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5 마저 뚫렸다… ‘수도권 대형병원’도 이젠 안전지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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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5 마저 뚫렸다… ‘수도권 대형병원’도 이젠 안전지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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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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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9살 여아 확진… 다른 대형병원서도 확진자 발생
거짓말 환자·무증상 환자 선별 어려워… 열화상카메라도 한계
모든 방역대책 가동에도 변수 발생, 완벽한 예방 불가능 반응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폐쇄가 결정된 경기 의정부시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에서 병원 의료진이 코로나19 검진을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100명대 아래로 쉽사리 떨어지지 않는 이유로 의료감염 문제가 지목되고 있다. 병원에는 면역이 약한 중증환자가 대거 입원해 있어 확진자가 1명만 발생해도 연쇄감염으로 번질 위험이 매우 높다.

특히 수도권 대형병원의 경우 더는 안전지대가 아니다. 확진자 발생으로 병원 전부 또는 일부 시설을 폐쇄하는 사례가 계속 발생하고 있어서다.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한 대구, 경북은 요양병원을 중심으로 산발적인 소규모 집단감염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내 일일 확진자 수는 지난 2월 29일 813명, 3월 3일 851명으로 두 차례 800명대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지난달 10일 131명으로 감소한 뒤 11일 242명을 제외하면 4월 1일까지 100명대 안팎을 오갔다. 10여일째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지만 그 효과에서 병원만큼은 예외다.



◇ 신천지 신분 숨기고 음성이 다시 양성으로

서울 등 수도권 대형병원은 감염관리 인력과 시설, 의료진 규모 면에서 코로나19에 대처할 여력이 충분하고, 실제 의료현장에서 고강도 조치를 시행 중이다. 그런데도 잊을만하면 확진자가 터져 나와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경기도 소재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병원이 취할 수 있는 모든 방역대책을 가동하고 있는데도 확진자가 나와 허탈했다”며 “솔직히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 31일 확진 판정을 받은 9세 여자아이는 서울아산병원 소아응급실에서 검사를 진행했을 때 음성이었지만 최종적으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여아는 지난달 26일 소아응급실에서 진료를 받았고 이튿날 소아병동에 입원했다. 입원 당시 폐렴 증상과 발열 호흡기 증상은 없었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도 비껴간 서울아산병원이 코로나19 때는 예외가 아니었다.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도 지난달 29일 첫 확진자가 발생했고 1일 0시 기준 총 감염자 수가 13명으로 집계됐다. 확진자는 입원환자가 5명, 직원 6명, 환자 가족 2명이며, 그중 입원환자 1명이 숨졌다. 이로 인해 병원은 진료를 잠정 중단했다. 이 병원에는 서울아산병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9세 여아가 지난달 25일 검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신천지 신도인 30대 여성직원으로 인해 병원 일부 시설을 폐쇄하고 소독하는 소동을 겪었다. 병원 측은 지난달 초 신천지 신도라는 사실을 신고하면 익명보장뿐만 아니라 어떠한 불이익도 가지 않을 것이라는 방침을 수차례 공지했는데도, 직원이 이를 따르지 않았다.

이 여성직원은 결국 확진 판정을 받았다. 분당서울대병원은 해외 학술대회를 다녀온 교수까지 2주간 자가격리하는 선제적인 조치를 취했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한 변수로 코로나19로 의료감염 사고가 발생했다. 이는 서울대병원과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등 다른 대형병원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도 대구에서 왔는데도 이 사실을 숨긴 70대 입원환자가 지난 8일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일부 병실을 폐쇄했다. 이 확진자는 진료 및 입원 도중에도 수차례 자신이 서울에 거주한다고 주장했지만, 확진 판정 이후 대구에 거주하는 사실을 실토했다. 병원은 지난달 23일에야 정상진료에 들어갔다.

대구와 경북 지역은 요양병원을 중심으로 산발적인 소규모 집단감염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이하 신천지) 신도 전수검사를 통해 가장 큰 위험요소를 줄였는데도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감염 사례가 계속 나오고 있다.



◇ 코로나19, 메르스보다 예방 훨씬 어려워

감염병 전문가들은 “코로나19는 5년 전 메르스와 달리 병원감염을 막기 매우 어려운 특성을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무증상 감염자가 많고 발병 전 하루 또는 이틀 전부터 바이러스를 배출하는 탓에 적극적인 검사로도 완벽한 방역이 어려운 상황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메르스는 치사율이 높은 반면 중증으로 발전한 이후에 강한 전파력을 보였다”며 “감염자 역시 대부분 병원에서 발생해 오히려 관리가 더 수월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코로나19는 신종인플루엔자처럼 광범위하게 확산됐고 증상이 경미하지만 전파 속도는 훨씬 빨라 의료기관 입장에선 대응하기 훨씬 더 어렵다”고 덧붙였다.

방역당국도 이 같은 어려움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 본부장도 지난 1일 브리핑에서 “(코로나19) 무증상 또는 경증환자가 병원에 오면 증상 만으로 선별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며 “어떻게 적절하게 대처할지를 의료계와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전국 의료기관들은 면회객 방문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병원에 수천만원짜리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호흡기 환자를 별도 동선으로 안내해 치료하는 국민안심병원을 운영하고 진료 과정에서도 수차례 위험지역을 방문했는지 확인하고 있다.

급기야 서울대병원은 비대면으로 전자처방전을 발급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병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환자가 거주하는 인근 약국으로 처방전을 전송하는 방식이다.

병원계는 의료감염 위험을 줄이려면 환자들의 적극적인 협조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진료 예약부터 치료 및 입원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의심이 될 만한 내용을 의료진에 알리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수도권 대학병원 교수는 “코로나19는 독감처럼 매년 유행할 것”이라며 “완벽한 예방은 처음부터 불가능했다”고 분석했다.

김우주 교수는 “2월 초부터 코로나19 최대 위험지역은 수도권이 될 것이고 그중에서도 의료감염을 가장 걱정했다”며 “병원 차원에서 최대한 방역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언제 어디서 환자가 나올지 예측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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