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이용만 당했고 모금 이유도 모릅니다”

이용수 할머니 2차 기자회견… 윤미향에 직격탄
“‘정신대’·‘위안부’ 혼용 활동… 위안부 문제 해결 안돼
피해자 상대 모금 설명도 안해” 기금운용 불투명 지적
지원단체 부정 의혹엔 “검찰에서 할일” 법적 처벌 호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정의기억연대 문제와 관련해 두번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30년 동안 이용만 당했다. 정신대 이름 걸고 위안부 지원활동을 했습니다. 위안부하고 정신대하고 어떻게 같습니까. 모금 이유도 몰랐습니다.”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2)는 25일 오후 2차 기자회견을 통해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불투명한 회계운영을 지적한데 이어 30여년 동안 모금한 이유도 몰랐다고 주장했다.

이 할머니는 이날 대구 수성구 만촌동 ‘호텔인터불고 대구’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일제감정기 당시 ‘정신대’와 ‘위안부’의 역할과 상황이 달랐지만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와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등의 지원단체가 이를 분류하지 않고 혼용하고 활동해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할머니는 “위안부하고 정신대하고 어떻게 같습니까. 위안부는 생명을 걸어놓고 거기 가서 죽은 사람도 많다”라며 “정대협이 위안부 문제를 하는데, 거기에 해당하지도 않았는데 뭣 하러 그 사람들(일본인들)이 사죄하고 배상하겠습니까”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 할머니는 ‘대만 신주쿠 가미카제 부대’에 끌려가서 갖은 폭행과 고문을 당했다면서 “공장에 갔다 온 할머니(정신대)하고 위안부, 아주 더럽고 듣기 싫은 위안부하고는 많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정신대는 근로정신대의 준말로 태평양전쟁 후반 일본이 노동력이 부족해지자 민간인들을 강제로 동원하면서 탄생한 말이다.

하지만 1945년 해방 후 국내에서는 ‘위안부’와 ‘정신대’라는 용어가 혼용돼 왔다. 실제 ‘위안부’ 문제 해결 운동 초기에는 국내에서 ‘정신대’를 ‘위안부’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 때문에 초기에 생겨난 단체들의 이름에는 ‘정신대’라는 명칭이 들어갔다.

이 할머니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농구경기장을 방문해 모금을 한 적이 있었는데 “왜 그랬는 줄 몰랐다”라며 피해자들이 어떤 이유로 모금을 하는지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농구장에서 600만원을 모금했는데 창피했다고 전했다.

앞서 이 할머니는 지난 7일 첫번째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연 등 ‘위안부’ 피해자 지원 단체의 기금운용이 불투명하다고 지적하며 현재 지원단체들이 진행하고 있는 ‘위안부’ 문제해결 운동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당시 이 할머니는 윤미향 전 정의연 이사장(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당시 일본이 10억엔의 출연금을 내는 것을 미리 알고도 피해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윤 이사장이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 국회의원에 출마한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이날 추가 기자회견에서 이 할머니는 언론을 통해 드러난 지원단체들의 부정 의혹에 대해서는 “검찰에서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법적인 판단을 받아 처벌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윤 전 이사장의 거취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이 할머니는 “그건 제가 할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그 사람은 자기 맘대로 했으니까 사퇴를 하든지 말든지 그건 말 안 하겠다”고 했다.

이 할머니는 또 지난 19일 윤 전 이사장과 만나 안아준 것과 관련해 언론에서 내가 용서하고 화해해 준 것처럼 보도했는데, 마지막이라고 생각해서 안아준 것이지 절대 용서한 것은 아니다고 거듭 밝혔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윤미향 전 이사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김무진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