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표는 무소속 출마가 국민 명령을 거스르고, 문재인 정권을 돕는 해당 행위이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앞서 이석연 공천관리위원회 부위원장도 공천 결과에 반발해 출마한 무소속 출마자들의 ‘복당 불허’를 황 대표에게 정식으로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황 대표와 이 부위원장은 무소속 출마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언급할 필요가 없다. 이기는 공천을 했다면 무소속 출마를 걱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무소속 출마에 따른 표 분산이 우려된다면 공관위가 공천을 잘 못했다는 반증이다. 경선으로 후보자를 결정했으면 탈락자들은 법에 의해 출마 자체가 원천봉쇄되기 때문이다. 결국 공관위가 경선을 실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무더기 무소속 출마는 자업자득이다.
자신들이 공천 주고 싶은 인사가 경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단수공천이나 우선공천을 실시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경선 미실시로 무소속 출마의 길을 활짝 열어 놓은 공관위가 황 대표의 언급처럼 국민의 명령을 거스르고, 문재인 정권을 돕는 가장 큰 해당행위자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통합당 공관위는 30분 공모라는 초스피드 공모를 하기도 했다. 지난 3월 6일 대구 수성을 선거구에 대해 추가공모하면서 신청서 접수기간을 당일 오후 4시30분부터 5시까지 단 30분만 허용했다. 자기소개서, 의정활동계획서 등 작성할 서류와 병역사항 현황서 등 관공서를 통해 발부받아야 할 총 26종의 서류를 30분 만에 해결해 공천접수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더구나 오직 방문접수만 가능하기 때문에 모든 서류를 갖추고 있는 인사라도 대구에서 시속 300km/h의 KTX를 타도 접수가 불가능할 수 밖에 없다. 결국 공관위가 생각해 놓은 사람의 접수는 이미 사전에 정해져 있고, 추가공모는 요식행위일 뿐이었다는 게 옳은 판단일 것이다.
그러니 많은 사람들은 통합당이 ‘공천’이 아닌 ‘막천’을 했다고 비판하는 것이다. 결국 공관위의 막천으로 인해 대구·경북에는 무소속으로 출마한 인사가 많아진 것이라 할 수 있다.
통합당의 영구 복당 불허라는 초강수는 무소속 출마자들의 파괴력이 상당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다. 대구·경북지역에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전·현직 국회의원 및 전직 단체장들이 부지기수여서, 이들의 경력이 새롭게 공천받은 통합당 공천자들과 비교해 봐도 대부분 화려한 것에서 경쟁력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황교안 대표와 이석연 공관위 부위원장은 복당에 대해 거꾸로 생각하고 있다. 정당들은 그동안 탈당자들이 아무리 복당시켜 달라고 해도 자기들이 아쉬운 게 없으면 그냥 뭉개왔던 것이 대부분이다. 당이 다 망해가거나, 제 코가 석자일 때에만 어쩔 수 없이 탈당자들에 대한 복당을 선심 쓰듯 허용했을 뿐이다. 즉, 정당이 아쉬울때 힘을 합치자고 손을 내밀었을뿐, 당이 시혜를 배 푼 게 결코 아니다.
2022년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탈당파들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엄포를 곧이곧대로 들을 국민은 없다. 탈당파들이 두려우면 공천이나 똑바로 하라.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