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을 가족처럼 생각하면 복이 절로 들어오니더
  • 경북도민일보
이웃을 가족처럼 생각하면 복이 절로 들어오니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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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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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어머니 밑에서 자라 동네 어른들 ‘면화는 효자’라 불러
연탄 등 장사하다 포스코 자회사 취직 후 20년 명예 퇴직
가장 어려운 시절에 만난 아내, 힘들고 억울한 일 함께 해
“70년 인생 되돌아 보니 그시절 있어 지금 있다 생각
황면화씨 부부
황면화씨 결혼식 사진

황면화의 포항이야기<마지막>

홀어머니 밑에서 줄곧 자랐다. 1948년 4월 28일 영일군 의창읍 양백동 490번지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양백에서 할아버지 할머니 품에서 자랐고, 그 당시 초등학교 입학식 때 갓을 쓰고 두루마기를 입고 할아버지 손을 잡고 입학하러 갔던 기억이 난다.

아버지는 사방 관리소에 근무 하면서 집을 떠나 계셨고 사방사업을 하다보니 술을 많이 드셔서 간과 패가 나빠져 49세의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홀어머니 밑에서 자라다보니 효자라는 소리를 듣고 자랐다. 6남매 중 4째 아들로 태어나 집안의 잔 심부름은 도맡아 했다. 그래서 동네 어른들이 “면화는 효자”라고 칭찬했다.

70년대 가난 속의 농경시대에 살아가기 위해 겨울철 부업으로 가마니를 짜서 흥해 장날이면 농협에 수매했다. 등급을 받고 등외 것은 별도로 저가로 팔았다. 그 돈으로 학비도 하고 명절이 되면 양말, 신발, 검정색 골덴 옷을 사 입었다. 가마니 한 장 값이 1등급이라야 현재 돈으로 100원 정도였으니까 화폐가치가 그 때와 지금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게 생활하다가 어머니마저 세상을 떠났다.

형들은 다 출가해 제 갈 길을 가고 동생 둘과 세 식구가 살아가야 하는 현실에 놓였다. 그래도 큰 형에게 가는 것보다 우리 세식구가 사는 것이 더 행복하다는 결론을 내고 제가 장남 노릇을 하면서 한 2년을 잘 살고 있는데, 갑자기 큰 형이 찾아와 동생들하고 살림을 합치자고 했다. 안 간다고 거절하니까, 그러면 동생들 다 책임지라고 했다. 할 수 없이 집과 농토를 처분하고 큰형과 합치게 됐다.

막상 합치고 보니 할 일이 없어졌다. 그래서 장사를 시켜달라고 하니, 장사는 아무나 하냐면서 연탄가게를 열어 줬다. 당시 삼진연탄, 대영연탄, 강원연탄 대리점이 포항에 3군데 있었는데, 삼진과 대영은 이미 흥해에 직매소가 있어서 강원연탄 직매소를 차렸다. 당시 연탄 한 장이 가격이 50원. 지금은 그때보다 15배가 넘는 750원이다. 그것을 100장씩 리어카에 싣고 배달했다. 검정 투성이가 된 채 일을 하다 보니, 땀이 범벅이 돼 기운이 빠지기 일쑤였다.

이래서 장가도 못 가겠다 싶어 연탄가게를 접고 시내 동아슈퍼 안에 한 코너를 얻어 메리야스 장사를 시작했다. 그때 지금의 아내 박순자 여사를 만나 결혼했다. 슬하에 삼형제를 두고 있다. 메리야스 장사는 혼자해도 되기에 아내에게 맡기고 직장을 구하다가 포스코 자회사인 삼정강업(현 포스코엠텍)에 취업을 해서 20년 근속하고 명예퇴직을 했다.

1978년도 출퇴근은 자전거와 오토바이가 전부였다. 흥해에서 포스코까지 자전거로 1시간씩 걸린다. 도로 사정이나 여러모로 어려운 환경이라 그랬을 것이다. 그렇게 자전거로 10년 이상을 출퇴근했다. 아내는 메리야스 장사를 하고 나는 직장을 다니면서 맞벌이 부부가 됐다.

내 인생에 가장 어려운 시절에 결혼했다. 리어카에 쌀 10되를 싣고 아내와 살림 나올 때가 가장 슬펐고, 부모님 없이 세상 살아가는 일에 울기도 많이 울었다. 셋방 구하러 다닐 때 아이가 셋이라 방을 주지 않았다. 당시는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하던 시대였다. 그런 억울함을 겪었기에 오늘이 있지 않나 생각된다. 70평생을 살아보니 이웃을 가족처럼 사랑하고 살면 복은 저절로 온다.


자료제공=콘텐츠연구소 상상·도서출판 아르코





※그동안 ‘70년지기 49년생이 말하는 나의포항’을 애독해주신 독자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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