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호남 ‘지역 갈등’ 더 깊어졌다
  • 김무진기자
영·호남 ‘지역 갈등’ 더 깊어졌다
  • 김무진기자
  • 승인 2020.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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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로 쪼개진 21대 총선… 구태정치로 회귀하나
與 전남·광주·전북… 野 TK·PK·강원 표심 양분 극명
진보·보수 이념적 대립 격화… 달빛동맹 급속경색 전망
민주당 압승했지만 영남권 전패로 국정운영 부담 작용
4·15 제21대 총선을 통해 영·호남 갈등의 골이 더 깊어졌다.

이번 총선에서 동쪽인 TK(대구·경북), PK(부산·울산·경남), 강원지역은 미래통합당의 이미지인 연분홍색 일색인 반면 전남, 광주, 전북 등 서쪽은 더불어민주당의 상징인 푸른색으로 뒤덮었다.

한국 정치의 고질적 병폐였던 지역주의가 이번 총선을 통해 극단적 형태로 되살아 난 것이다. 동서(東西)로 양분되는 이념적 갈등차원을 넘어 보수와 진보로 나라가 둘로 쪼개져 양쪽 진영의 대립양상은 앞으로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동안 ‘달빛동맹’을 맺으며 지역갈등 타파에 나섰던 대구와 광주는 이번 총선으로 인해 더욱 멀어진 지역패권주의를 경계해야 할 안타까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 양 도시는 앞으로 유대관계를 더 강화해야 하느냐 말아야를 놓고 고민하기에까지 이르렀다.

특히 대구는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달빛동맹 차원에서 의료구호품과 병상까지 지원하며 우정의 손길을 보냈던 광주와의 돈독했던 관계가 이번 총선으로 인해 서먹서먹해 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눈치다. 또 그동안 큰 진전을 이루며 무르익었던 경북과 전남간의 유대관계도 이번 총선으로 급속히 경색될 조짐마저 보인다.

여야로 대변되는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은 이번에 영·호남에서 극명한 정치색을 드러내며 구태정치로 회귀(回歸)했다는 분석이다.

통합당은 이번 총선에서 영남권에서 90% 이상의 의석을 차지했다. 특히 TK는 25석(대구 12석, 경북 13석) 가운데 무소속인 홍준표 후보가 출마한 대구 수성구을만 빼고 24석을 싹쓸이하는 단결력을 과시했고 부산(18석), 경남(16석), 울산(6석) 등 PK 지역에서도 35개 안팎 의석을 확보했다. 지난 총선에선 보수의 텃밭인 대구에서 김부겸(수성갑), 홍의락(북구을) 2명이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으나 이번엔 큰 격차로 패하며 단 한석도 얻지 못했다.

반면 민주당은 호남 전체 28석 중 27석을 석권했다. 광주(8석), 전남(10석)을 휩쓸었다. 지난 총선에선 안철수 대표가 이끌던 국민의당이 호남에서 23석을 차지하며 ‘녹색 바람’을 일으켰지만, 이번에는 호남 전체가 민주당의 푸른색에 흡수됐다.

결국 호남에선 민주당 후보들이, TK에선 통합당 후보들이 전 의석을 석권하는 기형적 형태를 보인 것이다.

지역의 원로 정치인은 “지난 2012년 4월 총선보다 더 심각한 동서 양분으로 쪼개진 것 같다”면서 “비록 민주당이 압승을 거뒀지만 영남을 배제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만큼 국정 운영에 어느정도 부담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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