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물품 지원 논란에도 지자체간 교류는 활성화 돼야
  • 경북도민일보
방역 물품 지원 논란에도 지자체간 교류는 활성화 돼야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20.05.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주시가 코로나19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에 방역 물품을 지원 한 것을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원 반대 입장에서 보면 한일관계가 아직 냉랭한 가운데 지나친 조치라는 의견을 내놓는다. 하지만 찬성하는 쪽은 인도주의적 측면과 코로나 사태이후 한일관계를 위해서도 비축해 놓은 물품을 지원하는 것은 바람직하다는 논리로 맞서고 있다.

사실 이번에 경주시가 방역 물품을 지원한 나라시와 교토시는 경주시와 역사문화도시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어 교류가 많은 도시다. 나라시는 경주시와 결연을 맺은 지 50년이나 됐으며 양 지역에 행사가 있을 때마다 사절을 파견 교류하고 있으며 민간차원의 교류도 그 어느 도시들보다 활발하다. 한마디로 ‘우호도시의 모델’이라 불릴만하다. 이런 우호 도시에 방역 물품을 전한 것은 인도주의라는 거창한 말을 꺼내지 않더라도 한·일 양국의 미래를 위해서 좋은 일일 뿐 아니라 선진 문물을 전해주던 선대로부터의 전통을 재현하는 일이기도 하다.

현재 일본 전역은 코로나 19사태로 패닉 상태나 다름없다. 드러내 놓고 정부를 비난하는 것을 싫어하는 일본 국민들조차도 현 정부에 등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지난해부터 이어진 한일 간의 갈등은 양국 국민들간의 감정을 60, 70년대로 되돌려 놓을 우려마저 있다. 이럴 경우 결국 피해는 양국의 민간 즉 지자체가 볼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우리 정부는 물론 국민들도 냉정하게 이 문제를 바라보며 투 트랩 전략을 구사해야 국익을 지킬 수 있다. 중앙정부가 정치적·외교적으로 응수를 해야 한다면 당연히 해야 한다. 하지만 모든 일을 국가 간 대립으로 몰아가서는 양국 국민들 모두의 숨통을 죄는 일 밖에 안된다. 중앙정부는 국가차원에서 대응하고, 지자체에는 실낱같은 교류의 희망물고라도 터 줘야 다음이라는 것이 있다.

한때 우리정부는 일본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 북한이 참여하는 환동해권 경제를 활성화 하겠다는 북방정책을 구상하면서 해당국가의 지장자치단체들 끼리의 교류를 제 1덕목으로 꼽았다. 그래서 한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 등 환동해권 15개 거점도시 수장들이 참석하는 ‘환동해권 거점도시회의’가 30여차례 개최되고 있다. 이는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중앙정부간 정치외교적 대립에대해 일종의 보험을 든 조치다. 지금의 한일관계처럼 중앙정부가 체면과 명분상 하지 못하는 일을 지자체가 해야 한다.

이번 경주시의 의료물품 지원도 대승적 차원에서 중앙정부가 하지 못하고 있는 교류 협력을 지자체가 대신했다는 넓은 아량으로, 지켜봤으면 한다. 특히 지역출신 국회의원이 일본통이니 만큼, 얻어 낼 것이 더 많을 것임을 짐작한다. 국민감정상, 절차상 약간의 문제가 있어 당장은 화가 나겠지만 고심해 결정을 한 일인만큼 경주시와 시민들의 판단과 결정을 존중해 주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