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함께 산 3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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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함께 산 3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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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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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가 시작될 때는 바다 건너 남의 나라 일인 줄 알았다. 폐쇄된 국가에서의 전염병 발생은 은폐될 가능성이 농후한 데도 말이다.

이 전염병이 전 세계로 급속도로 전파된 후에서야 국가 투명성이 얼마나 중요한 덕목인지 새삼 깨달았다.

우리나라 첫 확진자 발생 소식은 지난 1월 20일 들려왔다. ‘이제 올 것이 오고야 말았구나’하는 생각이었다. 본부에서 대응 매뉴얼과 상황별 시나리오가 배부됐다. 직원 보호를 위해 별도의 선별민원실을 만들고 민원대 투명 칸막이 설치, 내방 민원인의 체온을 측정하는 등의 조치였다.

또 개인별 위생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씻기 생활화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는 것이었다. 매뉴얼과 시나리오는 을지훈련의 작전계획을 방불케할 정도로 잘 수립됐고, 여러 기관에 전파돼 호평도 얻었다.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31번 확진자가 나온 올 2월 18일 전까지 대구에 인접해 있는 우리 지사(칠곡군·성주군·고령군 3개군 관할)는 평상시와 다름없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대구에서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면서 직원들은 동요하기 시작했다.

특히 대구에서 출퇴근하는 직원들의 불안과 근심은 극에 달했다. 이러한 사회적 거리 두기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대구 거주 직원들에게 2∼3일 단위로 휴가가 부여되고, 모든 직원에게 3일간의 재택근무가 주어지면서 심리적 불안감은 조금은 누그러졌다.

그러나 관내 중증장애인 시설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장기요양 수급자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또 다시 움추려 들 수밖에 없었다. 나중에 음성으로 판정났지만 발열로 진단검사를 받은 직원이 생겨나는 등 긴장감은 높아져 갔다.

그렇지만 지금은 긴장의 끈을 놓고 있지 않으면서도 아무 탈 없이 근무하고 있음에 감사하며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공단 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도 이어졌다. 확진자가 대규모로 발생한 대구지역 선별진료소 근무를 100명 가까이 지원했으며, 이 중 우리 지사 직원 2명이 근무를 마치고 건강한 모습으로 복귀했다.

또 지사에서는 선별진료소, 병원 응급실 및 요양시설들을 현지 점검하는 등 정부의 부족한 일손을 도왔다. 이외에도 경증환자가 입소한 생활치료센터를 찾아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소독제를 기부하고, 지역사회자원인 심리상담사를 연계하는 등의 활동도 전개했다.


평소 방역망이 촘촘한 일본은 올림픽 개최를 무리하게 밀어붙인 아베 총리의 판단 착오로 곤경에 처한 것으로 보여진다. 규칙성 없는 확진자 수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및 영국 등 유럽도 폭발적으로 확진자가 늘고 있다. 중동은 국경 폐쇄로 국가간 확산 속도는 더디지만, 이란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늘고 있다.

미국의 상태는 더욱 심각하다. 확진자수가 50만명을 넘고 사망자수도 2만명에 근접하고 있다. 이렇게 세계의 확진자가 150만명을 넘어서고, 사망자가 10만명에 이르는 불안한 상황에서 각국의 언론은 자국의 안일한 대처에 질타하면서 한국의 투명하고 신속한 방역시스템을 무척이나 부러워하고 있다.

미국의 CNN방송은 “공중보건위생 대응하는 방법의 본보기”라 평가하고, 영국의 BBC방송은 “한국이 COVID19에 고전하는 다른 나라의 롤모델”이라고 극찬하는가 하면, 미국의 WP지는 “한국의 선진의료체계와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협조가 코로나19 방역체계에 효과적”이라고 우리나라를 공중보건위생의 모범국가로 높이 평가했다.

여기에는 우리나라의 우수한 건강보험시스템이 자리잡고 있다. 진단비용부터 치료비용까지 건강보험이 부담하고, 나머지 환자의 본인부담금은 국가에서 책임지기 때문에 방역당국이 공격적으로 진단검사를 하고 치료에 매진할 수 있었다.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한 환자의 기저질환에 대한 즉각적인 정보 제공도 효과적인 치료에 큰 도움이 됐을 것이다. 마스크 5부제 시행을 가능하게 한 것도 약국에 촘촘하게 구축된 건강보험의 DUR(의약품 안전사용서비스) 시스템 덕분이다.

아직도 확진자가 하루에도 수십명이 새롭게 발생하는 상황에서 당장 우리는 코로나19의 뿌리를 완전히 제거해야 하며, 해외로부터의 유입도 차단해야 한다. 환자의 완치를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해선 안 된다.

또 돌봄 사각지대의 취약계층에 대한 보살핌도 잊으면 안 된다. 아울러 신뢰도 높은 진단키트를 대량 생산해 코리아의 위상을 한껏 높였던 성과를 치료제·백신 개발로 이어나가야 한다.

최종적으로는 장기화하는 코로나19 사태에 우리 경제가 적응하고 원상태로 복구돼만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 모두가 하나의 공동체라는 연대의식을 갖고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는 그 날까지 사회적 거리 두기와 개인위생을 꾸준히 실천해야만 할 것이다. 지석원 국민건강보험공단 대구경북지역본부 칠곡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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