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엔 상급종합병원이 단 한 곳도 없습니다”
  • 김우섭기자
“경북엔 상급종합병원이 단 한 곳도 없습니다”
  • 김우섭기자
  • 승인 2020.0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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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경북지사, 문재인 대통령에 긴급 설립 건의
대구 5·부산 4·경남 2개
고급 의료인프라 절대부족
중증환자 사각지대 놓여
이제 더 이상 늦춰선 안돼
3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대구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방역팀이 격리병동 주변을 방역하고 있다. 뉴스1
3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대구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방역팀이 격리병동 주변을 방역하고 있다. 뉴스1
경북에 ‘감염병전문병원’(본지 3월 18일자 1면 보도)인 상급종합병원 설립이 시급하다.

경북지역의 코로나19 치명률이 전국 2배 수준으로 높게 나타나 상급종합병원 설립(지정)을 이제 더 이상 늦춰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이철우 경북지사는 1일 구미산단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도내에 상급종합병원이 단 한곳도 없어 지역내 중증환자들을 타 지역으로 이송해야 했던 애로사항을 전달하며 상급종합병원을 시급히 설립해 줄 것을 건의했다.

경북도와 보건당국에 따르면 코로나19 경북지역 환자의 치명률은 3.36%로 전국 1.66%의 2배 수준에 달한다. 청도 대남병원, 경산 서린요양원·서요양병원 등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고령의 기저질환자가 많이 사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인근 대구에 5곳이나 있는 상급종합병원이 경북에는 단 한 곳도 없다는 점이다. 그러다보니 경북도내에서 발생한 중증환자는 도내에서 치료하지 못하고 전국 병원을 떠돌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집단감염이 발생한 청도 대남병원에서 사망자 9명이 나온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면역력이 약한 정신병동 환자들이 사망할 우려가 컸지만 환자를 수용해 전문적으로 치료할 병실을 구하지 못하면서 방치했고, 뒤늦게 타 지역 병원으로 이송하는 과정에 사망자가 나온 것이다.

현재 경북지역 코로나 중증환자들은 전국 30여 의료기관에 흩어져 치료를 받고 있다. 다급해진 경북도가 대구 인접 칠곡경북대학교병원을 감염병전문병원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결국 무산됐다. 경북도는 지역 유일의 의과대학이 있는 동국대 경주병원을 감염병전문병원으로 지정해 독자적 역량을 갖추기로 하고 진료과, 인력·시설·장비 등 필요 예산 270억원을 편성해 줄 것을 정부에 요청해 놓고 있다.

관건은 정부의 의지다.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되려면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시켜야 하는 것은 물론 전국을 10개로 나눈 권역별 종합병원 간 경쟁도 뚫어야 한다. 경북은 대구와 함께 경북권으로 묶여 있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대구에 상급종합병원 5곳이 있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경북 봉화군 푸른요양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경북 봉화군 푸른요양원.

하지만 이번 코로나 사태로 대구 인근의 경북도내 전역이 속수무책으로 뚫린 것을 감안하면 경북에 최우선적으로 상급종합병원을 설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달 15일 영남, 중부, 인천, 제주 등 4개 권역에 감염병전문병원 지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코로나 대응 추가경정예산안에 반영된 영남, 중부 2개 권역의 감염병전문병원 설립 계획이 4곳으로 확대된 것이다.

경북도는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등 5개 광역자치단체가 있는 영남권에 감염병전문병원을 설립한다면 고급 의료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경북이 최우선으로 선택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국 광역시·도에 42곳인 상급종합병원(20개 진료과목 이상) 가운데 경북에는 단 1곳도 없기 때문이다. 경북과 달리 대구, 부산, 경남에는 각각 5개, 4개, 2개가 있다.

경북지역민들은 그동안 지리적으로 가까운 대구의 상급종합병원에 거의 의존해 왔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19로 대구 의료기관이 마비 사태에 이르자 도내에선 중증이상 환자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시설이 동국대 경주병원 1곳 밖에 없어 큰 어려움을 겪었다.

경북도 관계자는 “이번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경북에 상급종합병원이 단 1곳도 없다는 사실이 알려져 보건당국도 크게 놀랐다”면서 “도내 포항·구미·경주·안동 등 주요 도시에 감염병전문병원 설립과 함께 상급종합병원 설립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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