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도 높은 ‘한국산 항체 진단키트’ 세계 곳곳서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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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도 높은 ‘한국산 항체 진단키트’ 세계 곳곳서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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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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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바이오기업 젠바디 ‘진단키트’ 수출용 허가 획득
손가락 채혈로 10분 내 코로나 감염여부 확인
보건소·병원에 가지 않고도 빠른 속도로 검사
바이러스 확산세 매서운 국가서 감염자 신속 차단
젠바디 코로나19 신속진단키트. 뉴스1
“다른 나라 불량품이 많다며, 각국에서 직접 수출 요청을 해왔습니다.”

국내 바이오기업 젠바디의 정점규 CTO(최고기술책임자, 최대주주)는 자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 신속진단키트가 수출 길에 오른 배경을 이 같이 설명했다. 젠바디가 개발한 제품 이름은 ‘GenBody COVID-19 IgM/IgG’로 지난 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수출용 허가를 받았다.

31일 정점규 젠바디 CTO는 “도미니카의 경우 굉장히 다급하게 요청이 왔고, 헝가리를 포함한 일부 유럽 국가들은 다른 나라 제품이 불량이 많아 한국산을 찾으려고 한다면서 연락을 줬다”며 “현재 15개국에 대해 제품 선적을 했거나, 수출계약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 브라질 ‘지카 바이러스’ 진단키트 성공신화

젠바디는 현재 100만명 이상 검사가 가능한 물량에 대해 10개국과 수출 계약을 마친 상태다. 수출 물량은 이미 브라질과 도미니카, 파키스탄,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아일랜드 등에 공급되고 있으며, 총 규모는 396만달러(약 48억4000만원)다.

현재 수출 계약을 진행 중인 곳까지 합치면 수출국은 총 15개국으로 늘어난다. 약 620만개에 달하는 검사량이다. 그 중 유럽국인 헝가리와 루마니아의 경우 수출 계약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

특히 남미국 도미니카의 경우 앞서 젠바디측에 상당히 다급하게 요청해왔다는 설명이다. 이는 젠바디가 이미 남미 시장에서 입지를 키워왔던 게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젠바디는 지난 2016년 남미국을 중심으로 지카 바이러스가 유행했을 당시 브라질 국영 제약사 바이아파르마와 3500만달러 규모의 지카 바이러스 진단키트 수출 계약을 맺는 등 국내 진단업계에선 상당히 유명기업으로 떠올랐다. 그 결과 2016년 여름 17만명에 이르던 브라질 지카바이러스 확진자는 2017년 7000명 미만까지 감소했다.



◇ 손가락 채혈로 10분 내 코로나19 확진 판정

젠바디가 개발한 ‘항체 신속진단키트’는 10분 내로 ‘코로나19’ 감염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란 설명이다. 손가락 모세혈관에서 채혈한 뒤 피 한 두방울을 키트에 넣으면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현재 6시간정도 걸리는 우리나라 검사법인 RT-PCR(유전자 검사법)보다 36배정도 빠른 셈이다. 그럼에도 RT-PCR이 표준검사법이 된 까닭은 체내 코로나 바이러스 유전자를 바로 확인할 수 있어 정확도가 높은 만큼 빠른 감염자 선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단백질인 항체는 감염자 체내에서 일정 시간이 흐른 뒤 생성되기 때문에 사실상 RT-PCR보단 감염자 선별이 느릴 수 있다.

하지만 장점은 분명하다. RT-PCR 처럼 검사를 받을 수 있는 보건소나 병원으로 가지 않고도 키트 크기가 작기 때문에 검사가 편리하다. 또 빠른 검사법인 만큼 바이러스 확산세가 매서운 국가에서 신속한 감염자 차단이 가능하다.

정점규 CTO는 “보통 RT-PCR 검사를 할 때는 입 안 염증 부위에서 검체를 채취를 하는데, 무증상 확진자의 경우 그런 부위가 없는 경우가 있다”면서 “이럴 때 RT-PCR 검사는 어렵지만, 항체 신속진단키트는 손가락 모세혈관에서 채혈해 검사를 하기 때문에 검사가 가능하다는 것도 강점이 된다”고 말했다.

젠바디의 항체 신속진단키트는 체내 항체 IgG와 IgM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방식이다. 둘 중에 하나만 나와도 감염자로 볼 수 있는데, 국내외 임상연구에서 감염 후 항체형성기에 96~100%의 정확도를 입증했다는 설명이다. 젠바디는 이 키트 개발을 위해 지난 달 중국 장쑤성 질병통제센터(CDC)를 비롯해 상하이와 우한지역 병원들과 연구 및 임상을 진행해왔다.

정 CTO는 “보통 바이러스는 감염 후 IgM이 먼저 검출되고 IgG가 일주일 정도 뒤에 발생하는데, 코로나19의 경우 둘 다 동시에 검출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96~100% 정확도는 RT-PCR에서 양성이 확인된 확진자의 검사결과와 비교해 도출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 항체 신속진단키트 미국도 긴급 사용승인 신청

우리나라는 아직 항체 신속진단키트를 사용하지 않고 있지만, 질병관리본부는 앞서 충분히 필요한 보완 검사법이라고 보고, 이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의 경우 질병통제센터의 감염 확진 판정기준에 항체 키트 검사법도 포함이 돼 있다는 게 정 CTO의 설명이다.

그는 “중국은 유전자 검사를 받지 않아도 IgG가 검출되지 않다가 두 번째 검사서 IgG가 나왔거나, IgG가 약하게 검출된 뒤 며칠 후 4배 이상 진하게 검출되면 확진으로 판정하도록 돼 있다”며 “물론 두 항체 동시에 검출돼도 확진이 된다”고 말했다.

정 CTO는 “미국도 가이드라인에 따라, 증상을 보이면 RT-PCR 검사를 하고, 증상이 없을 땐 항체 키트와 같은 면역검사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테면, 다른 질병 때문에 병원을 방문하거나 관공서에 들를 때는 출입구 앞에서 항체 키트 검사를 한 뒤 증상이 없을 시 출입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미국도 최종 감염여부는 RT-PCR 검사로 결정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확진자들이 폭증하면서 1차적인 감염전파 차단을 위해 항체 키트 검사를 도입했다는 얘기다. 젠바디의 항체 키트 비용은 RT-PCR에 비해 32분의 1수준으로 저렴하다. RT-PCR은 1회 검사시 16만원 정도 들고 보통 2번 검사를 하기 때문에 32만원이 된다. 젠바디의 항체 신속진단키트는 수출국마다 차이가 있지만 공급가가 5000원~1만원 사이여서 두 번 검사를 해도 RT-PCR 대비 16분의 1 수준이다.

젠바디는 이르면 이번 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항체 신속진단키트에 대한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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