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난국 FC서울… 넣어줄, 풀어줄, 막아줄 선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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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체적 난국 FC서울… 넣어줄, 풀어줄, 막아줄 선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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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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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이 위기에 처했다. 골을 넣어줄 선수도 골을 막아줄 선수도 보이지 않는다. 뉴스1
총체적 난국이다. 창끝은 무디고 후방은 허술하며 중원은 허둥지둥이다. 자신에게 공격 찬스가 주어지는 게 두려운 듯한 공격수, 힘도 높이도 스피드도 판단력도 떨어지는 수비수, 이쯤이면 이기는 게 이상하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 해법을 마련해 줄 수 있는 리더도 보이지 않는다. FC서울의 현주소다.

FC서울은 지난 14일 오후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대구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0’ 6라운드 원정경기에서 0-6이라는 황당한 스코어로 패했다. 자책골이 2개나 나오는 아주 드문 ‘운수 나쁜 날’이었으나, 불운의 탓으로만 돌릴 수 없던 완패이자 참패였다.

대량실점에서 알 수 있듯 일단 후방이 버텨주질 못했다. 대구 선수들의 스피드가 워낙 좋기도 하지만 수비 조직력에서만큼은 빠지지 않는다는 FC서울이 맞는가 싶을 정도로 속절없이 무너졌다. 거의 모든 실점 내용이 좋지 않다는 게 또 아프다.

서울은 전반 10분 자신들의 코너킥 이후 내준 역습에서 선제골을 허용했다. 김대원이 빠르게 서울 왼쪽을 허물어뜨렸고 반대편 정승원, 문전 세징야로 이어지는 깔끔한 패스 연결에 고개를 숙였다.

이른 시간에 골을 내주면서 분위기도 확연히 갈렸다. 지난 라운드에서 시즌 첫승을 신고한 대구는 선제골과 함께 자신감을 장착했고, 지난 라운드에서 전북에 1-4로 크게 패했던 서울은 이른 실점으로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이럴 때 동료들의 얼어붙은 발을 녹여주는 중원의 조타수나 노련한 베테랑의 힘이 필요한데, 서울에는 없었다. 모두가 함께 경직됐다.

와중 대구가 전반 33분 비수를 꽂았다. 세징야가 밀어준 것을 김대원이 수비수 1명을 앞에 둔 상황에서 과감한 왼발 중거리슈팅으로 추가골을 뽑아냈다. 스스로 해결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빛난 득점이었다. 3분 뒤 에드가와 세징야의 속공도 거의 골에 근접했다. 세징야의 킥이 빗나가지 않았다면 또 서울의 골망이 흔들렸을 위기였다. 그러나 더 이상 하늘의 도움은 없었다.

전반 40분 대구FC 프리킥 상황에서 세징야의 프리킥을 박주영이 머리로 걷어내려다 자책골로 연결됐다. 전반에만 0-3. 이미 선수들의 표정은 패배를 직감하고 있었다. 후반전에도 악몽은 계속 됐다.

후반 6분 대구FC 츠바사의 기막힌 스루패스 하나가 그대로 서울 수비라인을 관통해 김대원 발 앞에 전달됐고 김대원은 수비수 김남춘이 앞에 있음에도 그대로 빠른 슈팅을 시도해 자신의 2번째, 팀의 4번째 득점을 성공시켰다.

후반 18분 박스 안에 있는 츠바사를 막으려던 강상휘가 파울을 범해 PK를 내준 것도 서울 팬들 입장에서는 한숨이 나왔다. 설상가상, 첫 PK는 유상훈 골키퍼가 막아냈으나 걷어내려 달려오던 정현철의 발을 맞고 또 자책골이 됐으니 최악의 경기였다. 서울은 후반 26분, 서울 출신의 데얀에게 헤딩골까지 맞고 나서야 잔인한 경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개막전 강원 원정 패배 후 2연승을 달리던 서울은 4라운드 성남과의 홈 경기 패배(0-1)를 시작으로 전북(1-4)전에 이어 대구 참사까지 3연패에 빠졌다. 3연패 기간 중 서울은 1골을 넣고 무려 11골을 내주는 최악의 밸런스를 보여주고 있다.

수비수들의 탓이 크지만 수비만의 책임으로만 돌리기도 어렵다. 대구전 실점 장면들을 곱씹어보면 공격수들의 영향을 간과할 수 없다.

서울의 공격이 높은 지역에서 허무하게 끊긴 것이 빌미였고, 수비수들은 허둥지둥 뒤로 위치를 무르다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상황에서 실점을 허용했다. 허리에서 공돌리다 빼앗긴 장면들도 여럿이다. 앞선 전북전에도 그랬다. 지금 서울은 많은 곳이 꼬여 있다. 골을 넣어줄 선수도 없고 막힌 실타래를 풀어줄 이도 없으며 상대의 공격을 막아줄 선수도 보이지 않는다.

이제 겨우 6경기 밖에 치르지 않은 시즌 초반이라 지나친 호들갑이야 자제해야겠으나 ‘공기’가 가라앉았다는 안팎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는 것은 우려스럽다. 최근 코칭스태프 개편이라는 필드 밖 노력까지 있었음을 떠올린다면, FC서울이 위기에 처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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