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 압승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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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 압승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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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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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를 책임지고 이끌어갈 여야 원내사령탑이 첫 대면을 했다. 국회가 아닌 장례식장에서다. 이들의 예사롭지 않은 첫 만남은 21대 국회에서 테이블을 마주하고 벌이게 될 협상이 순탄하지 않음을 예고하는 것이다.

하루 차이를 두고 여야 신임 원내 사령탑에 오른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선출 이후 처음으로 지난 9일 주 원내대표 부친 장례식장에서 만났다. 이들은 유족 대기실에서 30분 가량 독대를 가졌으나 국회 운영과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 다만 20대 국회에서 처리할 수 있는 법안들을 처리하자는 데는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가’ ‘전략가’로 정평 난 두 여야 원내대표 선출로 21대 국회가 ‘일하는 국회’로 거듭날 초석은 마련됐다. 하지만 이들 원내사령탑 앞에 놓은 엄혹한 현실은 그리 만만하지 않다. 특히 180석이 넘는 ‘공룡 여당’을 상대로 협상을 펼쳐야 하는 제1야당 주 원내대표의 어깨는 더욱 무겁다.

주 원내대표가 이번 경선에서 예상보다 큰 표 차이로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압승을 거둔 것은, 총선 참패로 난파 직전에 있는 당을 재건해달라는 여망의 표출이다. 민주당과의 협상경험이 풍부하고 전략가로 알려진 주 원내대표가 거대 여당을 상대할 적임자라는 것이 표심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TK지역 당선인들의 표심이 똘똘 뭉친 것도 대승의 요인이다. 사실 이번 21대 총선에서 TK는 단 한 명의 여당의원도 배출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각종 국책사업과 예산배정에서 지역소외가 현실화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최근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입지 선정에서 유력 후보지 포항이 탈락하는 등 현 정부 들어 ‘TK 패싱’이 노골화 됐다는 지역민의 불만이 높다. 지난 4·15 총선에서 TK에서 통합당이 싹쓸이한 배경에도 이러한 요인이 작용했다. 이것이 당선인들의 표심을 통해 주 원내대표 압승으로 귀결됐다고 볼 수 있다.

주 원내대표는 당내에서 TK지역 최다선 의원이자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주요 요직을 맡았던 정책통이자 전략가로 꼽힌다. 지금 시점에서 통합당의 총체적인 난국을 수습할 인물로 주 원내대표 만한 적임자가 없다. 그만큼 그에게 거는 기대와 동시에 그가 짊어져야 할 짐 또한 가볍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가 당선 수락 연설에서 밝혔듯이 통합당은 까딱 잘못하다간 재집권은커녕 역사에서 영원히 사라지는 당이 될 수 있다. 혁명수준의 쇄신 없인 침몰직전의 통합당을 회생시키기는 어렵다. 그런 점에서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는 주 원내대표의 각오는 시의적절하다.

이제 통합당 운명은 주 원내대표의 손에 달렸다. 그가 우월한 리더십을 발휘해 조기에 당내 혼란을 수습하고, 또 다른 전략가인 초거대여당 김태년 원내대표와의 협상을 통해 일정한 성과물을 얻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아울러 그동안 여의도에서 변방지역에 속했던 TK를 한국정치 중심에 다시 우뚝서게 할지도 관심사다. 주 원내대표 앞에 놓인 난제는 이처럼 산 넘어 산이다. 그만큼 그에게 거는 정치권과 지역민들의 기대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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