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없는 거품의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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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없는 거품의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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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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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나라가 집 때문에 난리다. 하루아침에 바뀐 부동산 정책으로 임대인도 임차인도 혼란에 빠졌다. 점점 올라가는 집값에 매 정권마다 부동산 정책이 바뀌었지만 이번처럼 하루아침에 실행의 선을 그어버린 경우는 없었다. 22번의 부동산 정책 발표로도 모자라 지속적 대책을 예고한 부동산 대란은 해결의 실마리가 아닌 산으로 가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하로 실행된 우리나라의 역대 최저의 금리는 투자할 곳을 모르던 유동자금들을 부동산으로 몰아넣었다. 정부가 법적인 제재를 펼치고 있지만 쉽게 자산증식의 꿈을 구현하던 기득권들은 부동산을 놓지 않고 있다. 가까운 일본은 우리의 전철로 때때로 우리 경제에 본보기가 된다. 그들 역시 높아만 가는 부동산 때문에 골치를 앓았고 해결을 하지 못해 경기침체가 시작되었다. 금리가 낮아지자 부동산으로 자금들이 모여들고 수도 도쿄의 땅값이 50%가 넘는 가격으로 부풀었다. 수도권 땅값이 상승세를 타자 이 여파가 전체 부동산으로 퍼지고 대대적인 자금들이 부동산으로 몰려들어 전체 경제가 부풀게 된다. 몇 년간 부푼 부동산이 한계에 달해 거품이 꺼지자 일본은 경기침체의 터널로 들어갔다.

우리는 불확실한 시대에 살고 있다. 세계가 저성장의 경제구도를 펼친 이후 저마다 살아내려고 앞 다투어 저금리를 표명하며 국제 경쟁에서 자국의 우위를 구축하고자 애를 쓰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발생한 코로나바이러스가 세계의 공급구조 판도를 바꾸어 놓았고 앞으로의 판세를 가름하기 어려운 지경으로 몰고 가고 있다. 바이러스가 근절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각국의 경제가 어떠한 선택을 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저마다 자국경제 살리기에 자국우선주의를 내밀고 인류공영과 세계의 동맹을 뒤로한 미국의 저돌적 행태에 반기를 들지 못하고 줄을 서는 정글의 법칙이 얼만큼 유효할지도 모른다. 세계경제가 타격을 입고 판도가 바뀌는 경제 구도에 우리나라의 경제는 어떤 생존구도를 펼치고 있는가.

우리나라는 산업의 과도기를 맞이하여 과거처럼 활발한 활동을 펼쳐내지 못하고 있다. 촘촘한 경제계획으로 산업 성장의 축을 움직여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도 경쟁력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은 마당에 변화를 추구하는 것은 분명한데 좀처럼 하모니를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높아진 국민생활 수준에 따라 정부의 역할로 복지를 펼쳐내고자 하는 의지는 확고히 보이지만 경제성장의 구도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결과물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경우 엄청난 부동산 거품이 꺼지자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져 빈부격차의 양극화가 극대화 되었고 집을 보유하지 못한 자가 집을 가지는 것이 불가능한 일이 되었다. 사회의 양극화가 심화되면 보이지 않는 벽이 생겨 소득이 적은 사람들이 희망을 잃어버린다. 아무리 애를 써도 흑수저가 금수저가 되는 일이 기적이란 말로도 이루어지지 못하니 젊은이들이 희망을 버리고 정상적인 생활에서 이탈하게 된다. 직업을 가지고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으며 국가 구성원으로 활동을 펼쳐야 하지만 사회화의 일단계부터 정상의 코스를 밟지 못하니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일본과 같은 장기침체를 피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는 일본과 유사한 상황으로 기울고 있다.

사람들이 살아가기 어려운 사회는 우선적으로 소비를 줄인다. 행동반경을 줄이고 지출을 줄이고 움츠러든다. 젊은이들이 정규직 취업을 접고 집안으로 들어가면 이들에게 미래를 기대할 수 있을까. 경제활동이 아닌 부동산을 이어받아 임대업만 자라나는 경제에 미래를 기대할 수 없음과 같다. 정상적인 경제생태가 펼쳐지지 못하니 부동산 수요만 지속적으로 늘어가고 부동산 가격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른다. 그러나 정상적이 아니란 말은 언제고 부푼 거품이 꺼질 수 있다는 말이다. 전체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데 부동산 가격만 높아지면 무얼 하겠는가. 때문에 높아지는 부동산 가격을 잡아야 하고 거품이 꺼지기 전에 조정해야 우리 경제가 받는 타격이 적다. 경제가 보이지 않는 손으로 수요와 공급이 적정한 가격을 찾아가듯 비정상의 모습은 정상의 모습으로 수렴되기 마련이다.

넘치는 수요를 만들게 된 정책을 바꿔야 하는 필요이자 우리나라가 정상의 발전을 추진하기 위한 우선과제이다. 시중에 넘쳐나는 유동성이 정상의 궤도를 찾기 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도사리고 있다. 또한 강도 높은 세계의 경제파고를 넘어서기 위해 우리 정책은 단단한 준비와 변화가 필요하다.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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