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시진핑에 아쉬운 소리 해야 할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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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시진핑에 아쉬운 소리 해야 할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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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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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15일 무슨 일이 있었을까? 답부터 말하면 미중 1차 무역협상 서명식이 워싱턴에서 열렸다.

협정식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승리의 미소를 짓고 있는데 비해 중국 대표인 류허 부총리는 이른바 ‘썩소’(썩은 미소)를 머금고 있다.

당시 중국은 미국의 힘을 절감할 수밖에 없었다. 미국의 일방적인 승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평가였다.

중국은 대규모 미국산 농산물 구매에 합의했을 뿐만 아니라 지적재산권,기술이전, 금융, 환율 분야에서도 미국의 요구를 어느정도 받아 들였다. 이에 비해 미국은 기존의 관세 일부만 인하했을 뿐이다.

시 주석은 미국의 힘을 절감하며 분루를 삼켜야 했다. 그리고 조인식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출정식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류허 부총리를 대신 파견했다.

그로부터 2개월 남짓 흘렀다. 이제 전세는 완전히 역전됐다. 지금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할 형편이다.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중국을 추월하면서 이제 다급한 사람은 시 주석이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다.

3월 29일(현지시간) 현재 미국의 확진자는 14만 명, 중국은 8만 명이다. 중국의 통계를 믿을 수 없지만 공식적으로는 미국의 확진자가 중국보다 6만 명가량 많다.

다급한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시 주석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난 27일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코로나19에 맞서 단결하자”며 “코로나 관련 정보와 경험을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에 대해 “중국은 미국의 코로나19 대응을 기꺼이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대답했다. 단 조건을 달았다. 시 주석은 “미중관계 개선을 위해 실질적인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에 적대적인 정책을 거두라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관세를 철폐하라는 뜻이다.

이제 트럼프 대통령이 아니라 시 주석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것이다.

미국은 자체 수요에 의해서도 일부 관세를 철폐 또는 인하할 수밖에 없다. 미국이 세계 최대의 코로나19 감염국이 됨에 따라 각종 의료용품이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중요한 사실은 중국이 세계 최대의 의약품 수출국이라는 점이다.

이미 트럼프 행정부는 일부 의료물자 관세를 철폐했다. 지난 10일과 12일 방호복, 장갑, 의료용 고글 등 품목에 대한 관세를 없앴다.

의료 전문가들은 중국산 의료물자에 대한 관세가 모두 철폐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채드 바운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IIE) 수석연구원은 ”이렇게 수요가 많은 시점에 최대 의료물자 공급자인 중국과 관계를 개선하지 않으면 정말로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코로나19 준비가 유럽보다 부실하다“며 ”미국은 무역전쟁 때문에 이런 결과를 스스로 자초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중 관세부과가 자충수가 된 것이다.

사실 중국은 또 하나의 소득을 챙겼다. 홍콩 민주화시위를 소리소문 없이 잠재운 것이다. 코로나19에 가려 아무도 주목하지 않고 있지만 홍콩에서 민주화시위가 끊긴지 오래다.

최근 시 주석의 가장 큰 골칫거리는 미중 무역전쟁과 홍콩 민주화시위였다. 시 주석은 코로나19로 수많은 인명피해를 감수해야 했지만 앓던 이 두 개를 뺀 셈이다.

코로나19가 또 어디로 불똥이 튈까? 정말 궁금하다. 박형기 중국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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