 경선 패배자는 무소속 출마자체가 원천봉쇄된다. 따라서 통합당이 공천에서 배제된 인사들의 무소속 출마를 두려워하는 것은 스스로 올바른 공천을 하지 못했다고 시인하는 것과 다름없다. 무더기 무소속 출마는 잘못된 공천의 바로미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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