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위군수의 배수진, 누굴 위한 고집인가
  • 모용복기자
군위군수의 배수진, 누굴 위한 고집인가
  • 모용복기자
  • 승인 2020.07.16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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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후보지 신청기한 오는 31일까지 연장
국방부, 공중분해 저지 마지막 퇴로 남겨 둬
군위, 결전의 날 10여일 앞두고 우보만 고집
경북도·지역민, 반전 카드 없어 발만 동동
일부 주민 “최선 아니면 차선책…” 목소리
도 발전·시도민 염원 위해 배수진 거둬야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조감도. 사진=경북도 제공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조감도. 사진=경북도 제공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부지 선정이 갈수록 꼬이고 있다. 지난 3일 국방부가 선정위원회를 열어 단독후보지 군위 우보에 대해선 ‘부적합’ 결정을, 공동후보지 의성 비안·군위 소보에 대해선 오는 31일까지 신청기한을 연장했다. 통합신공항 이전사업 공중분해를 막기 위해 사실상 마지막 퇴로(退路)를 열어 준 셈이다. 하지만 두 갈래에서 길이 하나로 좁혀진 마당에서도 여전히 그 길에 들어서지 못하고 있다. 이미 사라진 길로 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고집하는 이들이 퇴로를 막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10여일 후면 통합신공항 이전사업 운명이 최종 결정된다. 더 이상 어떤 기대도, 기회도 주어지지 않는다. 그런데도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기는커녕 갈등이 확산되는 형국이다. 논란의 중심에는 군위군이 있다. 경북지역 미래 발전을 담보할 보물상자의 열쇠를 쥔 김영만 군위군수는 여전히 우보에 대한 미련을 거두지 않는다. 김 군수는 국방부 결정이 난 지 이틀 뒤인 지난 5일 단독후보지 부적합 결정 취소를 위한 법적 대응과 공동후보지 합의 불가 입장을 공식화했다. 이튿날 기자회견에서는 아예 “공동후보지 유치 신청을 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문제는 경북도가 김 군수를 변화의 장으로 이끌어낼 만한 뾰족한 카드가 안 보인다는 것이다. 하루하루 시간은 가는데 군위군 입장은 강경일변도를 치닫고 있으니 경북도로선 죽을 맛이 아닐 수 없다. 이철우 지사는 먼저 정치권에 SOS를 요청했다. 지난 10일 지역 국회의원들을 만나 “통합신공항 건설은 군위·의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구경북이 세계로 나아가는 하늘 길을 여는 천재일우의 기회인만큼 오는 31일까지 공동후보 지역의 유치 신청을 위해 도정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며 적극적인 관심과 도움을 부탁했다.

지난 16일엔 ‘우보 단독후보지’를 고집하고 있는 군위군 논리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이날 경북도는 ‘통합신공항 유치에 대한 군위군 주장 팩트 체크’라는 자료를 통해 군위군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광역지자체와 기초지자체가 어떤 사안을 두고 이처럼 맞부딪치는 것은 좀처럼 볼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도 이처럼 경북도가 군위군을 직접 겨냥해 공격에 나선 것은 그만큼 상황이 급박해졌다는 반증이다.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운명의 시간이 이 지사를 옥죄고 있는 것이다.

지역민들도 애가 타기는 마찬가지다. 지역발전을 위해 두 번 다시 올 수 없는 기회를 두 눈 멀쩡하게 뜨고 놓치게 생겼으니 안달이 나는 것은 당연지사. 이들은 급기야 청와대 문을 두드렸다. 군위 소보-의성 비안 공동유치위원회는 지난 8일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공동후보지 유치를 도와달라는 내용의 국민청원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렸다. 유치위는 “공동후보지를 유치하지 않겠다는 군위군의 결정에 군위와 의성 대다수 군민들은 허탈감과 고향이 소멸할 것이라는 절망감에 사로잡혀 있다”며 군위군수의 지역이기주의와 독선으로 무산될 처지에 놓인 통합신공항 이전사업 성공을 위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도와줄 것을 호소했다. 물론 단독후보지 부적합 결정 철회를 요구하는 국민청원도 올랐지만 호응은 미미하다.

이처럼 경북도와 대부분 대구경북 시도민들이 나서 공동후보지 유치 신청을 원하고 있지만 군위군은 요지부동이다. 김영만 군수의 ‘황소고집’엔 정말 혀를 내두를 판이다. 황소고집으로 유명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은 임진왜란 당시 뚝심과 고집으로 풍전등화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해냈지만, 신립은 부하의 의견을 듣지 않고 배수진(背水陣)의 고집을 부리다 결국 수많은 병사들과 함께 탄금대에서 불귀의 객이 되고 말았다.

