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 개발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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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 개발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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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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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일대에 거액의 예산 지원이 이뤄질 전망이다. 경북도와 포항시에 따르면 포항시 ‘구룡포 일본인가옥거리 활성화’사업이 문화체육관광부 공모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올해부터 2024년까지 5년 동안 200억원을 투입해, 일본인가옥거리 테마형콘텐츠 개발, 구룡포예술공장 활성화, 구룡포 해양먹거리개발, 호미반도권 관광지연계상품개발, 청년창업 및 정착유도 지원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구룡포 일본인가옥거리는 최근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촬영으로 관광객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고 있으며, 지속적인 관광객 유지를 위해 보다 많은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 체험거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 반영됐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연내 사업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2024년까지 핵심사업과 인프라 리뉴얼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 색다른 관광의 메카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같은 계획은 몇가지 점에서 우려스러운 면이 있다. 우선 국민들의 정서에 맞지 않다. 최근 일본 문부성은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내용이 담긴 중학교 교과서에 대해 검정통과 시켰다. 자라나는 중학교 학생들에게 역사를 왜곡해 가르치는 일본 정부를 생각하면 일본인 가옥 거리는 당장 철거해도 부족한 심정이다. 경북도의회와 울릉군 등이 규탄 성명을 발표하는데 포항시가 이에 반해 적산가옥이 즐비한 거리에 거액을 투자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언밸런스다. 또한 이 거리에 거액을 투자하기에는 그 명분이 약하다.

이 거리의 존재 이유는 두가지로 요약 될 수 있다. 과거 아픈 역사를 통해 교훈을 얻자는 것이며, 또 하나는 일본인 관광객을 유치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이 둘 다 당초 기대와는 다르게 진행되고 있다. 역사의 교훈 대신에 기모노를 입고 활보하거나 사무라이, 게이샤 흉내를 내는 젊은이들이로 가득차고 있다. 프랑스 마을에 독일군 게쉬타포 옷을 입고 활보한다면 프랑스 국민이 과연 용인 하겠는가?

일본인 관광객들의 방문도 당초 기대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더구나 최근 들어 한일 간의 분위기로 봐서 일본인관광객들이 구룡포 까지 방문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국가나 지자치의 예산은 불확실성이 덜하고 예측가능한 일에 우선투자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구룡포 가옥거리는 여러면에서 그 불확실성이 커, 투자가 아닌 투기에 가깝다. 경북도는 한편에서 규탄하고 한편에서는 일본문화를 장려하는 듯한 모순을 당장 거둬 들여야 한다.

100억원의 지방비를 보태 투자하겠다는 계획, 당연히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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