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삼척 촌놈, 포항 ‘터줏대감’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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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삼척 촌놈, 포항 ‘터줏대감’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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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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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서 “석유 나왔다”는 소리에 무작정 내려와
전기기술로 포항제철소 입사해 30년간 근무
 
45년간 석유 안나왔지만
나에게 직장·가정준 포항
진정한 ‘기회의 땅’이 돼
이준우 씨 대학 졸업 기념촬영 모습.
이준우 씨 현재 모습.
이준우 씨 공고 전기과 재학 시절.
쇳물지에 실린 이준우씨(오른쪽)와 동료 모습.
이준우 씨 연수원 재직시절 모습.

이준우의 포항이야기<28>

강원도 삼척 촌놈인 제가 포항으로 오게 된 것은 순전히 포항發 석유낭보 때문이었다.

강원도 삼척시 근덕면 광태리에서 세무공무원인 아버지 밑에 4남2녀중 넷째로 태어나 그곳에서 초중학교를 거쳐 공고 전기과를 다녔다. 손재주와 전공에 대한 감각이 있어 삼척공전 전기과를 나와 동부그룹 삼척산업과 삼척문화방송 등에서 전기일을 했다.

그러던 중 1975년1월, 대통령이 연두기자회견에서 포항에서 석유가 나왔다고 발표했고, 저는 대학동기 몇 명과 의기투합해 지체하지 않고 석유가 나오는 ‘기회의 땅’ 포항으로 무작정 내려왔다.

당시 전기기술은 고급기술이어서 어렵잖게 1975년 말 포스코에 입사했다. 2005년 3월 정년퇴임 할 때까지 30년 동안 포항제철소에서 근무했다. 포항제철소 선강정비부 제선정비과 전기정비업무를 시작으로 전기엔지니어로 제선뿐 아니라 제강과 열연부서를 두루 거쳐 1988년경부터는 연수원에서 교수요원으로 자동제어분야 강의를 주로 담당했다.

직장생활 30년은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지만 1977년4월 제철소 제강사고때는 사고복구요원으로 파견돼 가정일 제쳐두고 퇴근도 없이 복구에만 몰입했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때 동료들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오직 회사살리는 몰입했다.


그렇게 석유 노다지의 꿈을 안고 포항으로 달려 온지 45년째를 맞는데 그 후 포항은 석유는 나오지 않았지만 소중한 가정과 직장을 주었고 또 많은 봉사의 기회를 준 정말 “기회의 땅”이 됐다.

포스코에 취업하자마자 좋은 소식이 잇따랐다. 입사하던 해 친구소개로 아내를 만나 이듬해인 1976년 10월, 29살 때 동해사람 김길남(당시 나이 26)과 결혼을 하고 송도동 단간방에서 신혼살림을 차렸다. 곧 아들과 딸 남매가 태었났고 1979년 양학동으로 이사 한 후 40년째 양학동에서 살고 있다. 어찌 보면 평범한 삶이지만 직장생활을 마치고는 지역사회가 저의 큰 활동무대 였다. 아내나 저나 활동적인 성격이어서 동네일에 빠지는 일이 없었다. 새마을지도자 활동도 했고 반장과 통장 일을 함께 오래 했다. 덩치는 자그마하지만 시민체전 때면 양학동 씨름대표는 독차지했고 민속놀이 때도 꽹과리로 마을사람 흥을 돋구는데는 이제 베테랑급 실력자다.

고향은 삼척이지만 살다보니 제2의 고향 포항에 대한 애향심이 해가 갈수록 더 깊어지는 것 같다. 1975년 처음 포항 땅을 밟을 땐 하늘로 치솟은 석유 시추시설도 군데군데 있었는데 지금은 대신 철강공단 높다란 굴뚝이 즐비하다. 포스코 퇴직후 몇 년간 다른공장에서 위험물관리 관련일을 했고 지금도 전기기술이 필요한 곳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할 수 있어 행복하다. 석유발견의 땅, 포항은 이제 나에게는 땀의 가치를 발견하는 삶의 터전이 됐다.


자료제공=콘텐츠연구소 상상·도서출판 아르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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