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흑인이 한인 때렸는데 왜 환구시보가 흥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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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흑인이 한인 때렸는데 왜 환구시보가 흥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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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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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국내 언론의 가장 큰 이슈중 하나는 미국에서 한인이 흑인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사건이다.

그런데 이 사실을 최초로 보도한 매체는 한국 언론이 아니라 중국 언론이다. 바로 ‘글로벌타임스’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공산당 공식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자매사인 환구시보의 영문판이다.

국내 언론은 글로벌타임스의 보도를 받아 이를 처음 알렸다. 글로벌타임스는 전일 최근 미국에서 한인 노인이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흑인 남성으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이 노인의 손녀는 트위터에 “우리 할아버지가 버스에서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폭행을 당했다”며 피멍 든 노인의 얼굴 사진을 게재했다.

사건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알토에서 발생했으며, 노인의 손녀는 폭행을 가한 사람이 “중국 바이러스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지칭한 뒤 모두가 아시아인들을 쫓아내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고 말했다고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한국 언론도 아닌 중국 언론이 한인 노인이 흑인에게 폭행당한 사건에 왜 이토록 관심을 보이는 것일까?

최근 미국이 흑백갈등으로 내홍을 앓자 가장 신난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은 조지 플로이드 사건을 실시간으로 중계하며 미국의 치부를 낱낱이 까발리고 있다.

11일 현재 글로벌타임스 홈피의 메인 화면 맨 위에 ‘플로이드 사망으로 발생한 시위’라는 배너가 마련돼 있다. 이 배너를 클릭하면 플로이드 사망과 관련된 사진에서부터 기사, 동영상까지 모든 것이 총망라돼 있다.

중국이 이토록 미국의 흑백갈등에 신이 난 것은 미국이 중국의 치부인 공산당 독재를 계속해서 건드리기 때문이다. 미국은 틈날 때마다 중국에 민주화를 요구하고 있다. 중국은 이에 맞서 “미국은 인종차별이나 개선하라”며 “너나 잘 하세요”를 되풀이하고 있다.

이런 마당에 미국에서 플로이드 사망으로 인한 흑백갈등이 불거졌으니 중국 언론은 신날 수밖에 없다.

중국 관영 언론들은 사태 초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플로이드의 죽음에 항의하는 과격 시위대에 강경하게 대응하겠다고 경고하자 “아름다운 광경”이라고 조롱했다.

이는 미국이 지난해 홍콩에서 반송환법 시위가 발생하자 이를 지지하며 “아름다운 광경”이라고 했던 것을 되받아친 것이다.

중국 CCTV는 논평을 통해 “미국 정치인들은 다른 나라 폭동을 ‘아름다운 광경’이라 부르며 지지하지만 자국 소수민족 집단이 합법적인 권리를 위해 싸우는 것은 가혹하게 진압하려 한다”며 “그런 위선적인 이중잣대는 정말 역겹다”고 맹비난했다.

특히 후시진 환구시보 편집장은 웨이보를 통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묻고 싶다. 당신들이 홍콩 폭도를 지지했던 것처럼 중국도 미국 흑인 시위를 지지해야 하는가?”라고 말했다.

후시진이 폼페이오 장관을 건드리자 폼페이오 장관은 “플로이드의 죽음을 이용해 공산당의 선전선동을 강화하는 것은 비열한 중상모략”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200만, 사망자도 11만 명을 돌파했다”며 “코로나 확산 방지에나 신경 쓰라”고 아픈 곳을 건드렸다.

미중이 흑백갈등을 두고 서로 말폭탄을 투척하며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쯤에서 드는 생각 하나. 독재가 더 나쁠까? 인종차별이 더 나쁠까? 판단은 현명한 독자들에게 맡긴다.
박형기 중국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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