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곤욕에 처한 정당은 미래통합당이다. 최근 서울 관악갑 김대업 후보의 ‘30·40 비하’ 발언에 이어 경기 부천시병 차명진 후보의 ‘세월호 막말’ 논란이 확산되자 당 지도부는 즉각 김 후보를 제명하고, 차 후보에 대해서는 10일 이내에 당을 떠날 것을 권유했다. 김종인 총괄 선대위원장은 지난 8, 9일 이틀 연속으로 대국민사과를 통해 급거 진화에 나섰다. 9일 긴급 기자회견에서는 “국민 여러분을 실망하게 하고 화나게 한 데 대해 죄송하다”며 사과한데 이어 “모두 포기해야 하는 건지 잠시 생각해봤다”고 까지 소회를 털어놨다. 또한 다음날인 10일에는 당 윤리위가 차명진 후보에 대해 즉각 제명조치를 하지 않은데 대해 “한심하다”며 “그 사람(차 후보)을 통합당 후보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 뿐만 아니다. 광주 서구갑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주동식 후보는 선거방송 선거연설에서 “광주는 80년대에 사로잡힌 제사에 매달리는 도시” “이분(문재인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인지 시진핑의 지시를 받는 남한총독인지 의문”이라고 말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코로나19가 전 세계 팬데믹(대유행)으로 오히려 현 정부와 여당에 유리한 쪽으로 작용하면서 총선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처럼 가뜩이나 어려운 선거 국면에서 자당 후보들의 잇단 막말 파동으로 판세가 더욱 어렵게 되지나 않을까 좌불안석이다. 만약 이로 인해 박빙이나 경합우세를 다투는 지역에서까지 중도층이 등을 돌린다면 결과는 뚜껑을 열어보나 마나다.
막말 논란을 빚은 당사자들은 “틀린 말이 아니지 않느냐”며 억울해 할지 몰라도 이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경우다. 어차피 선거는 ‘바람 싸움’이다. 작은 실수가 만든 미풍이 태풍으로 발전해 전체 판세를 휩쓰는 것이 선거요 역대 선거를 통해 익히 보아온 터다. 특히 막말은 후보의 자질, 그가 속한 당의 정체성과 관련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딱히 지지하는 후보나 정당이 없는 중도층과 정치에 무관심한 유권자들은 이를 기화로 표심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그들의 표가 향할 곳이 어디인지는 뻔하지 않은가.
막말은 후보 자신을 떠나 다른 후보와 당 전체에까지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는 해당(害黨)행위다. 또한 특정 당의 유불리를 떠나 선거에서 민의를 왜곡시킬 우려마저 있다. 각 당이 내건 공약이 막말에 가려 물거품이 될 수도 있으며, 심판 받아야 할 대상이 오히려 뒤바뀌게 될 수도 있다. 이번 총선을 계기로 민의의 적(敵)인 막말정치가 우리사회에서 추방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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