배수진도 형세를 봐가면서 해야 한다. 길이 열려 있는데 그 길을 마다하고 죽음을 불사한 배수진을 칠 이유는 없다. 지금 군위군이 하는 행위가 이와 하등 다를 게 없다. 이달 말까지 공동후보지를 신청하지 않으면 통합신공항 이전사업은 물 건너 간다. 당사자인 군위·의성뿐만 아니라 550만 대구경북 시도민 전체가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될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김영만 군수는 ‘군위 군민 대부분이 공동후보지를 반대한다’고 주장하지만 그것은 주민투표 당시 우보 단독후보지가 가능했을 때 얘기다. 지역민들도 이미 물 건너간 후보지에 더 이상 매달릴 이유가 없다. 김 군수가 나서 주민들을 설득하고 의성군과 함께 새로운 길로 나아가자고 호소하면 충분히 수용될 일이다. 실제로 일부 주민들 사이에선 ‘최선이 아니면 차선책이라도 잡아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군위군수는 자신의 고집으로 인해 대구경북 전체의 발전과 시도민의 꿈이 무산될 수 있음을 알고 배수진을 거둬들여야 한다. 경북도와 대구시도 중재에 손을 놓은 채 감정적으로만 대할 게 아니라 군위군이 받아들일 만한 묘책을 제시하고 적극 지원해야 한다. 이제 더 지체할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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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가 정답 2020-07-17 11:14:16
공항관련 한 전문가는 “공항철도가 30~40분 거리에 들어와야 김해로 빠져나가는 수요를 다소 줄일 수 있는데 우보는 가능할 수 있지만 소보는 불가능해 보인다. 통행시간, 거리, 비용 등 통행수요분석을 과학적으로 해봐야 정확히 알 수 있는데 수요조사도 없이 도지사가 이렇게 하면 된다, 저렇게 하면 된다고 단정적으로 말하는 것은 지사의 의지일 뿐, 정치인이라고 저렇게 용감하게 말해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뒷감당은 김영만 몫이다 2020-07-17 10:45:04
우보고 소보비안이고 대구편입이고 다 물 건너갔다.
대구편입은 공항유치가 되었을 때 말인데 공항유치는
소보비안이든 탈락된 우보든 다 불가능하다.
이제는 모든 희망을 다 내려놓아야 할 시점이다.
김영만이가 유치신청권 하나 갖고 온갖 횡포 놀음하던 것도
12일까지였다. 국방부, 대구시, 경북도 공항유치관계자들이
13일부터 군위에 상주하면서 김영만이 설득한다고 애쓰지만
불가능하다는 걸 잘 알고 있고 출구전략에 충실할 뿐이다.
이제 모두가 헤어질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고 대구공항
이전사업이 모두 실패로 돌아간 만큼 저마다 출구전략 짜기에 골몰하고 있다.
공항이전 무산에 대한 책임소재를 놓고 벌어질 법적 다툼과 비난 여론을
의식해서 저마다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는 평가가 매우 중요해졌다.
대구경북이 생긴 이래 가장 큰 사업이 무산된 만큼 앞으로 불어닥칠
파장과 후폭풍은 상상 그 이상이 될 것이 분명하다.
김영만은 원하던 공항도 못 얻고 돌아오는 무산책임의 뒷감당은

지 죽을 줄 모르고 까불어 2020-07-17 10:44:18
螳螂拒轍은 사마귀가 수레바퀴를 막는다는 뜻으로,
自己의 힘은 헤아리지 않고 强者에게 함부로 덤빈다는 뜻이다.
하급기관인 군위군이 지시를 받는 상급기관인 경북도를 상대로
이겨보겠다고 날뛰고 덤비는 꼴이라니!
제 3자가 보는 관점에서도 군위군수의 사기극이 한눈에 읽힌다.
이길 수 없는 싸움을 왜 거는지, 계란으로 바위치기인 것을.
7월 31일이 지나면 혹독한 시련의 세월이 군위에 다가온다.
사면초가에 싸여 온갖 미움과 손가락질, 게다가 왕따까지.
김영만은 2년 안에 교도소 가고 10년 이상 감옥 살면 그땐 모르겠지.
남겨진 군위군민에게는 소멸, 외면, 보복, 집단 따돌림 말고 뭐가 기다리겠는가?
발전할 호기가 왔을 때 이를 놓치지 않고 잘 잡으면 크게 번창하게 되고
기회를 걷어차면 쇠퇴하고 몰락하게 되는 경우를 역사 속에 흔히 보게 된다.
7월 31일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물류중심공항 소보비안 국제공항 2020-07-17 10:43:39
공항관련 전문가가 지식이 없나 봅니다.
소보비안은 결코 먼 곳이 아닙니다.
소보는 대구에서 30분 거리라는 이유로
군위군수가 가장 먼저 대구공항이전 부지로 내세웠던 곳입니다.
대구 칠곡ic에서 소보ic까지 30분 소요, 수성ic까지 50분 소요됩니다.
현재의 교통으로 그렇고 교통인프라가 갖추어지면
소보비안은 대구전역에서 40분대로 가능해집니다.
하나는정확하게 썼네요. 대구시장이 우보에 공항 넣을계략으로
우보는 직선거리로 35km라고 했지만 자동차는 도로 위를 달리는 것이지
산뚫고 물위로 달리는 것이 아니죠~~지도를 펴놓고 보면
소보비안 주변에 많은 고속도로 나들목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소보비안 국제공항 2020-07-17 10:42:59
대구 홍준표 의원도 대구공항이 내륙 물류 거점 공항으로서 역할을 다 해야 한다고 했다.
중부 내륙에 있는 공단 입주 기업들에 대한 물류 클러스터의 허브로서
대구공항은 반드시 소보-비안으로 유치되어야 한다.
산동 제5공단에서 10km이내의 물류 거점 공항의 탄생은 대구 경북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을 살리는 심장같은 공항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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