民心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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民心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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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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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코로라 사태를 겪으면서 개인의 행동과 의식이 감염병을 예방하고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데 더없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IMF 외환위기 때 국가의 파산을 막기 위해 전 국민이 펼친 금 모으기 운동과 비슷한 느낌이다. 위기 때마다 건강한 시민 정신의 덕분으로 어려움을 이기듯이, 이젠 더 잘 사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다가오는 선거에 모두 투표장으로 가서 소중한 자신의 권리를 행사해야 할 때가 왔다.

오늘과 같은 자유로운 선거 분위기를 만들기까지 멀고도 긴 터널을 수없이 빠져나왔다. 우리 민주주의 역사를 보면 험난한 여정의 연속이었다. 이승만 대통령 때는 바르지 못한 선거로 인해 엄청난 대가를 치렀다. 대구 학생들의 2·28선언이 도화선이 되어 전국에 들불같이 일어난 4·19로 한 시대가 종식되고 초대 대통령은 국민의 지탄을 받고 망명의 길을 떠나야 했다. 박정희 대통령도 초심을 잃고 장기 집권을 계속하다가 생각지도 못했던 불행한 사건으로 끝을 맺었으며, 전두환 정권 역시 집권 과정이 정상이 아니어서 국민의 불만이 계속되었고, 정치 일선에서 물러난 후에도 아직 그 후유증으로 시달리고 있다. 이렇게 민주화를 위한 어려움을 겪었지만 현재도 선진화된 정치 분위기는 아니다.

정치의 계절이 왔다. 이번 선거를 치르기 위해 많은 일이 있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선거법 개정이다. 여태껏 선거법은 여야 협의를 거쳐서 개정되었는데 이번에는 특이하게 제일 야당이 제외된 가운데 이루어졌다. 민주주의는 다수결 원칙이라는 큰 밧줄에 매여 움직이는 제도이니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뭔가 마음에 걸리는 찜찜한 구석이 있다. 여태껏 우리 정치는 양당제 중심으로 운영되었다. 때로는 뜻 있는 정치 지도자들이 앞장서서 여러 번 새로운 정당을 만들었으나 국민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자연스럽게 양당제로 흘러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여당과 몇몇 야당 의원이 중심이 되어, 이제 우리도 다당제로 가야 극단적 대결의 정치를 멈출 수 있다며 선거법을 개정하였다. 과연 과거와 달리 다당제가 성공할 수 있을까?

우리 정치, 어디쯤 가고 있을까?

우리의 현주소를 보면, 경제가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면서 열심히 뛰어가고, 그 뒤에 문화가 창의력으로 뭉친 청소년들이 주축이 되어 달리고 있다. 그리고 한참 뒤에 정치가 느릿느릿 걸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민주화 30년 역사를 거치면서 젊은이들의 숱한 고난의 대가로 얻어진 정치가 여기까지 왔는데 아직도 국민의 정서와는 거리가 멀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이것이 무엇인가? 잘 모르는 제도다. 내용도 모르면서 국민은 따라야 한다. 법이 그러니까. 이런 제도의 생명력이 어디까지 갈까? 아마 이번 선거가 결론을 낼 것이다. 이상한 당도 생겼다. 지역구 후보를 한 명도 내지 않는 당, 자기 당 사람들로 꾸며진 또 다른 아류 정당도 생겼다. 야당의 비례 정당에 대해 온갖 비난을 하더니 여당도 야당이 하니 어쩔 수 없이 우리도 해야 한다면서 또 다른 비례 정당을 만들었다. 이렇게 해서 태어난 정당이 무려 35개나 된다니 정말 가관이다. 이런 모습을 보여주려고 선거법을 개정하였는가? 우리 정치는 왜 자꾸 퇴보할까? 여러 가지 변수가 작용 되는 이번 선거에서 국회가 어떤 모습으로 꾸며질까? 법을 만든 의원들보다 국민이 더 똑똑하다는 것을 이번 선거가 보여줄 것이다.

아직 코로나는 잠들지 않았다.

살다 보면 흐린 날도 있고 비 오는 날도 있지만, 태풍은 피했으면 하는 것이 모두의 심정이다. 이번 코로나 사태도 마찬가지다. 두 달 이상 전 세계를 뒤흔들며 사람들을 불안과 공포의 분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이런 와중에 최소한 자신을 지키기 위한 것이 마스크이다. 신경이 극도로 날카로워진 상태에서 초창기에는 마스크를 살 수 없어서 난리가 났다. 시중에서는 마스크가 황금보다 귀하다는 말까지 나왔다. 만 명에 가까운 환자가 나왔고 4월이 되어도 각급 학교가 개학을 하지 못해서 모두 걱정을 하고 있다. 한편으로 국민이 스스로 자기 발을 묶어 외출을 자제하는 성숙한 시민 의식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정말 고마운 일이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희한한 상황이 벌어졌다. 마스크 때문에 국민의 불만이 이렇게 클 줄 누가 알았겠는가? 재앙이다. 이것이 선거에 어떤 결과로 나타날까?

선거는 민심을 담는 그릇이다.

정치는 왜 있을까? 대답은 간명하다. 국민을 잘 살게 하기 위해서다. 이런 면에서 현 정부가 추진해왔던 굵직굵직한 정책 중에 잘한 내용도 있겠지만 유독 세간의 비판을 받았던 내용 몇 가지를 살펴보자. 저소득층을 돕겠다는 최저임금제는 수많은 영세 자영업자들과 중소기업에 -큰 어려움을 주었는데, 지금은 코로나로 인해 파산지경이다. 장시간 근무의 고통에서 벗어나 인간적인 삶을 보장하겠다고 시행했던 주 52시간 근무제가 너무 급하게 추진되다 보니 여기저기 불편함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북한과 외교 관계는 어떠한가?

짝사랑의 정도가 심하다 보니 국가 사이에 있을 수 없는 막말을 북한으로부터 듣기도 했고, 온갖 미사일을 쏘아대도 큰 소리 한 번 못하는 굴욕적인 외교로 평화를 구걸한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북한과 중국에 대해서는 더없이 관대하나 일본과는 역사의 걸림돌 때문인지 아니면 여론을 의식해서인지 서로 치고받는 어색한 분위기의 연속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민이 둘로 쪼개져서 매주 토요일마다 집회가 계속되었고, 코로나 확진자가 쏟아지는 위험 속에서 방역 당국의 적극적인 만류에도 불구하고 집회는 계속되었다.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불러모았는가? 국민의 단합된 모습으로 안정된 생활이 이루어지고 국력이 융성해야 하는데 어쩐 일인지 요사이는 하루하루가 불안하다.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이번 선거를 통해 국정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고, 국민도 좀 더 차분하고 안정된 분위기로 바뀌어야 한다. 선거를 통해 민심의 흐름을 바르게 나타낼 수 있도록 모두가 즐거운 마음으로 투표장으로 가야 한다.

선거는 민심을 말하는 소중한 기회다. 이영우 전 경북도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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