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까지 영화인으로 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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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날까지 영화인으로 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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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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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괴물’서 박희봉 역할 맡은 변희봉
 
봉준호 감독, 배우 연기 이끌어 내는 능력 가져
황혼 나이에 영화 발들여…괴물이 대표작 될 것


  “감독의 은혜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겠다는 마음으로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신작 `괴물’(제작 청어람)에 출연한 영화배우 변희봉(64) 씨는 27일 개봉을 앞두고 인터뷰에 응하며 그 이유를 “감독에 대한 보은의 의미”라고 답했다.
 변씨는 봉 감독이 연출한 장편영화 `플란다스의 개’ `살인의 추억’ `괴물’ 등 세 편에 모두 출연한 유일한 배우.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이 노배우는 인터뷰 내내 아들 뻘인 봉 감독에 대해 듣기에도 민망한 `은혜’ `보은’ 등의 말을 언급하며 얘기를 풀어갔다.
 “1999년이었습니다. 그때 저는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최악의 상태였죠. 당시에는 어떤 이유인지 영화나 TV에서 나이 든 배우를 쓰지 않는 풍토가 짙었습니다. 그래서 아내와 함께 서울생활을 정리하고 지방으로 내려가 살기로 작정한 터였습니다”
 변씨와 봉 감독은 인연은 이때 시작됐다. 변씨에게는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고, 봉 감독에게는 장편 데뷔작을 준비하던 희망에 찬 때였다.
 변씨는 “봉 감독이 전화를 걸어 영화 `플란다스 개’에서 아파트 경비원 역할을 맡아줄 것을 부탁했지만 일언지하에 거절했다”면서 당시를 회상했다.
 “영화에 몸을 담그면 말년이 추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나이에 주인공을 맡을 것도 아니고 들러리 역할 할 거면 안 한다는 생각이었죠. 그런데 봉 감독이 조감독을 통해 계속 만나자고 하더군요. 거절할 수 없어 마포에 있는 한 호텔에서 만났는데 봉 감독이 과거에 내가 출연했던 드라마를 줄줄이 꿰고 있는 겁니다. 거기에 말려들어 간 거죠”(웃음)
 변씨는 봉 감독의 영화에 출연하면서 “잘할 것 같았던 역할과 꼭 해보고 싶었던 역할을 모두 해봤다”고 말했다.
 “TV 드라마에서 말단 순경 역할은 많이 했어요. 그런데 형사 역할은 `살인의 추억’이 처음이었습니다. 탤런트 이순재 선배가 연출자들에게 `희봉이는 형사 역할이 딱이니 한번 맡겨봐라’라고 수차례 말했지만 `살인의 추억’ 이전에는 형사 역할이 주어지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봉 감독이 처음으로 형사반장 역할을 줬어요. 내심 잘해보겠다는 마음이 있었죠. `괴물’에서 맡은 아버지 `박희봉’ 역할도 저에게는 의미가 커요. 괴짜 아버지 역할은 드라마에서 많이 연기했는데 평범한 아버지는 `박희봉’이 처음입니다”
 그는 박희봉 역할에 대해 설명하면서 봉 감독의 연출 스타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변씨는 “봉 감독과 세 작품을 했는데 한번도 배우에게 기분 나쁘게 말하거나 지시하지 않으면서도 배우의 연기를 자기 생각대로 유도하는 탁월한 능력을 가졌다”고 평했다.
 육순을 넘긴 나이에 영화에서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은 변씨의 말대로 “감독을 잘 만나서”만은 아닐 것이다.
 그의 배우로서의 저력에는 아마도 한번 시작하면 끝장을 보는 그의 근성도 한몫을 했을 듯.
 변씨는 “영화 `괴물’이 단연코 내 대표작이 될 것”이라면서 “추한 꼴로 영화계에 남고 싶지는 않지만 영화가 날 필요로 한다면 끝까지 영화인으로 살겠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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