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분에 챌린지'와 텅 빈 서포터석 앞 촬영…K리그가 이끄는 새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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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챌린지'와 텅 빈 서포터석 앞 촬영…K리그가 이끄는 새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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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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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K리그1 공식 개막전에서 승리한 전북현대 선수단이 빈 서포터석을 배경 삼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2020년 K리그1 공식 개막전으로 치러진 전북현대와 수원삼성의 경기가 열린 지난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 살아 있는 전설 이동국이 후반 38분 짜릿한 결승골을 터뜨려 1-0 승리를 거둔 전북 선수들은 경기가 끝난 뒤 스타디움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서포터석 쪽으로 향했다.

본부석 기준 좌측 스탠드는, 여느 때 같으면 전북 팬들의 ‘오오렐레’가 울려 퍼지는 공간이지만 이날은 텅 비어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당분간 K리그는 무관중으로 펼쳐지고 때문에 전주성을 비롯해 1라운드가 진행된 모든 경기장은 적막 속에서 진행됐다.

함께 뛰는 12번째 선수들은 없었으나 팬들이 뒤에서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잊은 선수들은 없었다. 그리고 전북 선수들은 진짜 팬들이 있는 것처럼 서포터석을 배경 삼아 기념사진을 찍었다.

평소에는 일상적이던 세리머니가 특별한 세리머니가 됐고 경기 후 전북 구단 SNS에는 “N석 앞으로 사진 찍으러 갈 때 울컥함...” “빨리 직관가고프네요...수고들하셨어여” “얼른 우리 모두 다 같이 단체사진을 찍을 수 있기를” 등 팬들의 반응이 올라왔다.

그야말로 우여곡절 끝에 시작된 2020년 K리그. 재앙에 가까운 악재로 원치 않는 상황이 발생했으나 “함께 극복합시다”라는 모두가 모두에게 전하는 메시지와 함께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어렵게 시작된 리그가 혹 잘못되지 않도록 많은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1경기를 위해 선수들은 모두 3번의 발열 검사를 해야 한다. 경기 전날 취침 전과 경기 당일 오전 10시, 그리고 경기장 출입 시 또 한 번 발열 검사를 해야한다. 또 양팀 매니저들은 두 구단 버스의 경기장 도착시간이 겹치지 않도록 사전에 조율한다. 팀 스태프를 포함한 선수단은 경기장 안으로 들어갈 때 마스크 착용을 필수적으로 해야 한다.

이밖에도 △과도하게 침을 뱉거나 코 푸는 행위 금지 △ 물병 수건 등 개인용품 공동사용 금지 △ 라커룸 내 음식 섭취 자제 △ 유니폼 교환 금지 △ 신체 접촉 동반되는 세리머니 금지 △ 공식 회견 시 마스크 착용 등 하지 말아야할 것들이 많다. 이런 지침들과 함께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모습들이 1라운드를 수놓았다.

킥오프에 앞서 기념 촬영 시 선수들은 ‘덕분에 챌린지’ 포즈를 취했다. ‘덕분에 챌린지’는 존경의 의미를 나타내는 수화를 통해 코로나19와 맞서 싸워주고 있는 의료진에 대한 고마움을 표하는 SNS 캠페인인데, 선수들도 뜻을 모았다. ‘덕분에 챌린지’는 골 세리머니로도 활용됐다. 첫 골의 주인공 이동국부터 많은 선수들이 득점에 성공한 뒤 엄지를 내보이며 감사를 전했다.

외신도 주목한 진풍경도 나왔다. 스페인의 마르카는 10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의 프로축구 개막 소식을 알리며 “불과 몇 달 전만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순간이 ‘뉴 노멀’ 시대의 축구장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을지를 잘 보여줬다”면서 동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은 K리그2 충남아산과 부천FC의 경기였다. 부천의 외국인 바이아노가 필드에 넘어져 있다가 일어나려는 순간 손을 내밀어 최광호 심판에게 도움을 요청했는데, 최 주심이 웃으면서 거절했다. ‘거리두기’를 지킨 장면이었다. 마르카는 “선수는 이 상황을 이해하고 이후 심판에게 농담을 거는 등 좋은 분위기를 보였다”면서 새로운 일상이 될 모습을 긍정적인 모습으로 조명했다.

현재 한국은 전 세계에 축구를 하고 있는 몇 안 되는 곳이다. 올 시즌 K리그 중계권은 무려 36개국에 팔렸고 구입한 곳 중에는 축구종가 영국의 BBC도 포함돼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공식 SNS에 K리그 개막라운드에서 나온 강원FC 조재완의 원더골을 조명하기도 했다.

원치 않았던 재앙이고 모두에게 위기이지만, K리그에는 다른 관점에서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지금 K리그는 축구장의 새로운 풍경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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