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사회, 지도자의 역량이 중요하다
  • 이진수기자
위험사회, 지도자의 역량이 중요하다
  • 이진수기자
  • 승인 2020.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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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전 세계 확산 감염자 700만명
미국·유럽 등 선진국 속수무책으로 당해
지도자 역량·참여 협력의 시민의식으로
한국·포항은 코로나 방역의 성공 모델
감염병 등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팬데믹
안전하고 건강한 사회 조성이 가장 중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광풍이 여전히 세계를 뒤흔들면서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31일 중국 우한에서 발발한 코로나19는 지구촌 곳곳으로 전파돼 인류를 감염병의 불안과 공포에 몰아넣고 있다.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1월 20일 첫 발생 이후 지금도 하루에 수십 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타나는 현재진행형이다.

사회학자 울리히 벡은 1986년 ‘위험사회’를 언급했다. 위험사회란 위험이 사회의 중심 현상이 되는 사회를 말한다.

환경오염으로 인한 기후 변화와 태풍, 지진, 폭염, 전염병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코로나 같은 감염병의 위험은 세계화의 물결을 타고 지구촌으로 삽시간에 확장된다.

이러한 위험사회일수록 지도자의 역량이 중요하다.

우리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국민국가가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보루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됐다.

국가의 중심에는 지도자가 있다. 지도자의 잘못된 판단과 정책 실패는 시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코로나가 좋은 사례다. 8일 발병 6개월 만에 전세계 감염자는 무려 700만 명이며 사망자는 40만 명을 넘어섰다.

한국은 감염자 1만1814명, 사망자는 273명이다. 타 나라에 비해 극소수이다. 포항의 감염자는 53명으로 해외 입국자를 제외하고는 3월 18일 이후 지역사회 감염자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

국가 또는 지역마다 엄청난 감염자 차이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무엇보다 위험사회에 대처하는 지도자의 대응 능력과 성숙한 시민의식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중국 시진핑 주석, 일본 아베 수상, 미국 트럼프 대통령 등은 미숙한 초기 대응과 방역정책 실패로 국민들의 비난과 불신을 초래했다.

이와 달리 한국의 대응은 매우 적절했다.

입국 검역을 시작으로 환자 분류, 치료가 신속했으며 진단키트는 2월 말 대구 신천지교회의 대규모 확산에서 감염병 차단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돈 걱정없는 국민의료보험으로 감염 의심자 누구나 진단·치료가 가능했다.

코로나19 역학조사 지원 시스템으로 휴대전화 위치정보와 신용카드 사용 내역, 28개 관련 기관이 보유한 정보 등 빅데이터를 취합해 확진자의 동선을 10분 내 파악할 수 있었다.

동선은 스마트폰 앱으로 국민들에게 제공됐으며 투명한 정보공개는 자발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조성에 기여했다.


세계적으로 유행을 일으킨 드라이브 스루, 워킹 스루 등 기발한 검사소 운영법도 한 몫 했으며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는 전문가 집단인 질병관리본부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고 지원했다.

대구·경북의 확산으로 의료공백이 발생하자 전국에서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이 현장으로 달려가 코로나 최일선에서 싸웠다.

정부 방역에 참여와 협력의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지역 봉쇄도 없었으며,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도 무리 없이 치러냈다. 이른바 ‘K방역’에 세계는 찬사를 쏟아냈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들이 지금까지 몇 단계 아래로 여긴 한국을 코로나 사태를 맞아 이제는 위험사회 극복의 롤 모델로 삼고 있다.

우리의 이 같은 긍지와 자부심은 단군 이래 처음이다.

지방정부인 포항시도 이강덕 시장을 중심으로 코로나 대응 능력을 보여줬다.

포항의료원을 코로나 전담병원으로 지정하고 드라이브 스루 운영, 민간의료기관과 협업 등으로 코로나 퇴치에 중점을 두었다.

특히 국내 유일의 자가격리 해제 전(2∼3일) 재검사를 하는 ‘자체 감염병 확산 방지 기준’을 시행하는 등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방역활동을 펼쳤다.

최근 해외 입국자 한 명은 입국 당시 인천공항에서 음성, 포항서 자가격리 중 미열증세로 1차 검사를 통해 음성 판정까지 받았으나, 자가격리 해제 전 재검사에서 양성으로 나타나 병원으로 이송됐다. 재검사가 없었으면 지역사회로 감염될 아찔한 상황이었다.

코로나 확진자 가운데 최고령인 102세 할머니가 포항의료원에서 치료한 후 완쾌돼 건강하게 퇴원한 모습은 감염병에 대응하는 포항의 현주소를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코로나로 경제 위기가 찾아왔다.

포항시는 지역경제 살리기 대안으로 강도다리 회 드라이브 스루 판매에 들어갔다.

코로나 영향으로 양식어류 판매가 끊기자 공무원들이 도로변에 강도다리 회 세트를 차려놓고 자동차를 이용한 소비자에게 판매했다.

감염병을 예방하는 비대면 판매 방식의 기발한 아이디어는 곧장 전국으로 확산됐다.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은 것이다.

홍윤철 서울대 의대 교수는 사스(2002년) 신종플루(2009년) 메르스(2015년) 코로나19로 이어지는 추세를 볼 때 새로운 감염병이 온다고 경고했다.

국경이나 인종에 관계없이 주기적으로 창궐하는 팬데믹의 위험사회다. 이에 대비해 안전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것은 우리와 후손의 미래를 위해 가장 중요한 일이다.

한국과 포항이 그 일을 해내고 있다.

이진수 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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