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승마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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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승마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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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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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매개활동(Animal Assisted Activity) 혹은 동물매개치료(Animal Assisted Theraphy)는 사람과 동물의 상호 활동(교감)을 통해 사람의 정서적 안정과 신체 발달을 촉진하여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말한다. 동물매개활동에는 주로 개나 고양이 등 다양한 동물이 이용되고 있으나, 본고에서는 말을 이용한 동물매개활동, 즉 재활승마에 관해 살펴보고자 한다.

재활승마란 신체 및 정신의 기능적인 장애, 특정한 일을 수행할 수 있는지의 여부에 의한 노동능력적인 장애 등 개인적인 요인과 환경·사회적인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말을 매개(치료의 도구)로 치료하여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도록 하기 위해 사람과 말이 함께하는 모든 활동을 말한다. 여기에는 말의 등에 올라야만 하는 직접적인 기승활동 뿐 아니라 말과의 접촉(쓰다듬거나 씻겨주고 만져주는 것 등)이나 먹이주기 체험, 마차 등 간접적인 것도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재활승마는 장애인승마나 재활강습승마(좁은 의미의 재활승마)보다 넓은 의미를 포함하는 말을 이용한 직·간접적인 모든 활동을 통칭하는 용어로 보면 된다.

재활승마의 대상은 신체장애에서 시작하여 정신장애까지 포함되었으나 최근에는 정서적인 문제를 가진 사람까지 확대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우울증, 약물남용, 학교부적응, 분노조절 문제, 비행청소년, 언어와 문화의 차이로 인한 갈등(다문화), 전쟁 참여 퇴역군인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시행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장애인을 포함하여 소방관 등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공익적 재활승마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

재활승마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감독역할인 승마지도사, 기승자, 말과 말을 끄는 리더, 말 옆에서 도움을 주는 사이더워커, 그리고 치료사 및 상담사 등 혼자가 아닌 여러 명이 팀을 구성해야 한다. 현재 국내에서 시행되고 있는 재활승마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몇 가지를 제언하고자 한다.

먼저, 모든 것이 다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재활승마용 말을 확보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느끼는 말(馬)은 크고 무서운 이미지이다. 일반적인 승마에서 사용하는 힐링승마용 말과는 다르게 재활승마용 말은 체고가 적당하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할 수 있게 순치와 교육이 잘 된 말이어야 한다. 너무 크거나 작지 않은 체고 140cm 정도의 pony종이 좋다. 현재 국내에서는 한라마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체중이 적게 나가는 기승자에게는 별 문제가 없지만, 안장을 포함해서 말 체중의 20%정도를 허용하는 기승자의 제한된 무게와 향후 더 많은 대상자의 증가 등에 대비하여 한국형 승용마의 품종 육성 및 보급이 시급히 요구된다.

둘째, 재활승마 전문 프로그램 운영 및 지도사의 육성이다. 현재 국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재활승마 프로그램은 승마장별로 1년에 30~40여명씩 배당하여 재활승마를 실시하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고, 일부 전문기관(한국마사회나 삼성 등 공공기관)에서 재활승마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재활승마 지도사는 자격시험을 통해 꾸준하게 양성되고 있지만 현재의 역량으로는 미흡한 부분이 많다. 단순히 승마체험에 머물고 있는 지도사의 자질을 뛰어넘어 장애인을 대상으로 재활승마를 지도할 수 있는 전문적인 지도사가 필요하다. 지금처럼 동일한 3급지도사 외에 재활승마 운영 프로그램에 맞게 지도사의 수준도 다양화해야 한다. 현재 국내에서 시행되고 있는 대부분의 재활승마는 체험 수준에 머물고 있다. 대구시설관리공단 대덕승마장의 경우, 재활승마 지도사 4~5명이 한해 150여명을 대상으로 1주일에 1회(30분 기승)에 걸쳐 재활승마를 시행하고 있지만 말 그대로 장애인 승마체험 수준에 머물고 있다. 또한 그 대상자는 신규가 아닌 중간 결원이 발생 시 다시 채우는 방식으로서 교육 대상자로의 진입에도 어려움이 많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재활승마 전문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효과에 대한 검증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재활승마 프로그램도 대상자(장애인, 비장애인)에 맞게 초급단계, 중급단계, 고급단계 등으로 구분하여 대상자에 맞는 맞춤식 교육을 실시하고, 지도사 역시 단계별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재활승마 전문 지도사를 중심으로 의사와 심리치료사의 처방에 따라 재활승마를 실시하고 그 효과에 대해 검증도 해야 한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서 민간승마장에서는 승마체험 수준인 초급단계를 운영하여 말과의 교감을 가지게 하고, 공공승마장인 대덕승마장 등에서는 중급 및 고급단계를 운영한다면 재활승마의 효과가 극대화 될 것으로 본다. 그 동안 승마체험 위주인 국내의 재활승마가 초기단계라고 본다면 이제부터는 선진국형 재활승마인 재활승마치료 쪽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정신적·육체적으로 장애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장애를 말(馬)이라는 동물을 통해 극복되고 치유되어 국민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고 삶의 질이 더욱더 향상되기를 기대해 본다. 조길재 경북대학교 말(馬)의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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